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한규빈 기자의 OK!NAWA>새 시즌 도입 ‘피치 클락’, 빠른 적응만이 살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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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타이거즈
[전남일보]한규빈 기자의 OK!NAWA>새 시즌 도입 ‘피치 클락’, 빠른 적응만이 살 길이다
KBO, 2024년부터 도입
관련 세부 규정 검토 단계
KIA, 마무리 훈련서 준비
투수·포수·주자 등 세분화
  • 입력 : 2023. 11.14(화) 15:01
  • 오키나와=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
KIA타이거즈 박기남 코치(왼쪽부터)와 조재영 코치가 지난 13일 오키나와 킨 구장에서 진행된 마무리 훈련에서 피치 클락에 맞춘 주루 훈련을 지도하고 있다. 한규빈 기자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레벨 업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오는 2024시즌부터 피치 클락 제도를 도입하는 가운데 이에 적응하기 위한 KIA타이거즈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투수와 포수, 주자 등 포지션별 입장은 엇갈리지만 모두 제도에 최대한 적응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KIA는 지난 1일부터 일본 오키나와에서 진행 중인 마무리 훈련에서 피치 클락에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을 적극적으로 가져가고 있다. 지난달 18일 KBO 제4차 이사회에서 자동 볼 판정 시스템과 피치 클락 도입 결정에 따른 것이다.

KBO는 아직 피치 클락에 대한 세부 규정을 발표하지는 않았다. 다만 이미 메이저리그(MLB)의 시행 사례를 참고해 시행되는 제도인 만큼 KIA 선수단은 미국의 선례에 맞춰 훈련에 임하고 있다.

MLB에서는 투수가 포수로부터 공을 받은 뒤 주자가 없는 경우 15초, 있는 경우 20초 이내에 투구를 끝마쳐야 하며 견제는 2회까지 가능하다. 3회 이상 견제를 해도 되지만 주자를 반드시 아웃 시켜야 하며, 세이프일 시 자동으로 보크가 된다. 또 타자의 경우 12초 이내에 타격 준비를 끝마쳐야 하고 타임은 한차례만 가능하다.

KIA 역시 이 규정을 바탕으로 지난 11일과 13일에 걸쳐 라이브 피칭을 실시했다. 투수는 타석 양옆에 설치된 초시계를 보며 투구하고, 타자는 전광판에 표출되는 시간을 보며 타석을 준비했다. 특별 관리 중인 윤영철을 제외한 모든 투수진과 야수진이 실전과 같은 환경에서 한 차례씩 경험해 본 셈이다.

MLB에서는 올 시즌 평균 경기 시간 단축과 도루 및 도루 성공률 증가 등 효과가 나타났다. 수비 시프트 제한과 베이스 크기 확대 등이 함께 이뤄졌기 때문에 피치 클락의 영향이라고 확언할 수는 없지만 우선 KIA 선수단의 반응은 제각각이다.

KIA타이거즈 투수 김기훈이 지난 13일 오키나와 킨 구장에서 진행된 마무리 훈련에서 전광판에 표출되는 피치 클락에 맞춰 라이브 피칭을 하고 있다. 한규빈 기자
투수진과 포수진은 다소 부정적인 반응이다. 피치 클락 제도가 도입되면 가장 어려움을 겪는 포지션인 탓이다. 정재훈 투수 코치는 “주자가 없을 때는 그렇게 문제가 안될 것 같다”면서도 “주자가 있을 때는 작전 사인도 있고 하기 때문에 대비를 해야 할 것 같다. 호흡이 가빠지고 심리적으로 급해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선발투수인 윤영철 역시 “투수에게는 불리한 제도일 것 같다. 특히 주자가 있을 때 조금 어려울 것 같은데 저도 투구 동작을 바꿔서 좀 더 빠르게 하려고 하고 있다”고 밝혔고 불펜투수인 황동하도 “투구 템포가 빠른 편이어서 큰 문제는 아니지만 포수와 사인 교환을 잘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상훈 배터리 코치는 “투수들은 자기 리듬과 밸런스, 템포 같은 부분이 깨지면 투구에 지장을 많이 미칠 수 있다”며 “포수들이 투수 개개인에 대해 철저히 체크하고 준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포수 신범수는 “투수들에게 템포를 느리게 하면 시간에 쫓길 수 있으니 빠르게 가져가자고 요구하고 리드도 그렇게 하고 있다”고 밝혔고 포수 한승택 역시 “투수가 사인을 받고 템포도 빠르게 해야 하니 포수의 역할이 중요하다. 짧은 시간은 아니지만 신경 써서 하겠다”고 이야기했다.

반면 주자들은 도루 확률을 조금 더 높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피치 클락을 적극 활용 시 달리는 야구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

조재영 주루 코치는 “영업 비밀이다. 자세한 설명은 어렵다”면서도 “잘 활용하면 발이 느린 선수들도 충분히 도루가 가능하다. 도루 시도와 성공률 모두 높일 수 있다”고 자신했다.

김호령도 “연습을 하고 있는데 주자에게 조금 더 유리하게 느껴진다”고 밝혔고 김규성 역시 “피치 클락이 도입되면 도루 타이밍을 잡기가 더 좋을 것 같고 뛰기도 편할 것 같다”고 예상했다.
오키나와=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