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사설>의도 개입된 공천 의혹, 총선 망칠 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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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사설>의도 개입된 공천 의혹, 총선 망칠 셈인가
무너진 시스템 등 반발 잇따라
  • 입력 : 2024. 02.15(목) 17:13
22대 총선을 앞두고 광주·전남을 비롯한 전국 민주당 공천 갈등이 예사롭지 않다.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선두권을 유지했던 예비후보가 탈락하고, 하위권에 머물렀던 예비후보가 경선에 오르면서 ‘시민을 농락하는 최악의 결정’이라는 반발도 나온다. 지금까지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철저하게 시스템 공천을 지킬 것이라고 공언해 왔다. 하지만 공천심사에서 뒷말이 끊이지 않는 것은 그 기준이 무너졌다는 반증이다. 안타까운 일이다.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15일 광주 동남을의 경우 안도걸 전 기획재정부 차관과 이병훈 현 의원, 광산을은 정재혁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과 민형배 현 의원이 맞대결을 벌이는 등 24개 선거구의 3차 공천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광주 동남을 선거구에 등록했던 김성환·노희용 전 동구청장 등은 컷오프됐다. 광산을 또한 김성진 전 산업통상자원부 대변인과 최치현 전 청와대 행정관이 컷오프됐다. 지난 6일에도 민주당은 광주 동남갑과 북갑, 북을 등 3개 지역 경선 대진을 확정하면서 탈락자의 반발을 샀다.

민주당은 총선을 앞두고 ‘시스템에 따라 엄정하고 공평하게 공천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수차례 얘기했다. 하지만 일부에서 여론과 다른 심사 결과가 잇따라 나오면서 민주당의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의혹이 제기돼고 있다. 비리나 전과 등 수많은 불공정에 살아 남은 몇몇 인사들에게는 ‘이재명 식 맞춤형 공천’이라는 비난까지 제기된다. 부적격자의 기준을 입맛대로 바꾸고, 대법원 판결까지 무죄 추정 원칙에 따르겠다는 것도 유권자를 무시한 오만한 처사다.

진보의 가치는 다양성과 민주적 절차에 있다. 하지만 지금처럼 민주적 시스템을 무시한 일방적 공천은 민주당에게 ‘독이든 성배’다. 제3지대인 개혁신당의 가능성도 ‘이재명 식 맞춤형 공천’이 만든 예견된 부작용이다. 이래서는 이번 총선을 이길 수 없다. 민주당의 뼈를 깎는 반성을 촉구한다. 민심을 외면하고, 당 대표가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의도적인 공천이야말로 총선을 망치는 지름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