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로 국회 출근… 24시간을 48시간처럼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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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로 국회 출근… 24시간을 48시간처럼 살아요"
▶초선의원 21대 국회 입문기- 이용빈 광주 광산갑 의원 ||건강·환경보호 위해 자전거 애용…구내 식당이 ‘최고’ ||마을주치의서 ‘여당 원내부대표’… 과방·운영위 활동 ||지역·민생 중점…지역사무소 화상회의·주 3일 광주행 ||정쟁에 매달려 법안 심의 외면하는 낡은 정치 개선을
  • 입력 : 2020. 08.03(월) 19:12
  • 곽지혜 기자
지난달 26일 이용빈 국회의원(왼쪽에서 세번째)이 코로나 장기화와 폭염에 대비하기 위해 광주 광산구 더불어락 복지관을 방문해 지역 주민을 위한 유튜브 촬영을 하고 있다. 이용빈 의원실 제공
 21대 국회가 개원한 지 두 달을 넘어선 가운데 지역 출신 국회의원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지역 주민과 동고동락 해온 '마을 주치의'에서 거대 여당의 원내부대표로 바쁜 의정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이용빈(광주 광산갑·초선) 의원은 "매일 24시간을 48시간처럼 활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 자전거로 15분 국회 출근

 국회에 입성한 대부분 초선의원들이 공부모임과 회의 등으로 이른 아침부터 하루 일정을 시작하지만, 이 의원의 출근길은 조금 더 남다르다.

 10여년 전부터 광주에서 '자전거 출근'을 고수해오던 이 의원은 국회 개원 후에도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숙소에서 국회의사당까지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고 있다. 마포대교를 건너 국회까지 5㎞, 자전거로는 15분가량 걸리는 거리다.

 이 의원은 "지난 2008년부터 건강 유지와 환경 보호를 위해 자전거 출근을 시작했는데 당선 후에도 이어오고 있다"며 "특별한 회의나 모임 일정이 없는 날은 자전거로 출근하고 의원회관 구내식당에서 아침을 챙겨먹고 하루를 시작한다. 참고로 의원회관 구내식당 밥은 참 맛있다"고 말했다.

 두 달 이상 매일같이 찾고 있는 국회지만, 초선의원이 완벽하게 적응하기엔 어려운 공간이다.

 이 의원은 "국회의원으로 각종 모임이나 회의에 참석하다보면 국회 곳곳을 하나씩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며 "요즘처럼 비가 많이 오는 날에는 국회의원회관과 본청을 연결하는 국회 지하 통로로 이동하는 즐거움도 있다"고 설명했다.

 ● "이전보다 1.5배 더 바빠"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부대표,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 국회운영위원이라는 역할을 비롯해 광주 광산갑 지역구를 책임지고 있는 이 의원은 당선 전과 크게 달라진 점에 대해 "평소보다 1.5배 더 바쁜 일상을 보낸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활동 밀도와 회의 빈도가 높고, 다분야·다주제·다층위에 있는 분들과 만나야 하기 때문에 하루 24시간을 48시간처럼 사용하고 있다"면서 "그래서 여러 논의도 시간 대비 밀도높게, 압축적으로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오전에는 주로 지역 현안을 점검한 후 연구단체나 비법정 연구모임에 참석, 상임위원회에 관련된 업무회의나 관련 기관 업무보고를 받는다. 오후에는 간담회나 토론회, 정기 회의 등에 참석한다.

 이 의원은 "최근엔 인사청문회와 과방위·운영위 업무보고가 있어서 의원실에서 준비해야할 게 많았다"며 "국회 회의가 없을 때는 매주 화·목요일에 열리는 원내대표단 회의 사전 준비를 하는 편이다"고 말했다.

 상임위 활동 외에도 이 의원은 '국회 동북아평화미래포럼'과 '기후변화와 그린뉴딜을 연구하는 의원모임' 등 의원연구단체와 민주당 K-뉴딜 그린뉴딜 분과위, 코로나19국난극복상황실 방역보건의료TF팀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 의원은 지난 두 달여간 '군 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과 '지방의료원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등 총 7개의 법안을 대표발의 했다.

 그는 "국회의원 활동의 첫 걸음으로 수십년째 답보상태였던 지역의 오랜 숙원부터 풀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군 공항 이전 특별법을 1호 법안으로 발의해 그동안 논의가 정체될 수밖에 없던 제도적 한계를 바꾸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에는 의료공공성 강화와 공공보건의료체계 재구성 관련 법안을 제·개정하고자하는 법안을 마련했다"며 "지방의료원 설립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하도록 하는 '공공의료 예타 면제 3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고 밝혔다.

 ● 지역과 민생에 더욱 중점

 당선 전 지역에서 의사로서 독거노인 주치의 맺기 운동 등을 이끌며 '마을 주치의' 활동에 열성적이었던 이 의원은 국회의원으로서 더욱더 지역과 민생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각오다.

 이에 '4일은 서울 국회에서, 3일은 광주 광산에서'라는 뜻의 '사서삼광'을 실천하고 있다.

 그는 "김대중 대통령이 늘 좋은 정치인이 되기 위해서는 민심의 바다에 깊이 뛰어들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던 것을 기억하며 만든 말"이라며 "늘 정치의 좌표로 삼고 민생의 어려움을 살피겠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매주 월요일 아침 지역사무소와 화상회의를 통해 지역 현안을 논의하고, 매달 주민과 함께 동네 곳곳을 살펴보는 지역 '톺아보기'를 진행해 왔지만, 최근에는 광주지역 코로나가 심각해지며 주민과의 대면 접촉이 어려워지자 새로운 '삼광'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최근에는 지역구인 광주 광산구 한 사회복지관에서 진행하는 유튜브 방송에 참여해 코로나로 외출이 어려운 어르신들을 위한 간편 체조, 손마사지, 대체식 전달 밥상 등 정보를 전달했다.

 그는 "코로나 장기화로 인해 새로 시작한 '비대면 관계맺기'가 어르신들이 겪을 수 있는 고립감이나 우울증 해소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잘못된 국회 관행 근절해야

 이 이원은 특히 지난 두 달여간 국회를 살펴본바 실질적인 '일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교섭단체 간의 합의에 따라 이행 여부를 결정하는 관행 등을 뿌리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21대 국회가 시작됐지만 미래통합당은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고 20대 국회 때보다 더 후퇴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정쟁에만 매달려 법안 심의에 힘을 쏟지 않고 사사건건 어깃장만 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래통합당의 여전한 행태를 지켜보면서 이런 관행과 문화를 고쳐가기 위해서는 법사위 개혁이 우선돼야 한다"며 "상임위와 법안심사소위 개최를 정기화하고 의무화함으로써 국회의원의 당연한 의무인 법안 심사 업무를 '교섭단체 간의 합의'에 따라 할지말지 결정하는 관행을 고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낡은 정치 행태를 보며 '대화'와 '토론', '설득'과 '타협'에 기반한 의회 민주주의에 대해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는 시각을 갖게 됐다.

 이 의원은 "모든 국회의원들이 대한민국의 미래 발전을 위해, 당리당략 차원에 머물지 않고 대승적 차원에서 성숙한 의회민주주의자로서 대화와 토론에 임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