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조화에 나타난 상생의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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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부조화에 나타난 상생의 아름다움
김승근 작가 7일까지 개인전
  • 입력 : 2020. 07.02(목) 17:37
  • 박상지 기자
김승근 작 '상생'
서울 인사동에 위치한 G&J 광주·전남 갤러리에서 오는 7일까지 중견작가 김승근 '상생-화초환상을 그리다' 개인전이 열린다.

김승근은 한국화 작가이다. 그러나 그의 그림은 흔히 보는 전통 동양화 기법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여백과 먹색의 농담을 살려 그렸다거나, 선과 색의 간결함과 농후한 색감을 사용했다기보다, 화면의 배경이 추상적이거나 혼합 재료를 이용한 채색과 두꺼운 질감 표현 등은, 언뜻 서양화 기법에 가깝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림의 내용은 전통 회화의 주제와 거리가 멀지는 않아 보인다. 작가는 '상생'이라는 제목으로 일련의 연작을 발표해 오고 있다. 작가의 그림에서 자주 보이는 것은 꽃과 잎새, 송사리, 암석 등이 눈에 띤다. 이런 소재 들은 낯설지 않은 것들이나, 언뜻 서로 어울리지 않은 공간에 함께 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문득 서로 속삭이는 듯한 느낌도 받는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계절에 따라 맞이하게 되는 꽃 들이다. 진달래, 목련, 붓꽃, 초롱꽃, 양귀비, 이름 모를 들꽃 등 몇 번 봤거나 지나다가 쉽게 마주 치 게 되는 화초 들이다. 대부분 화려하다기 보단 소박한 느낌을 받는다.

작가의 작품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을 찾는다면, 꽃과 함께 등장하는 '송사리' 떼 들이다. 암석과 화초 사이 공간을 떠다니는 모습이 마치 수풀을 헤치며 유영하는 물속을 연상하게 한다. 작가는 의도적으로 사물과 사물사이의 대화를 '송사리'라는 매개체로 시각화해 초현실적인 화초환상(花草幻想)을 연출한 것이다.

김상철 평론가는 "초기 김승근 작가의 작품은 현대 도시에서의 일상에 대해 현대인의 불확실성에 대한 막연한 불안, 혹은 무기력한 권태로움 등 정신적 공황 상태의 단면을 부단히 추구했었다"며 "작가의 관심은 이제 현재의 상황에 대한 해석과 참여에서 이른바, 전통적인, 혹은 그것에서 비롯될 수 있는 정신적인 어떤 것으로 점차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김승근 작가의 '상생-화초환상을 그리다' 연작 20여점을 선보인다. 김승근 작가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동양화), 동 교육대학원을 졸업했다.

박상지 기자 sangji.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