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한 붓질·색감…힘찬 생명력 담아낸 '용의 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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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강렬한 붓질·색감…힘찬 생명력 담아낸 '용의 기상'
은암미술관 신년전 ‘미르, 나르샤’
김생수·김창덕·김평준 등 6인 작품
국어학자 손희하 교수 참여 ‘눈길’
광주·전남 용 관련 지명 콘텐츠화
“독자적 화풍과 여러 매체로 표현”
  • 입력 : 2024. 01.02(화) 16:53
은암미술관 신년기획전 ‘미르, 나르샤’의 전경.
다음 김창덕 작 용이 나르샤.
올해는 육십갑자 41번째 푸른색의 ‘갑’과 용을 의미하는 ‘진’이 만난 청룡의 해다.

청룡은 용 중에서 도를 깨우쳐 신성하고 권위 있는 존재다. 백호, 주작, 현무와 함께 동서남북의 방위를 다스리는 사신 중 하나로 생명의 시작을 알리는 동쪽을 담당한다. 새로운 비상과 성장을 기대하며 힘차게 날아오르고 싶은 다짐이 앞서는 이유다. 광주 동구 은암미술관이 준비한 신년 기획전 ‘미르, 나르샤’를 오는 15일까지 즐길 수 있다.

용을 소재로 한 작품을 선보인 김생수, 김창덕, 김평준, 김혜경, 임종두 작가를 비롯해 국어학자 손희하 전남대 국어국문학 명예교수가 참여한다. 전시작과 더불어 손 교수는 옛 지도를 활용해 용과 관련한 광주전남 지명을 전시콘텐츠로 선보여 눈길을 끈다. 복룡산, 신용골, 용두대교 등 지역 곳곳에 숨어있는 용의 흔적들을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김창덕 작가 작품은 캔버스에 도톰하게 올려진 도자화로 청룡의 기운을 항아리에 가둬 담아내고 있다. 입체감 있게 그려진 도자기 그림은 마치 실제 도자기 공예를 보는 듯한 착각을 준다. 차를 벗으로 삼아 자신이 만난 용의 기운을 담아내기 위해 윤회도자화를 그렸다.

우청 김생수 작가는 전통채색화만이 지닌 섬세함과 강렬한 색감을 통해 어둠 속에서도 빛을 발하며 솟아오르는 잉어와 용의 모습을 선보인다. 병풍을 화폭 삼아 그린 ‘쌍룡도 네폭 병풍’ 작품은 화려하면서도 대찬 기운을 얻게 한다.

인물 군상을 통해 인간의 본질을 탐구해 온 김평준 작가는 붓의 움직임과 먹의 번짐을 통해 힘찬 용의 기상을 화폭에 담는다. 700m 길이의 장지에 쪽물로 그린 ‘용’ 작품은 구름 속 유유자적하는 용의 운치를 담아내고 있다. 마치 고화(古畵)에 깃든 신비한 전설을 보는 듯하다.

동아시아 고미술을 뉴미디어와 접목하여 전통의 아름다움을 탐구하는 김혜경 작가는 본 전시에서 프로젝션 매핑과 모션 그래픽을 통해 생동감 있는 용의 자유로움을 보여준다.

여인의 형상과 붉은색의 강렬함으로 자연과 인간 간 관계를 탐구해 온 임종두 작가는 인간이 세상을 창조하는 주체로서 발돋움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물로써 용의 의미를 제고한다.

김혜민 은암미술관 학예연구사는 “5명의 예술가와 국어학자가 참여해 저마다 독자적 화풍과 매체로 자신만의 용의 형태를 만들었다”며 “강렬한 색감으로 품어내는 용의 생명력, 붓질에서 느껴지는 힘찬 움직임, 프로젝션 매핑으로 선보이는 용의 자유로움, 윤회도자화에 담긴 용의 기상, 지역에서 발견되는 용 관련 지명과 이야기까지 다양한 매체에서 드러나는 용의 생동감 넘치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은암미술관은 전시 개막행사로 3일 김창덕 작가의 퍼포먼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관람은 오전 10시~오후 5시다.
미르, 나르샤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