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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건너 영국으로 가는 것은 위험하다. 마차로 갈 수 있도록 터널을 건설하자.” 1802년 프랑스 광산기술자 알베르 파비에르가 프랑스와 영국을 잇는 해저터널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1792년부터 전쟁을 치렀던 영국과 프랑스, 아미앵 조약으로 잠시의 평화가 찾아왔지만 국제 정세는 불안했고 전쟁 가능성도 높은 상황. 파비에르는 해저터널을 뚫어 영국을 침략하자며 나폴레옹을 설득했다. 터널 중간에 말을 교대시키기 위한 인공섬을 건설하고 굴뚝을 바다위로 뽑아 환기를 시킨다는 구체적 내용의 설계도도 만들었다. 당시 기술로는 실현...
2023.09.05 16:56X세대라고 불리는 연령대가 중고등학교 시절에 겪은 것을 요즘 학생들에게 말해주면 절대 믿지 않을 것이다. 물리적 폭력뿐만이 아니다. 노골적인 차별도 만연했다. 한 친구는 중학교때 일을 지금도 생생히 기억한다고 한다. 당시 그는 반에서 성적인 중하위권이었는데, 친구인 필자를 기다리기 위해 학교에 남아서 기다리는 중이었다. 그때 필자는 담임교사의 지시로 담임 교과목의 타 학년 채점을 하고 있었다.(이것도 말이 안되긴 하다) 반의 몇몇 아이들이 남아서 하는 중이었는데, 다하고 나오니 친구의 눈가가 붉어져 있었다. 물어보니 타 반 ...
2023.09.04 16:32“가라 그리움이여, 황금빛 날개를 타고/ 가서 산기슭이나 언덕에 앉아보라/ 따뜻하고 부드러우며 흙냄새 나는/ 조국 땅, 산들바람 부는 곳에/ 요단강 둑에도 가보고/ 버려진 시온 탑에도 가보라/ 내 조국, 참 아름다우나 잃어버린!/ 추억이여, 참 아름다우나 비참한!” -오페라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에서. 베르디의 오페라 ‘나부코’의 한 대목인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은 널리 알려져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곡이다. 성경(聖經) 시편 137편에서 영감을 얻어 작곡한 이 오페라의 시대적 배경은 기원전 6세기이다. 통일 왕국 이스...
2023.09.03 18:54“여러분, 나는… 나는…, 감정이 복 받쳐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한 선생님은 칠판에 크게 ‘프랑스 만세’라고 쓰고 아무 말 없이 수업이 끝났음을 손짓으로 알렸다.” 알퐁스 도데의 ‘마지막 수업’은 프랑스 학교에서 프랑스어로 하는 마지막 수업의 순간을 그린 단편소설이다. 독일에 나라를 빼앗긴 프랑스 알자스의 아멜 선생. 모국어를 금지 당하는 설움을 겪었지만 그는 영혼이 깃든 수업으로 학생들에게 감동을 안긴다. 아이의 잘못을 자신의 잘못이라며 반성하고, 어떤 아이든 사랑으로 감싸는 모습도 교사로서 그의 천성이었다. 헬렌 켈러의 가...
2023.08.31 17:23‘엄석대’. 작가 이문열의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서 폭압적이고 부정부패를 저지르는 권력자의 표상으로 그려지는 인물이다. 소설 속 엄석대는 시골의 한 초등학교 5학년 2반의 반장이다. 또래들보다 덩치가 큰 엄석대는 자신에게 도전하는 기미가 보이면 온갖 강압과 교활한 수법을 동원해 응징하며 자신만의 왕국을 구축한다. 담임선생이 반장의 전횡을 비호하자 아이들은 심리적으로 완전히 제압돼 체제에 순응했고 어떤 아이들은 반장의 측근을 자처한다. 하지만 새로운 담임선생이 엄석대의 ‘권위’를 용납하지 않고 제지하자 숨죽이고 있던...
