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기고·한기택>우리들 스스로를 뒤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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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기고·한기택>우리들 스스로를 뒤돌아보자
한기택 코리아미래포럼 대표
  • 입력 : 2024. 03.05(화) 11:10
한기택 대표
우리들 이야기에 ‘잘되면 내 탓, 잘못되면 조상 탓’, 어떤 일에 성공하면 ‘이건 내가 노력해서 잘 된 거야.’라고 자랑하고, 무언가 잘 안되었을 때는 ‘조상 탓, 남 탓’을 한다.

아이들 사회에서, 청소년사회에서, 가정에서, 지역사회에서, 국회에서, 정부에 이르기까지 무엇이 잘못되면 스스로 뒤돌아보고 반성해야 하는데, 무엇이 잘못되면 모든 잘못은 오로지 ‘너 때문이야’라는, ‘네 탓’ 타령이 앞서고 이런 ‘네 탓’ 타령이 유행하고 있는 것이 숨길 수 없는 현실이며 아쉬움이 크다.

‘내 탓’과 ‘네 탓’은 글자로는 불과 한 획의 차이밖에 없지만, 그 품은 뜻은 엄청난 차이가 있으며 엄청난 차이를 만들기도 한다.

옛말에 ‘심은 대로 거둔다’라는 말이 있다. ‘당신 때문에 못 살겠다.’, ‘너 때문에 죽겠다’라는 말을 가슴속에 담고 생활하면 실제로 그렇게 되는 경우가 있다.

반면에 ‘아파도 당신 덕분에 낳을 것 같다’, ‘힘들어도 네 덕분에 이 난관을 이길 수 있다.’라는 말을 가슴 속에 담고 생활하면 실제로 그렇게 되는 경우가 있다.

공자께서는 ‘군자는 잘못을 자기에게서 찾고 소인은 남에게서 찾는다.’(君子求諸己 小人求諸人)라고 하였으며, 전 서울대교구장이었던 김수환 추기경이 자동차 유리에 ‘내 탓이오’ 스티커를 붙이며 “지금은 자기를 먼저 돌아볼 때”라고 말씀하셨다.

불가(佛家)에서 업보(業報)를 강조함도 그 때문이며, 유가(儒家)의 일체유아(一切由我) 역시 모든 일은 나로 말미암아 생긴다는 성찰의 의미이며, 천주교 기도문에도 ‘제 탓이오. 제 탓입니다. 저의 탓입니다.’하며 항상 자신의 성찰을 주문하고 있다.

다시 말해 어떤 일이 잘못되었을 때 그 잘못의 원인을 남에게 돌리지 말고 자기 자신에게서 찾아 고쳐나가라는 것이다.

한 마디로 ‘네 탓이오.’가 아니라 ‘내 탓이오.’ 하라는 것이다.

‘저놈 나쁘다’라고 손가락질을 해보아라. 두 손가락은 저 사람을 향하고 있지만, 세 손가락은 ‘나를 향하고 있다’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네 탓이오.’가 아니라 ‘내 탓이오.’라면서 생활하면 삶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첫째로 자기반성과 발전의 계기가 될 수 있다. ‘내 탓’이라고 생각하게 되면 무엇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자기를 뒤돌아보고 더 좋은 방향과 방법을 찾으려고 연구하고 노력하게 되어 자기 발전의 원동력이 되어 크게 발전할 수 있다.

둘째로 다른 사람에 대한 원망과 증오가 없어지고 마음의 평온을 얻을 수 있다. ‘네 탓’이오 하면서 잘못의 원인을 다른 사람에게 돌리면 그 사람에 대한 원망과 증오의 마음을 갖게 될 뿐만 아니라 남을 가리키는 저주의 손가락 습관이 길러질 수도 있다. 모든 것을 ‘내 탓’이라고 하면 다른 사람에 대한 원망의 마음이 없어져서 마음이 평온해질 수 있다.

끝으로 대인관계가 부드럽고 원만하게 유지, 발전할 수 있다. ‘내 탓’이오 하면 우선 다른 사람에게 핑계나 책임을 전가할 필요가 없으므로 적이 없어지게 되고 이웃과 껄끄러운 만남이 없어짐으로 대인관계가 부드럽고 원만하게 유지, 발전할 수 있다. 그리고 윗사람, 아랫사람 할 것 없이 존경과 신망을 얻게 될 수 있다.

이처럼 ‘내 탓이오.’라는 얼핏 손해를 보는 것 같지만 자기 자신과 대인관계에 이득을 가져다주는 지혜의 전략인 것이다.

선거철이 다가오니 네 탓과 비방이 난무하고 있어서 안타깝다.

일부 지도자들과 일부 국회의원들을 비롯한 정치인들이 좋은 정책으로 정치를 선도해 나가려고 노력하지 않고, 자기들의 정책 부진과 실패의 원인을 반성하지 않고 그들의 잘못됨을 전·현 정부와 전·현 지도자들의 탓으로 돌리는 정치풍토와 대물림이 계속되는 한 이 나라의 발전 속도는 느려지거나 후퇴할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지금 이 시각, 국내외적으로 나라가 매우 어려운 시기이다. 우리 모두가 서로를 위로하고 ‘내 탓이오’라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힘을 모아 슬기롭게 해쳐 나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