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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된 저기압·태풍(4호 '하구핏')이 남긴 수증기… 물폭탄 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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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된 저기압·태풍(4호 '하구핏')이 남긴 수증기… 물폭탄 뿌렸다

▶최대 612㎜… 역대급 집중호우 원인은
고기압이 장마전선 못 밀어낸 ‘블로킹’ 발생
오늘 태풍 ‘장미’ 상륙… 내일까지 많은 비 예보

게재 2020-08-09 17:05:28
광주지역에 집중호우가 내린 지난 8일 광주 북구 신안교 일대 도로가 흙탕물로 침수돼 있다. 나건호 기자
광주지역에 집중호우가 내린 지난 8일 광주 북구 신안교 일대 도로가 흙탕물로 침수돼 있다. 나건호 기자

 최대 600㎜가 넘는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곳곳에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강한 습기를 머금은 정체정선이 형성됐기 때문인데 제5호 태풍 '장미'까지 북상 중이어서 더 많은 비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9일 광주지방기상청 등에 따르면, 지난 7일 오전 0시부터 이날 까지 누적 강수량은 담양 612㎜를 최대로 광주 533.7㎜, 화순(북면) 517.5㎜, 장성 457.5㎜, 나주 385.5㎜, 구례 351.5㎜ 등으로 집계됐다.

 시간당 최대 강수량은 광주공항 98.5㎜, 담양 봉산 87㎜ 등을 기록했다. 광주 공식 관측지점인 북구 운암동 기상청에도 8일 오전 6시부터 오전 7시 사이에 82㎜ 폭우가 쏟아졌다.

 ●기록적 폭우 원인은

 이처럼 기록적 폭우가 쏟아진 것은 강한 습기를 머금은 정체전선이 원인이다.

 기온이 높고 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찬 공기와 닿으면 가장자리를 따라 정체전선을 형성하는데, 이는 장마로 이어진다. 평년엔 정상적으로 북태평양 고기압이 찬 공기를 밀어내면서 자연스레 정체전선이 한반도 북쪽으로 이동하고 장마가 끝난다.

 하지만 올해는 고위도 지역에서 정체하거나 매우 느리게 이동하는 온난 고기압인 이른바 '블로킹'이 발생하면서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이 힘을 쓰지 못했다.

 지구 온난화로 시베리아의 기온이 평년보다 10도 이상 높아지며 뜨거워진 공기가 상승해 6월 중순부터 우랄산맥과 동시베리아의 대기 흐름을 막고 있는 탓이다.

 북극 기온이 이례적으로 높았던 점도 작용했다. 지난달 북극의 기온이 크게 높아지며 극지방 주위를 도는 제트기류가 약해졌고, 제트기류로 극지방에 갇혀 있어야 할 북극의 찬 공기가 우리나라가 위치한 중위도까지 남하하면서 북태평양고기압의 북상을 저지하고 있는 것이다.

 ●태풍 소멸로 북태평양 고기압 밀려나

 게다가 4호 태풍 '하구핏'은 중국에 상륙한 뒤 소멸했지만, 태풍이 남긴 수증기가 한반도로 유입됐고 한반도에는 강한 저기압이 만들어졌다.

 저기압이 동해로 빠져나가면서 한바탕 폭우를 쏟아냈고, 다시 저기압을 따라 찬 공기가 몰려오면서 북태평양 고기압을 남쪽으로 밀어냈다.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유입되는 수증기가 장마의 원인인데, 북태평양 고기압에 남쪽에 머물면서 남부지방에 강한 습기를 머금은 정체전선이 형성됐다.

 600㎜가 넘는 물폭탄을 쏟아낸 장마는 잠시 소강상태를 보였지만 제5호 태풍 '장미'가 형성돼 긴장을 늦출 수 없을 전망이다.

 태풍 장미는 현재 중심기압 1000hPa, 강풍반경 약 200㎞, 중심 최대풍속 초속 18㎞의 세력을 유지하며 북상 중이다.

9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 일본 오키나와 남남서쪽 600㎞ 부근 해상에서 제5호 태풍 '장미(JANGMI)'가 발생했다. 이번 태풍은 오는 10일 오후께 우리나라 내륙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된다.
9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 일본 오키나와 남남서쪽 600㎞ 부근 해상에서 제5호 태풍 '장미(JANGMI)'가 발생했다. 이번 태풍은 오는 10일 오후께 우리나라 내륙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된다.

 ●5호 태풍 '장미' 10일 상륙 예고

 태풍은 10일 오전 제주도 동쪽 해상을 지나 오후 중 남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올해 여름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첫 태풍이 될 예정이다.

 정체전선과 태풍에 동반된 비구름의 영향으로 10일부터 이틀간 광주·전남 지역에 비 피해가 예상된다.

 10일 새벽부터 밤까지 예상 강수량은 100∼200㎜다. 태풍 이동 경로와 가까운 지리산 부근은 최대 300㎜ 이상 많은 양이 내리겠다.

 남해안은 만조와 겹치기 때문에 침수 대비가 필요하다.

 태풍 장미는 내륙을 통과하면서 점차 힘을 잃어 10일 밤에는 동해상으로 진출하겠다.

 광주기상청 관계자는 "최근 많은 비가 내려 지반이 약해진 가운데 11일까지 많은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저지대 침수, 산사태, 축대 붕괴 등의 비 피해가 없도록 철저히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