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산업현장 잇단재해, 시스템 전면 개선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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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산업현장 잇단재해, 시스템 전면 개선돼야
원인규명 등 구조개편 시급해
  • 입력 : 2025. 05.18(일) 16:30
광주광역시 금호타이어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는 산업현장 전반의 구조적 허점을 드러낸 중대한 사건이다. 5월 17일 오전 7시 11분, 정련공정의 산업용 오븐에서 시작된 불길은 삽시간에 공장 내부를 휩쓸었고, 가연성 자재와 고온설비가 밀집된 2공장은 순식간에 전소됐다. 화재 진압에는 대형 방수포, 고성능 화학차, 산림청 헬기까지 총동원됐다. 검은 연기가 수 킬로미터 밖까지 확산되면서 인근 아파트 주민 180여 명이 대피했다. 유해 물질 노출 우려에 따라 보건용 마스크와 오염수 유출 차단 조치도 취해졌다.

이번 사고는 단순한 화재가 아니다. 현장에는 시설 노후, 예방 시스템 미비, 인력 부족이라는 삼중고가 자리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화재 위험이 상존하는 고온공정에서의 설비 점검 체계, 초기 대응 인력 배치, 소방 안전장비의 사전 준비가 얼마나 부실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지난해 한국타이어 대전 공장에서도 유사한 구조의 화재가 발생했음에도 교훈은 제도적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사고 이후 정일택 금호타이어 대표가 사과문을 발표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기업의 자성만으로는 부족하다. 공장 가동이 전면 중단되며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장도 작지 않다. 납품 지연과 협력업체 피해를 막고 노동자 생계를 지키는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 사고 원인의 철저한 규명과 산업안전 시스템 전반에 대한 구조적 개편도 가장 시급한 과제다. 이번 화재의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시설 관리와 예방 체계를 전면 재정비해야 한다.

정부와 정치권도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신속히 움직이고 있다. 소방청을 중심으로 한 국가차원의 대응은 물론, 산업부와 고용노동부도 피해 규모를 파악하고 안전관리 실태 점검에 착수했다. 이번 화재는 단순 사고가 아닌 경고다. 산업현장은 더 이상 ‘위험을 감수하는 곳’이 아니라,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지켜야 할 공간이다. 지금이야말로 낡은 안전 시스템을 뜯어고칠 마지막 기회다. 정부와 정치권, 기업 모두가 책임 있는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