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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이질 않는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 없는 전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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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정 의회

끊이질 않는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 없는 전남

의무화에도 22새 시군 중 10곳 '0'
6개 시군은 1명 뿐…구색맞추기
전담제 4곳 불과 …현장 인력난 호소
"역량 안키우면 제2의 정인이 사건"

게재 2021-01-14 18:15:16
아동학대 예방과 해결에 대한 공적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한 '아동학대전담공무원 제도'는 제대로 굴러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2017년 여수 아동학대방지시민모임 소속 회원들이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뉴시스
아동학대 예방과 해결에 대한 공적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한 '아동학대전담공무원 제도'는 제대로 굴러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2017년 여수 아동학대방지시민모임 소속 회원들이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뉴시스

입양아를 학대해 숨지게 한 '정인이 사건'이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전남에서도 한 해 2000명이 넘는 아이들이 학대로 고통받고 있다. 그러나 아동학대 예방과 해결에 대한 공적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한 '아동학대전담공무원 제도'는 제대로 굴러가지 못하고 있다.

전남 22개 시군 중 절반이 넘는 12개 시·군은 아예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이 없다. 전담 공무원이 배치된 10개 지자체 중에서도 6곳은 인력이 고작 1명에 불과하다. '제2의 정인이 사건'을 막기 위한 인프라 확충 등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4일 전남도에 따르면 최근 5년 사이 아동학대는 2배 넘게 급증했다. 2015년에는 1052건의 의심사례가 접수돼 이 중 757건이 실제 아동학대 사례였다. 2016년에는 1229건으로 62% 늘었고, 2017년은 1417건(15%), 2018년 1723건(22%)으로 증가세가 이어졌다. 지난 2019년에는 의심신고 2453건 중 2016건이 아동학대였고, 학대 의심으로 재신고가 접수된 경우도 238건에 달했다.

그러나 '방지책'은 더디기만 하다. 지난해 도입한 '아동학대전담 공무원 제도'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10월 정부가 도입한 제도다. 아동학대에 대한 공적 책임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 도입이었다.

민간기관인 아동보호전문기관이 맡았던 아동학대 조사업무를 지방자치단체로 이관했지만, 3개월이 넘도록 현장에선 겉돌고 있다.

전남 22개 시·군 중 아동학대전담 공무원을 배치한 곳은 목포, 순천, 나주, 구례, 영암, 무안, 신안, 화순, 함평 장흥 등 10곳에 불과하다. 그나마 목포와 순천, 영암, 무안 등 4곳만이 2명 이상을 배치했을 뿐 나머지 6곳은 고작 1명이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정부의 지침이 배경이다. 전담 공무원을 배치한 한 지자체 관계자는 "아동학대발생 50건당 1명의 요원을 배치하도록 돼 있어 일단 1명을 배치하기만 하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했다. 복지부가 정한 기준은 아동학대 신고 '50건당 1명'이다.

현장의 목소리는 다르다. 혼자서 업무처리를 하기에는 '과도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루 평균 3~4건의 사건이 접수되는데 아동 한 명당 만나야 할 사람도 보통 대여섯명에 달한다. 조사도 밤늦은 시간까지 이어지기 일쑤다. 가해자가 교사나 부모의 경우 근무시간을 피해야 하는 까닭이다.

한 아동학대전담 공무원은 "한 조사당 적어도 3일 이상 진행되고 이같은 상황이 계속 누적되고 있다"며 "24시간 근무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최소한 두 명 이상의 인원을 보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담 공무원의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아동보육 전문가는 "담당 공무원 역량을 키우지 않으면 예산과 인력을 아무리 늘려도 '제2의 정인이 사건'을 막기 어려울 것"이라며 "지속적인 교육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