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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 맞아야 하나요?"…독감 백신 공포증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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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 맞아야 하나요?"…독감 백신 공포증 확산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 6일새 총 9명
백신 포비아 확산…시민들 우려 가중
의사 “안전성 검사 완료 했지만… ”
의료계 “접종 전 주의사항 꼭 확인”

게재 2020-10-21 17:20:17
21일 오전 광주 동구 계림동의 한 내과. 독감 예방주사를 맞기 위해 사람들이 대기 중인 가운데 TV에서 사망 소식이 나오고 있다.
21일 오전 광주 동구 계림동의 한 내과. 독감 예방주사를 맞기 위해 사람들이 대기 중인 가운데 TV에서 사망 소식이 나오고 있다.

10월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독감(인플루엔자)이 공존하면서 비슷한 2개의 질병이 동시에 유행하는 상황인 '트윈데믹'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연이어 독감 백신 접종 이후 사망자가 발생하자 지역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반면 정부는 접종이후 사망자들이 꼭 백신으로 인한 것이라고 볼수 없다며 공포 확산 저지에 나서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1일 오후 충북 오송 질병관리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날 오후 4시30분 기준 사망 사례는 9건이 보고됐으며, 그중 8건에 대해 역학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청장은 브리핑에서 "백신 접종과 사망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전체 예방접종을 중단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앞서 제주, 대구, 경기도 등에서 독감 백신을 접종한 뒤에 50~60대 이상 고연령자들이 사망하는 사례가 잇따라 발생했다.

이에 앞서 인천지역의 A(17)군은 지난 14일 민간 의료기관에서 독감 예방접종을 하고 이틀 뒤인 16일 사망했다. A군은 평소 알레르기성 비염 외에 다른 질환이 없었고 접종 전후로도 특별한 반응이나 증상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A군이 맞은 백신은 신성약품이 조달한 물량이지만, 최근 논란을 빚어 중단한 상온 노출 백신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이어 대전에서는 지난 20일 사망자가 발생했다. 서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B(82)씨는 동네 의원에서 독감 백신 주사를 맞은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날 전북 고창군 상하면에서도 C(78)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C씨는 19일 동네 의원에서 백신을 접종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지난 19일 제주지역에서 독감 백신을 접종한 D(68)씨가 21일 오전 1시께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경기도 광명과 고양에서 백신을 접종한 2명이 숨졌고 대구시는 동구에 거주하는 70대 남성이 독감 예방접종 이후 사망했다.

이처럼 전국 각지에서 사망 사례가 나오자 백신을 맞은 사람은 물론 아직 맞지 않은 사람들도 강한 불안감을 표출하고 있다. 특히 백신이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인지에 대한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상온 노출과 백색 입자 검출 등 부적절한 문제에 '사망'이라는 부작용 문제가 더해지며 독감 백신 '포비아'(공포증)도 확산되고 있다.

광주 서구에 거주하는 박수현(27)씨는 "바쁜 일정이 부담돼 백신이 다시 나오자마자 주사를 맞았다"며 "사망자가 5명이나 나왔다. 사망자 중에는 노인뿐 아니라 고교생도 있어서 내가 잘못되지는 않을까 걱정이 크다"고 토로했다.

박씨는 "맞기 싫어하시는 부모님까지 설득해 다 같이 주사를 맞았는데 너무 후회된다"며 "아무 문제가 없기를 바랄 뿐이다"고 말했다.

여섯 살배기 아들을 둔 이윤주(39)씨도 "독감 주사를 맞은 사망자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어 너무 불안하다"며 "아이 예방접종을 빨리하려고 서둘렀다가 사망자 소식을 보고 마음을 접었다. 부작용인지, 주사의 성분에 문제가 있는 건지 정확한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접종을 미루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규서(35)씨는 "백색 입자 검출 문제가 있고 나서 백신 접종을 재개했지만, 찜찜한 마음에 주사 맞는 걸 미뤄왔다"며 "사망자가 계속해서 나온다면 무서워서 독감 백신을 접종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차라리 그냥 독감에 걸리는 게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전문가들은 시민들의 우려에 대해 백신 접종과 사망의 연관성은 적다며 선을 그었다.

광주 동구의 한 내과 의사는 "고령의 환자일수록 다른 합병증 여부를 고려해야 한다. 독감 백신에 100% 문제가 있다면 바로 쇼크가 오는 것이 일반적인 과정이다"며 "예방주사를 맞으면 4주 이내에 항체가 만들어지는데, 이 기간에 몸에 이상이 있으면 항체 생성이 어려울 수 있다. 사망과 연관성이 있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또 동구 계림동에서 내과를 운영하는 의사 이상명씨도 "독감 백신은 이미 안전성 검사를 끝내고 나온 것이다. 사망과의 연관성이 있을 가능성은 작다"며 "예방접종 시 안내받는 문진표 주의사항을 유의해야 한다. 천식 및 폐 질환, 심장 질환, 당뇨 등 다른 합병증의 증상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해나·도선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