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도 메가, 저기도 메가” 페퍼저축은행, ‘메가트론’에 폭격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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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일반
“여기도 메가, 저기도 메가” 페퍼저축은행, ‘메가트론’에 폭격 당했다
정관장에 0-3 셧아웃 패배
야스민·박정아 10득점 그쳐
메가 홀로 25득점 대폭발
  • 입력 : 2023. 11.05(일) 19:17
  •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
조 트린지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 배구단 감독이 5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정관장 레드스파크스 프로배구단과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1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오늘만큼은 페퍼스타디움이 아닌 메가스타디움이었다. 체육관을 가득 채운 인도네시아 팬들의 함성이 폭발했고, 응원을 등에 업은 메가왓티 퍼티위(등록명 메가)의 공격력이 함께 폭발하면서 페퍼저축은행을 무너뜨렸다.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 배구단은 5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염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정관장 레드스파크스 프로배구단과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1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0-3(25-27, 17-25, 16-25)으로 완패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이날 패배로 1라운드를 1승 5패(승점 3)로 마무리했다. 한 경기를 덜 치른 6위 한국도로공사(1승 4패·승점 5), 이미 1라운드를 마무리한 5위 IBK기업은행(2승 4패·승점 5)과 모두 2점 차다.

경기 시작 전 양 팀의 연습 시간부터 분위기가 묘했다. 정관장 분석관 뒷 편의 원정석은 물론 크레이지페퍼스존과 3층 비지정석 곳곳에 인도네시아 깃발과 응원 문구가 휘날렸다.

이어 양 팀의 선수단이 소개되자 메가왓티 퍼티위(등록명 메가)를 향한 함성이 경기장을 뒤덮었다. 페퍼스타디움이 위치한 광주와 정관장의 연고지인 대전은 물론 창원과 대구 등 곳곳에서 방문한 인도네시아 팬들이 자리를 채웠다.

조 트린지 페퍼저축은행 감독은 야스민 베다르트가니와 염어르헝, 박정아, 이한비, 엠제이 필립스, 이고은, 오지영을 선발로 내세웠다. 더불어 하혜진과 박사랑, 박은서, 서채원, 채선아 등을 대기시키며 변화를 줬다.

메가왓티 퍼티위가 5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 배구단과 정관장 레드스파크스 프로배구단과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1라운드 경기에서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1세트는 접전으로 펼쳐졌다. 양 팀이 엎치락뒤치락하는 양상이 이어졌고 19-19에서 페퍼저축은행이 달아나기 시작하며 24-23, 먼저 세트 포인트를 잡았다. 그러나 지아에게 연속 득점을 내주며 24-25 역전과 함께 듀스로 이어졌고 양 팀이 한 차례씩 범실을 주고받으며 25-26이 된 뒤 지아가 마침표를 찍었다.

1세트는 지아가 돋보였다면 2세트부터는 메가가 폭발하기 시작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이고은의 서브에이스로 선취 득점했지만 메가의 오픈이 연달아 꽂히며 1-2 역전을 허용했다.

하지만 상대의 연속 범실과 하혜진의 블로킹에 서브 득점까지 나오며 분위기를 되찾았으나 11-10에서 메가의 퀵오픈과 박은진의 블로킹, 메가의 블로킹과 오픈에 이선우의 블로킹과 퀵오픈, 메가의 오픈과 이선우의 오픈까지 연달아 8점을 내주며 흐름이 꺾였다.

결국 16-22로 뒤진 상태에서 지아의 오픈과 서브에이스가 연달아 나왔고, 상대 범실로 한 점을 만회했지만 메가의 오픈이 꽂히며 17-25로 두 번째 세트도 내주고 말았다.

페퍼저축은행은 3세트에도 무기력했다. 박정아의 퀵오픈으로 선취점을 가져오긴 했으나 메가의 시간차와 정호영의 오픈으로 곧바로 리드를 내줬다. 이어 박정아의 퀵오픈으로 동점을 만들었지만 메가의 연속 득점이 나오며 정관장의 기세가 달아올랐다.

8-10으로 접전이 이어졌으나 메가의 오픈과 정호영의 속공, 연속 범실과 이선우의 블로킹으로 5점을 내리 내줬고, 16-21에서도 메가의 오픈과 박혜민의 퀵오픈, 메가의 오픈과 이예솔의 서브에이스로 끝내 게임을 내줬다.

인도네시아 국적의 대학생과 근로자들이 5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 배구단과 정관장 레드스파크스 프로배구단과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1라운드 경기에서 메가왓티 퍼티위를 응원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셧아웃으로 극명히 갈린 결과만큼 양 팀 감독의 희비도 엇갈렸다. 조 트린지 페퍼저축은행 감독은 경기 후 “경기가 끝날 때까지 시스템을 잘 유지해야 하는데 잘 이뤄지지 않았다. 집중력이 떨어졌는데 앞으로도 지속성이 중요하다”고 총평했다.

반면 고희진 정관장 감독은 “1라운드를 치르며 걱정을 많이 했는데 선수들이 걱정을 불식시키듯이 열심히 잘 뛰어줬다”며 “부족한 점을 잘 보완해 2라운드에는 순위 싸움에 뛰어들어 보겠다. 선수들이 잘해주니 제 표정도 좋을 수밖에 없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또 “인도네시아 팬들의 응원이 우리 구단에는 큰 힘이 될 것 같다. 이렇게 뜨거운 응원을 보내주시는 것은 솔직히 처음이다”며 “저희 팀으로서는 너무 행복한 일이고 응원해 주러 오신 인도네시아 국민들께 너무 감사드린다. 더 많이 와주셨으면 좋겠다”고 메가의 응원 열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메가 역시 “한국에 제 팬분들이 이렇게 많이 와주신 것은 처음이다”며 “홈경기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경기장의 반 정도가 인도네시아 팬들이었다. 정말 놀랍고 감사하다”고 감사함을 표했다.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