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로부터 서훈을 받지 못한 비운의 독립운동가 장재성 선생을 기리는 첫 추모제가 6일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공원에서 열렸다.
장재성 기념사업회가 주관한 이날 추모제는 장재성 선생의 유족과 장휘국 광주시교육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코로나19 확산세를 고려해 헌화와 참배, 장 선생 후손에게 장학금 수여 등 최소한으로 치러졌다.
장재성 선생은 광주학생독립운동의 주역이다. 그는 1926년 비밀결사 조직인 성진회를 결성해 일제에 저항하다 체포됐으며 1929년 독서회를 조직해 활동을 이어갔다. 1929년 '나주역 댕기머리 사건'을 발생하자 투쟁본부를 조직, 산발적 시위를 3·1운동 이후 최대의 민족운동으로 확산시켰다.
장재성 선생은 해방이후 남북대표자연석회의 준비를 위해 월북했다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광주형무소에 수감됐고, 한국전쟁 발발 직후 시국사범으로 몰려 총살당했다.
그는 현대사의 비극으로 말미암아 7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정부로부터 독립운동 행적을 인정받지 못한 74인 중 한명이다.
김상곤 장재성기념사업회장은 추도사를 통해 "장재성 선생의 주검이 잡초 속에 묻힌 지 70년의 세월이 흐르고 있다"며 "대한민국이 장재성 선생에게 준 것은 독립유공자의 예우가 아니라 총살이었다"고 했다.
아직까지도 서훈을 하지 않는 정부의 태도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김상곤 회장은 "독립유공자의 서훈은 해방 전 독립운동의 공적에 의거해 판단하는 것이 상식이다"며 "독립의 공적은 있으나 해방 후 잠시 행적을 이유로 일방적으로 서훈을 거부하는 것은 독립유공자에 대한 또 다른 명예훼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독립훈장' 제도 신설을 제안했다.
그는 "대한민국에는 현재 독립훈장이 없다"며 "모든 항일투사의 가슴에 자랑스런 '독립훈장'을 달아드릴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신설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장재성기념사업회는 오는 11월 장재성 선생의 흉상 건립식과 함께 포럼을 개최한다. 또 코로나19 사태로 이날 추모식에 참석하지 못한 시민들을 위해 페이스북과 유튜브 체널 등을 통해 온라인 추모제를 개최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