 전남도립미술관이 오는 10월 29일까지 여는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조우’에서 만나볼 수 있는 장욱진 작 나무 아래 정자. 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 컬렉션 소장품. |
이번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의 이건희 컬렉션 지역순회전 사업의 일환으로, 문화와 예술을 사랑한 고 이건희(1942~2020) 삼성그룹 회장이 보여준 기증의 의미를 되새기고자 기획됐다.
전남도립미술관에서 두 번째로 선보이는 이건희컬렉션 특별전으로, 지난 2021년에는 도립미술관이 기증받은 19점의 작품을 집중적으로 소개했다면 올여름 개최되는 이번 전시에서는 국립현대미술관, 대구미술관 기증작까지 폭을 넓혀 총 43명 작가의 작품 60여 점을 선보인다.
이번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은 한국 근현대 작가들이 표현한 그림의 주제와 작가의 노트에 쓰인 말에 흐름을 따라가, 세 개의 주제로 나누어 작품을 소개한다.
전시 1·2·3부 각각의 주제는 작가의 에세이집이나 화문(畵文) 집의 구절에서 선별, 발췌한 것이다. 창작의 고통과 희열이 담긴 작가의 글을 통해 관객이 작가의 시상(詩想)과 예술적 영감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전시장에는 작품뿐만 아니라 풍성한 아카이브 자료를 곳곳에 배치해 관객의 이해를 도왔다.
먼저 전시의 1부 ‘자연을 벗하여’는 세종대왕 표준영정을 그린 김기창 화백이 생전 남겼던 말 ‘자연을 벗하는 사람은 항상 정온한 마음으로 있는다’에서 발췌한 것이다. 전시에서는 눈에 보이는 아름다움을 포착해 각자의 방식으로 자연을 예찬했던 구상 구도의 회화와 조각을 만날 수 있다. 대자연에서 얻은 감흥을 해석한 유영국과 더불어, 자연에서 온 이미지를 아름다운 시상으로 표현한 김환기, 맑고 따뜻한 남도의 정취를 포착한 오지호, 산수에 대한 경험을 자유로운 선과 색으로 물들인 수묵화가 이상범, 허백련 등의 작품을 감상한다.
 전남도립미술관이 오는 10월 29일까지 여는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조우’에서 만나볼 수 있는 이중섭 작 흰소. 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 컬렉션 소장품. |
전시의 3부 ‘초월과 창조를 향하여’에서는 재료와 양식의 새로운 것에 대한 실험을 전제로 한 독창적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전시 3부 주제는 주변 사물의 ‘물성’을 탐구해 이를 미술로 적용시킨 ‘물성 탐구’의 선구자 곽인식의 말 “예술은 표면을 추구하며 표면을 초월하는 것”에서 착안한 것이다. 재료의 물질성과 형태의 근원에 집중한 김종영, 김정숙의 조각 작품과 더불어, 전통화 현대를 아우르는 관념적 작품세계를 펼친 이응노, 하인두, 문학진, 방혜자 등의 추상회화를 감상할 수 있다.
이번 전시의 개막식은 18일 오후 2시 30분에 열리며 식전 행사인 앙상블 콘서트에 이어, 인사 말씀과 축사 그리고 전시 관람 순으로 진행된다. 관객을 대상으로 한 한국 미술사 특별강연도 9월부터 10월 사이 네 차례에 걸쳐 진행된다.
이지호 전남도립미술관장은 “우리 문화재와 미술품에 대한 사랑을 함께 나누고자 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숭고한 뜻을 기려 마련된 전시”라면서 “이번 전남도립미술관의 이건희컬렉션 전시는 전남 출신 근현대 미술 거장들의 작품이 다수 포함돼 있다. 또한 이들 작가가 생전에 남긴 자료를 함께 선보여 그간 도립미술관이 쌓아온 미술관의 수집, 연구 노력도 함께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전시는 네이버 예약 시스템을 통해 사전예약이 가능하며, 현장 참여 또한 가능하다. 전시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전남도립미술관 누리집(https://artmuseum.jeonnam.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