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세대 문화담론> 코로나 시대가 아닌 '로컬·나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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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세대 문화담론> 코로나 시대가 아닌 '로컬·나의 시대'
김현혁 일프로콘텐츠연구원
  • 입력 : 2020. 10.15(목) 12:25
  • 편집에디터
김현혁 일프로콘텐츠연구원
이동의 자유가 제약받는 코로나의 시대에 해외여행 대신 국내여행이 급부상하고 있다. 그저 코로나 탓만일까. 대도시의 대형화와 기존 프랜차이즈의 획일화에 지친 사람들이 로컬 핫플레이스로 발걸음을 옮기는 것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이런 움직임은 코로나 전부터 시작되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들은 로컬을 시골, 변두리, 지방이 아닌 창조와 자기를 나타낼 수 있는 유니크한 장소로 여긴다. 남들이 많이 가는 곳보다는 각 지역 곳곳의 숨겨졌지만 힙한 장소를 찾아다니고 이를 SNS에 공유하는 것이 밀레니얼 세대의 트렌드이며 매력적인 인테리어와 감각적 서비스를 갖춘 로컬 핫플레이스들도 점점 더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우리는 주위에서 사회적 선망의 대상이 되는 대기업을 퇴직하고 자신만의 비즈니스를 구축하기 위해 지역으로 귀향·귀촌하는 세대들도 볼 수 있다. 사회에서 정해준 모범적이고, 보편적인 삶이 아니라 자신만의 가치 지향과 스스로 만족하는 나의 시대를 영위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상황들을 볼 때 리차드 플로리다(Richard Florida)가 제안한 '창조적 계급(creative class)'이라는 개념이 상당히 흥미롭게 다가온다. 창조적 계급은 예술가, 디자이너, 기업가, 법률가, 컨설턴트 등 스스로 창의성의 가치를 발생시키고 창의성을 고양하는 직업과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지칭한다. 창조적인 사람들은 풍부한 양질의 경험을 할 수 있고 모든 종류의 다양성에 대한 개방성을 가지고 있으며 창조적 사람으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인정받는 기회를 가진 지역을 선호한다.

이러한 창조적인 계급에게는 로컬은 자유롭고 독립적인 공간이다. 개성이 강하고 크리에티브한 사람들은 지역에서 그 일을 찾는다

제주도 해녀의 부엌이라는 식당 같은 경우 한예종을 졸업한 공연예술가가 수산물 위판장을 개조한 공간에서 해녀들의 이야기를 담은 연극을 선보였다. 해산물 요리를 맛 볼수 있는 식당이 있으며, 강원도 양양 서퍼비치는 군사제한 구역을 보라카이 컨셉의 서핑 전용 해변으로 만들며 많은 관광객과 서퍼들이 쇄도하고 있다. 이렇게 지역 공간을 활용해 자신만의 비즈니스로 창조할 뿐 아니라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는데 기여하고 있다.

매력적인 로컬과 공간 콘텐츠는 사람들을 모이게 만든다. 그렇게 모인 사람들은 다시 각자의 방법으로 지역을 더욱매력적으로 만들어간다. 매력적인 지역과 공간은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살기좋은 지역이 되어가며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낸다. 지역의 매력은 그 지역에 사는 사람들과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 이들을 만들어내는 문화와 커뮤니티에서 발생한다.

광주 또한 매력적인 로컬과 공간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무분별한 도시개발보다 로컬적인 지역문화와 그 특색을 살릴 수 있는 공간 확보, 크리에티브한 힙스터들이 그 공간에서 힙한 컨텐츠를 자유롭게 펼칠 수 있는 기회와 여건을 마련해 줘야 한다. 그래야만이 매력적이고 힙한 로컬, 나의 광주가 되지 않을까.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