2023.08.30 16:11홍범도는 대표적인 평민 의병장이었다. 머슴, 광산노동자, 포수로 떠돌던 그는 1907년 일제가 무장봉기를 막으려고 총기를 압수하자 포수를 모아 의병을 일으켰다. 이후 홍범도 부대는 함경도 삼수·갑산에서 일본군을 잇달아 물리쳤다. ‘홍대장 가는 길에 일월이 명랑한데 왜적군대 가는 길엔 비가 내린다’ 함경도 사람들은 ‘날으는 홍범도가(歌)’까지 지어 불렀다. 1920년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전투에서도 대승을 거뒀다. 영남대 이동순 교수는 이런 홍범도를 두고 “의병전투에 아내와 두 아들 모두 바치고도/어금니로 눈물 깨물던 사람/부족한 군...
2023.08.29 17:37중국 삼국시대 위나라에 최염이란 장군이 있었다. 최염은 여러 방면에서 아주 뛰어난데다 성격도 호탕한 사람으로, 그의 외모와 재능에 반한 무제가 특별히 총애할 정도였다. 그러나 그의 사촌동생인 최림은 외모와 체격이 체격이 빈약하고 학문도 다른 사람들에 비해 뒤처지고 더딘 모습을 보이자 친척들로부터 멸시를 당했다. 하지만 최염 장군만이 최림의 재능을 꿰뚫어보고 “큰 종이나 솥은 쉽게 만들지 못한다. 큰 인재도 이와 마찬가지인데, 최림은 대기만성(大器晩成)의 사람이니 후일에는 반드시 큰 인물이 될 것이다”고 말하며 그를 아끼고...
2023.08.28 17:261901년, 미국 뉴욕은 여름이면 덥고 습했다. 어떤 날은 인쇄기를 가동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종이가 늘었다 줄었다를 반복했다. 컬러 인쇄에는 치명적이었다. 습도 문제를 해결하는게 급선무였다. 윌리스 캐리어는 1902년 제습기를 만들어 문제를 해결했다. 이 제습기가 현대식 에어컨의 시초가 됐다. 에어컨의 발명은 인류사의 방향을 바꿨다. 열대기후 지역에 국가 다운 도시 발전을 가능케 했다. 싱가포르의 국부 리콴유 전 총리는 생전에 20세기 최고 발명품을 에어컨이라고 극찬했다. 인류에게 에어컨 없는 삶은 상상하기 조차 무섭다. 역대급 ...
2023.08.27 14:11“한글을 영어와 함께 ‘세계공용어’로 채택해 달라.” 지난 2013년 여수 출신 신순범 전 국회의원이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냈다. 인류 문화의 발전과 행복 증진을 위해 한글을 세계 공용어로 만드는데 앞장서 달라는 내용이었다. 반기문 당시 유엔사무총장과 찰스 랭글 미국 연방하원의원에게도 같은 서신을 보냈다. 한글은 그 효용성이 뛰어나 세계공용어로 제정하면 문맹퇴치 등 인류문화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었다. 비록 채택은 되지 않았지만 이 사건으로 신순범은 ‘잊혀졌던 정치인’에서 영원한 정치인으로 각인...
2023.08.24 16:37요즘 지역 특산물이나 지역적 특색을 담은 제품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로코노미’ 트렌드가 주목받고 있다. 로코노미란 ‘Local(지역)’과 ‘Economy(경제)’의 합성어로, 지역의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경제 현상이라 말할 수 있다. 지난달 맥도날드의 새 메뉴인 ‘진도 대파 크림 크로켓 버거’가 출시 일주일 만에 50만개 이상 팔리면서 대박을 쳤다. 맛과 향이 진한 진도산 대파를 주원료로 쓴 버거인데, 맥도날드는 한 달 동안 50톤에 달하는 진도 대파를 현지에서 수급했다고 한다. 다량의 대파 수매로 지역경제에 큰 도움을 받은...
