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방사광가속기 전남 유치" 반나절만에 번복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국회
민주, "방사광가속기 전남 유치" 반나절만에 번복
이해찬 대표, ‘나주 유치’ 약속→‘충북과 공정경쟁’ 바꿔 ||전남·전북에 의과대학 설립 약속 등 “현실성 없다” 지적
  • 입력 : 2020. 04.08(수) 19:03
  • 김성수 기자 sskim@jnilbo.com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광주 서구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에서 열린 민주당·더불어시민당 합동선거대책위원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나건호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조원대 '4세대 원형 방사광가속기' 전남 유치를 약속한 지 반나절 만에 '충북과 공정경쟁'으로 입장을 번복하면서 집권여당의 '공약 남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 대표는 8일 오전 광주를 방문, 민주당 광주시당에서 열린 '민주당-더불어시민당 합동 선거대책위원회의' 모두 발언에서 "차세대 원형 방사광가속기 유치와 e모빌리티 신산업 생태계를 광주·전남에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지역이 간절히 요구해온 공공기관 2차 이전이 거의 끝났다. 호남을 미래 첨단 산업 중심지로 육성하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이개호 민주당 호남 상임선대위원장은 "이 대표가 광주·전남의 큰 현안이자 숙원사업인 차세대 원형 방사광가속기 유치와 e모빌리티 신 산업생태계 확립을 약속해줬다"면서 "크게 환영하며 이 약속이 민주당과 함께 집행될 수 있기를 간곡히 부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대표의 방사광가속기 전남유치 약속은 불과 반나절 만에 뒤집히고 '충북과 공정경쟁'으로 번복됐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이 대표 발언 관련 정정사항' 공지문을 통해 "4세대 원형 방사광가속기 유치에 '충청북도와의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겠다'는 발언이 생략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국가 공모로 진행되는 방사광 가속기 유치를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지역 간 신경전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의 발언과 정정에 대해 지역 정치권은 집권여당이 총선 표를 의식해 무리한 약속을 남발하고 있는게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방사광가속기 외에도 지난달 29일 순천시 조례동 소병철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민주당 행사에서도 이낙연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 순천에 의과대학을 유치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전남 서남권(목포) 의대 유치를 추진해온 지역민과 민생당·정의당 후보의 강한 반발을 사기도 했다. 민주당은 같은 호남권역인 전북(남원)에도 의대 유치를 약속해 현실성 없는 공약 남발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반면 지역 정치권의 방사광가속기 전남 유치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날로 커지고 있다.

 신정훈 민주당 나주·화순 국회의원 후보는 이날 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 합동 선대회의 모두 발언을 통해 '4세대 방사광 가속기' 나주혁신도시 유치 당위성에 대해 설명하고 적극적인 지지를 호소했다.



 신 후보는 "참여정부가 한전을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로 내려보낸 것은 지역균형 발전과 에너지신산업 생태계 조성을 통해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고, 글로벌 에너지 신산업을 선도하기 위한 목적이었다는 점에서 방사광 가속기 배정 역시 지역 안배차원에서 검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서삼석 영암·무안·신안 후보도 "방사광 가속기는 한전공대와 연계된 광주전남 1호 공약이다"면서 "민주당이 무게감 있게 받아들여 나주 유치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국비 8000억원을 포함해 총사업비 1조원을 들여 2022~2027년 방사광가속기 및 부속시설을 구축하는 사업을 진행, 현재 전국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부지 공모에 들어갔다. 현재 나주를 비롯해 인천 송도, 충북 오창, 강원 춘천, 경북 포항 등 5개 지자체의 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

 과기부는 오는 29일 유치계획서를 접수해 내달 6일 발표 평가, 7일 현장 확인을 거쳐 후보지를 최종 선정할 계획이다.



 한편 방사광가속기는 전자를 빛의 속도로 가속시켜서 발생하는 X-선을 이용해 사람의 눈으로 볼 수 없는 물질의 기본입자를 분석하고 관찰하는 초정밀 대형 연구시설이다.





김성수 기자 sskim@jnilbo.com seongsu.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