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 걱정 끝”… 60년만에 도시가스 개통 함박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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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난방 걱정 끝”… 60년만에 도시가스 개통 함박웃음
●숙원사업 해결한 ‘광주 동구 선교동 자연마을’
연탄·기름 사용 번거로움 사라져
광주 1만4천 세대 아직도 미공급
해양에너지 “복지실현 위해 노력”
  • 입력 : 2024. 03.26(화) 18:25
  • 송민섭 기자 minsub.song@jnilbo.com
광주 동구가 67세대가 거주하는 선교동 자연마을에 도시가스 개통 사업을 마무리 했다. 마을 주민이 새로 설치한 보일러를 가리키고 있다.
“60년만에 도시가스가 들어왔어요. 다른 마을도 하루빨리 들어와야 될텐데…”

지난 25일 찾은 광주 동구 선교동(선동·교동) 자연마을이 시끌벅적하다. 마을이 형성된 지 60여년만에 처음으로 도시가스가 공급되면서 가구마다 보일러 공사가 한창이기 때문이다.

구불구불 좁은 골목 사이로 낡은 집들이 들어서있는 자연마을은 최근 마을 숙원 사업인 도시가스 공급사업을 마쳤다. 지난달 29일 개통식을 갖고 정상운영에 들어갔다. 주민들은 “주거환경 개선 사업 중 가장 좋은 것이 도시가스 개통이다”고 입을 모았다.

동구는 지난달 22일 67세대가 거주하는 선교동 자연마을에 도시가스를 개통했다. 동구는 앞선 2021년부터 주민간담회와 협약식 등을 통해 도시가스 공급을 준비했다. 총사업비 16억4000만원 중 동구에서 6억원, 해양에너지와 우방건설 등에서 나머지를 부담했다.

주민 김달성(63)씨는“보일러에 기름이 얼마 안 남아 저녁에 다 떨어지면 난방 없이 패딩을 입고 밤을 지세워야 했다. 도시가스가 들어오니 이젠 난방비 걱정도 없고 불편함도 덜었다”고 덧붙였다.

60년째 살고 있는 김씨는 도시가스가 들어오기 전인 지난달까지 기름보일러를 썼다. 10년전까지만 해도 뒷산에서 쓰러진 나무들을 땔감으로 쓰다가 연탄보일러를 거쳐 기름보일러를 쓰게 됐다.

김씨는 “겨울이면 새벽에 일어나서 꼭 연탄을 갈아줘야 했는데 번거로움이 없어졌다. 기름보일러도 기름이 다 떨어질때면 전전긍긍해 마음 졸였다”며 “안전문제도 큰 걱정이었는데, 도시가스가 들어오고 모든게 해결됐다”고 말했다.

김씨 외에도 마을 주민들은 연탄·LPG·등유 보일러 등을 사용했다. 기름보일러는 한달 평균 100여만원의 난방비가 들고 연탄보일러는 연탄 교체의 번거로움과 일산화탄소 중독 등 안전사고 위험이 있다.

광주에는 선교동 자연마을과 달리 여전히 도시가스가 안 들어오는 지역도 많다. 지난해 12월 기준 도시가스 미공급 세대는 총 1만3901세대다. 광주 전체 가구 중 2.1%다. 자치구별로 △동구 220세대 △서구 2666세대 △남구 1850세대 △북구 1115세대 △광산구 1만4287세대 등이다.

동구에는 녹동, 칠전, 용연마을이 대표적이다. 녹동마을 주민들은 지난 2015년부터 도시가스 지원 등을 요구하고 있는데 최근 도시가스 개통이 가시화됐다. 녹동마을은 입구에 녹동교가 있어 도시가스 배관 매설이 어려웠다. 3㎞가량을 우회해 배관을 끌어오는 방법뿐인데, 비용이 몇 배로 들어 힘든 상황이다.

임욱희 녹동마을 통장은 “마을 바로 앞에 아파트 단지가 있어 상대적으로 박탈감도 든다. 오래전부터 도시가스 개통을 요구해왔다”며 “비용 등 문제로 도시가스 배관 매설이 안됐는데 최근 구청과 협의중에 있다. 올해안에 가닥이 잡힐 것 같다”고 말했다.

조명근 해양에너지 마케팅본부장은 “자연마을 등 도시가스가 안들어 오는 지역은 에너지 복지 실현 차원에서 공급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경제성은 떨어지지만 복지를 위해 계속해서 도시가스 보급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녹동, 칠전마을도 구청과 도시가스 개통을 협의하고 있다”며 “수소도시 조성사업과 연계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광주시는 지난해 3월 박미정 광주시의원이 ‘광주시 도시가스 공급시설 설치지원 조례안’을 발의해 에너지 소외계층 지원 근거가 마련됐다.
송민섭 기자 minsub.so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