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13년 발행' 광주문화재단 월간지 문화마실 폐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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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전남일보]'13년 발행' 광주문화재단 월간지 문화마실 폐간
매달 지역 신진작가 소개 등
겉표지 장식 등용문 되기도
예산 6000만원 전액 삭감돼
“온라인 맞춤형 콘텐츠 필요”
  • 입력 : 2024. 02.06(화) 17:40
  •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
광주문화재단 문화마실.
광주문화재단이 발행하는 월간 문화잡지인 ‘문화마실’이 지난 1월호 156권을 끝으로 폐간됐다. 광주시로부터 받는 연간 예산이 축소된 여파다. 문화마실 발행 예산은 지난해 6000만원으로, 전액 삭감됐다.

문화마실은 지난 2011년 2월 첫 1호를 시작으로 13년 동안 발행됐다. 초반에는 전시·공연·행사 등의 일정을 정리하는 정보지 수준이었지만 점차 문화계 이슈와 리뷰를 정리한 코너를 선보이면서 지역의 대표 문화지로 자리 잡았다. 광주·전남의 주요 갤러리와 공공기관을 비롯해 광주공항, 광주시외버스터미널 등 100여곳에 배포되면서 여행객들의 문화 길잡이 역할을 했다.

지역 예술인들을 소개하는 코너는 커버스토리 형태로 구성했는데, 잡지 표지를 소개 작가 대표작으로 장식하면서 신진작가 등용문이 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발행된 지난 1월호의 경우 강미미 작가의 그림 ‘장난감 배와 할아버지’ 작품이 표지를 장식했다. 올해 노은영, 정정하, 이세현, 김자이, 유지원, 김제민, 이혜리, 임수범 등 신진작가 작품이 차례로 표지를 장식했다.

하지만 매호 8000부 이상 발행되던 문화마실은 지난해 4000부로 축소되면서 폐지 수순을 밟았다. 지면도 28페이지에서 12페이지로 절반 이상 줄면서 내실 있는 콘텐츠를 담아내지 못하고 행사 일정 공유 수준에 그쳤다.

광주문화재단 관계자는 “문화마실은 2024년 1월호를 끝으로 발행이 종료됐다”며 “환경개선과 비용 절감으로 지면 발행을 중단한다. 문화마실 내부 콘텐츠는 온라인 매체로 전환해 선보일 예정이다. 재단이 운영하는 블로그나 통합 플랫폼 ‘디어마이광주’ 사이트를 활용할 예정으로 구체적인 방향은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이사회를 통과한 광주문화재단 올해 본예산은 324억6200만원으로 전년대비 9100만원 줄었다. 설립 이래 본예산이 깎인 건 처음이다. 때문에 대대적인 조직 개편도 단행된다. 전체 인력은 7%를 감원한다는 방침이다. 조직은 기존 1실, 3본부, 1센터, 11개 팀을 3실(기획경영실, 예술지원실, 시민문화실), 1단(문화공간운영단), 9개 팀으로 개편할 예정이다.

광주문화재단 관계자는 “올해 이월된 전년도 기금이자 등 금액을 3월 추경을 통해 추가 확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잡지를 온라인으로 전환했을 때 노령층 접근성을 우려하면서 맞춤형 콘텐츠를 고심해야 한다고 했다.

광주에서 문화잡지 아트가이드를 발행하는 서동환 대표는 “지역에서 문화잡지는 콜렉터나 미술 애호가들, 여행객들에 특정 정보를 제공하는 문화계 네트워킹 역할을 한다”며 “문화마실은 예산 삭감과 동시에 리플릿 수준의 형식적 발행이 폐지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어플리케이션이나 통합 플랫폼으로 전환됐을 때 실시간으로 문화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노년층 접근성이 떨어지고 지역 문화정보를 필요한 특정 소비자에 어떻게 제공할 것인지 고민이 필요하다. 어떤 형태로 온란인에서 심층적 내용을 담을 것인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