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컬쳐호텔 람 갤러리로 떠나는 춘삼월 꽃구경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문화일반
[전남일보]컬쳐호텔 람 갤러리로 떠나는 춘삼월 꽃구경
내달 14일까지 강남구 초대전
꽃핀 매화나무 등 31점 선봬
평면 회화서 3차원 몽환 포착
  • 입력 : 2024. 03.17(일) 16:21
  •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
광주 대표 중견화가인 강남구 작가가 컬쳐호텔 람 갤러리 개관초대전 ‘꽃바람처럼’을 오는 4월 14일까지 연다. 도선인 기자
봄바람이 불어오는 동구 예술의거리. 컬쳐호텔 람 1층 갤러리(람 갤러리)에 매화가 만개했다. 광주 대표 중견화가인 강남구 작가가 람 갤러리 개관초대전 ‘꽃바람처럼-봄. 봄. 봄’을 오는 4월 14일까지 연다. 이번 전시에서 화사한 색채와 리듬감 넘치는 신작 10점을 비롯해 강 작가만의 회화세계를 31점이 걸렸다.

강 작가의 회화는 실사적인 몽환이 가장 큰 특징이다. 여기에 매화, 소나무, 해바라기, 석류 등으로 표현된 서정적 풍경이 깃든다. 분명 2차원의 회화인데 그 너머의 공간이 인식되고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아 오랜 사유로 이끈다. 작품의 중심을 전경에 집중시켜 묘사해 내며 후경은 흐릿하고 몽환적인 느낌으로 처리해 작품의 공간감과 완성도를 높인다. 평면이지만 마치 3D 화면처럼 독특한 시각적 느낌의 감동을 준다.

강 작가만의 독특한 공간감은 물감을 뿌린다는 개념인 ‘에어 브러쉬’ 사용으로 완성된다. 미세하게 분사돼 캔버스에 얹히면서, 흐릿하고 몽환적인 배경이 표현되는 것. 따라서 작업 과정도 섬세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아크릴 물감 밑그림, 유화 물감 덧대기 과정까지 더해지니 작업속도가 더디다. 1년에 열댓 점을 완성하는 속도이니, 맘이 급해질수록 마치 손끝을 절제한다. 마치 작업은 수행의 시간과도 같다. 수행의 기간이 길어질수록 강 작가의 그림도 명징해졌다. 작업 초기 추상에서 풍경으로, 풍경은 다시 하나의 오브제에 집중해 묘사하는 방식으로 작업 스타일이 변모했다.

공간감이 느껴지는 강 작가의 회화인 만큼 미디어아트로 구현했을 때, 미학은 더 깊어진다. 광주 남구청 청사 외벽에 설치된 미디어월에 강 작가의 매화 그림이 송출되고 있다. 기존의 회화작품에서는 볼 수 없던 흩날리는 꽃잎까지 구현하고 있어 미술애호가들의 색다른 감상을 이끈다.

강 작가는“매화는 우리들의 삶과 참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끼가 긴 거친 나무의 표피에서 세월의 풍파와 연륜을 느낄 수 있고 거칠고 투박한 선들에서 꽃이 선사하는 향기와 부드러움, 그 속에서 희로애락의 감정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인이 사랑하는 매화와 소나무 작품을 통해 지친 일상에서 잠시라도 다스한 봄날 같은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자 했다”며 “세월을 거슬러 시간을 생각하게 하는 매화나무는 아름답다는 생각 외에도 왠지 모를 애잔함도 느끼게 한다. 수많은 사연처럼 캔버스에 한송이 한송이 올린 작품을 통해서 감동과 인생의 의미를 느꼈으면, 거친 시간을 보내온 소나무를 통해 봄날의 따스함을 느끼길 바래본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전시는 강남구 작가의 53회째 개인전이다. 전시가 마무리되는 대로 서울 인사동에서 2인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 화해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열 계획이다.

컬쳐호텔 람 갤러리 개관초대전 ‘꽃바람처럼’.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