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비행기 한 대도 못떴다… '올스톱 무안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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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비행기 한 대도 못떴다… '올스톱 무안공항'
이용객 100만명 달성 앞두고||지난해 코로나19에 직격탄||올해 사실상 운영 전면 중단||29일 재개…부활 신호탄 될까
  • 입력 : 2021. 04.11(일) 16:19
  • 김진영 기자
무안국제공항이 올해 비행기가 단 한 대도 뜨지 못해 사실상 '유령공항' 신세로 전락했다. 국제선 운영은 진작 끊겼고 국내선 노선도 지난해 11월30일 제주도 노선을 마지막으로 하늘길이 완전히 막힌 상태다.
무안국제공항이 올해 비행기가 단 한 대도 뜨지 못해 사실상 '유령공항' 신세로 전락했다. 국제선 운영은 진작 끊겼고 국내선 노선도 지난해 11월30일 제주도 노선을 마지막으로 하늘길이 완전히 막힌 상태다. 지난해 고사 위기를 호소했던 입점 업체가 있던 자리는 아예 셔터문이 굳게 내려앉았다. 코로나19 시대 무안국제공항이 처한 암울한 현실이다.

이달말 무안~제주 노선 운행 재개 소식은 그마나 위안거리다.

● 적막만 가득 무안공항 승강장

11일 찾은 무안국제공항. 무안광주고속도로를 질주해 도착한 무안공항 1·2층은 도착층과 출발층 모두 텅 비어있다.

탑승 수속 창구는 불이 꺼졌고, 바쁘게 짐을 실어 나르던 컨베이어 벨트 역시 멈췄다. 한때 공항 이용객들 차량으로 가득했던 주차장도 텅 비어 을씨년스러울 뿐이다.

승객들의 신분증 확인과 보안검색을 받던 출국장 안을 들여다보니 전기료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듯 완전 불을 끈 상태.

항공기 운행 스케줄을 알려주던 안내 화면은 빈 화면만 켜져 있었고 직원 몇 명만 우두커니 서 있을 뿐이었다.

지난해 "하루 평균 매출이 2만원"이라며 언제 재개될지 모르는 항공기를 하루하루 기다리며 간신히 버티던 한 입점 업체가 있던 자리는 결국 운영을 포기한 듯 불이 꺼진지 오래였다.

입국장은 한산한 분위기를 넘어 '적막함'까지 느껴졌다. 코로나 이전까지만 해도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는 모습이다.

● 적자 운영 반복하다 끊긴 하늘길

코로나19 여파가 미치기 전 무안공항은 전국 지방공항 중 이용객 증가율 1위를 기록하며 이용객 100만명 달성을 눈앞에 두고 '순항 중'이었다.

무안국제공항은 부지면적 258만㎡로 연간 14만회의 국제선과 국내선 운항을 처리할 수 있다. 2007년 개항한 뒤 2013년에서야 이용객 10만명을 넘기는 부침을 겪었지만, 중국 상해·장가계·싼야·태국 방콕·베트남 다낭 등 국제선을 늘리면서 2018년 이용객 50만명, 2019년 이용객 89만명 등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발목을 잡았다.

작년 1월만 해도 7만5657명의 이용객이 503편의 비행기에 몸을 실었는데 코로나19가 시작된 지난해 2월 이용객이 2만4214명으로 줄었다.

그 해 3월에는 832명으로 뚝 줄었고 그마저도 한 달 뒤 국내로 들어오는 국제선의 입국을 인천국제공항으로 일원화하면서 운항이 전면 중단됐다.

4개월 뒤인 7월 17일 무안~제주 구간 국내선 운항을 재개하기로 결정하면서 다시 활력을 불어넣는 듯 했지만 적자 운영을 면치 못했다.

당시 무안~제주 구간을 주 4회 운항하기로 했지만, 내수 수요가 부족한 전남지역 국내선으로는 비행기 정원을 모두 채울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적게는 2회에서 많게는 20회 수준의 '식물 공항' 수준에 전락했고 지난해 11월30일을 마지막으로 다시 모든 하늘길이 끊겼다.

24편 비행기에 2600명 이용, 화물 12톤. 코로나19 이전 10분의 1 수준에도 못미치는 무한국제공항의 마지막 성적표다.

● 29일 운항 재개…부활 신호탄 될까

지난해부터 하늘길이 완전히 끊긴 무안국제공항이 조심스럽게 공항 재개를 준비하고 있다. 29일부터 국내 저비용항공사인 제주항공이 무안~제주 노선을 주 4편(금~월) 부정기 운항하기로 결정하면서다. 이용객 추이에 따라 정기선 전환과 증편도 검토할 방침이다.

전남도 무안공항 활성화에 힘을 보탠다. 도는 무안국제공항 운항 재개를 지원하기 위해 5월 중 '남도 여행 보물찾기 및 무안국제공항 활성화' 공모전을 개최할 계획이다.

하지만 부활까지는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광주민간공항과 국내선 수요를 나눠 갖는 까닭에 항공 수요를 감당하기 부족한 까닭이다.

무안공항은 해외관광수요 위주여서 코로나19 상황이 끝나지 않는다면 결국 적자 운영을 반복하다 중단된 지난해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박철원 전남도 도로교통과장은 "우선 국내선 활성화에 최선을 다하고, 코로나19 극복 후 국제선 재운항에 대비해 기반 및 편의시설을 확충하는 등 준비를 하고 있다"며 "인천공항에 집중한 화물기를 서남권 거점공항인 무안공항으로 분산토록 요청하는 등 활성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진영 기자 jinyou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