2023.08.23 15:281945년 8월 일본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떨어졌다. 순식간에 8만여 명이 죽고 반경 4㎞에 살아남은 생명체가 없을 만큼 피해는 참혹했다. 하지만 폐허가 된 나가사키 거리의 한 가정집에서 불탄 감나무 한그루가 기적적으로 살아남았다. 폭발 직후 2000도에 달하는 열복사와 초고기압을 이겨낸 유일한 생명체. 이 나무에 생명을 불어넣은 이는 일본 나무 의사 에비누마 마사유키. 그는 이 나무에서 씨를 받아 발아시키고 접목하는 방식으로 2세 나무를 살려냈고 지난 2000년에는 광주시립미술관에도 식재했다. “정이품송이 죽어가고 있다. 꼭...
2023.08.22 16:54‘1. 살인한 자는 사형에 처한다. 2. 사람을 다치게 한 자는 곡식으로 갚는다. 3. 강도 짓을 한 자는 그 집의 노비가 된다.’ 학창시절 국사 교과서에서 배웠던 ‘고조선 8조(금)법’ 중 일부다. 신라 최치원이 쓴 ‘양위표(讓位表)’에도 고조선 8개 법을 의미하는 팔조지교(八條之敎)를 이어받는다는 내용이 나온다. 서긍이 쓴 ‘고려도경’에도 등장한다. 8조법 자체가 한반도 국가들이 오랜 법치 문명국가 역사를 지니고 있다는 자부심의 근원으로 여겼던 조항인가 보다. 서양에도 비슷한 법률이 있다. ‘이에는 이, 눈에는 눈’으...
2023.08.21 09:22‘마이너스 통장’은 대출 한도 내에서 언제든지 돈을 인출할 수 있고, 여유 자금이 생기면 바로 갚을 수 있어 편리하다. 많은 이들이 마이너스 통장을 이용하는 이유다. 정부에도 마이너스 통장과 유사한 ‘한국은행 일시 대출금 제도’가 있다. 일시 대출금은 정부가 세금이 걷히기 전 일시적으로 빌려 쓰는 자금으로 나중에 세금이 들어오면 갚는 식이다. 정부가 세수 감소에 따른 자금 부족을 메우기 위해 올 상반기에만 100조원이 넘는 대출을 받아 급한 불을 끈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정부가 한국은행에 빌린 누적 금액은 ...
2023.08.20 16:34바다거북을 연구하며 전 세계 해변을 탐사하던 해양생물학자 마이클 스타코위치. 바다거북을 찾아 대한민국부터 튀르키예, 과들루프, 남극까지 전 세계의 바다를 돌아 다녔지만 정작 그가 목격한 것은 바다거북이 아니고 바다를 가득 메운 해양쓰레기였다. 타이어부터 음식물쓰레기와 각종 일회용품, 심지어 산탄총 탄피까지 종류도 엄청났다. 충격을 받은 그는 지구가 처한 바다의 현실을 알리기 위해 바다거북을 뒤로하고 펜과 카메라를 들었다. “인간이 더 깔끔하고 청결해질수록, 바다와 자연환경은 더 오염되고 지저분해진다.” (스타코위치 저 우리가 바다에...
2023.08.17 17:14삼례에서 사는 지인의 부음에 조문하고 내려오는 길에 일행들과 함께 전주에 들렀다. 누 천년의 고도 전주는 늘 그랬듯 시간여행자들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용비어천가’의 설화가 담긴 오목대·이목대와 경기전, 전라감영…. 조선 왕조의 본향 전주의 고건축물에 스며있는 역사의 주름을 대할 때마다, 그 시간의 깊이와 넓이에 경탄이 절로 나온다. 이번 시간여행은 전주부성길로 잡았다. 부성길은 조선 선조 4년, 전라감사로 임용된 문신 유희춘(柳希春 1513~1577)이 이틀 여정으로 걸었던 길이다. 그해 유희춘의 ‘미암일기(眉巖日...
2023.08.16 1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