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주여성, 도내 취약계층 취·창업 조력자로 거듭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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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
결혼이주여성, 도내 취약계층 취·창업 조력자로 거듭난다
9월까지 12명 대상 양성과정 진행||직업·심리 상담, 노동 법규 등 교육||새일·자가센터 등 연계 인큐베이팅||이주여성 일자리 발굴·연계 선순환
  • 입력 : 2021. 04.21(수) 16:35
  • 오선우 기자
지난 12일 전남여성가족재단에서 '2021 다문화여성 일자리상담사 양성 인큐베이팅' 과정이 열렸다. 전남여성가족재단 제공
결혼이주여성을 포함한 다문화가구의 취업난은 지역을 막론하고 오래전부터 풀리지 않는 숙제였다. 해결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날이 갈수록 커지는 것에 비해 정부와 정치권은 오히려 대안 제시에 소극적이다.

지난 4·7재보궐선거만 보더라도, 출마한 몇몇 후보들은 외국인 유권자의 표를 의식해 투표를 독려했지만, 정작 공약에는 외국인 유권자를 포함한 다문화가구를 위한 내용은 없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재보궐선거 유권자 중 외국인은 4만2246명에 달했다.



통계청 자료를 봐도 대한민국에서 다문화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결코 적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19년 기준 전국의 다문화가구는 106만2423명이다. 이중 전남이 차지하는 비율은 4.6%(4만8652명)지만, 지역인구 대비 비율을 보면 2.72%로 전국 최고 수준이다. 전국 평균(2.05%)을 훨씬 웃도는 것은 물론이고 2위인 충남(2.59%)과의 차이도 작지 않다. 가장 비율이 낮은 대구(1.33%)와 비교하면 두 배가 넘는 수치다.

전남도가 올해 결혼이주여성을 전문적인 일자리상담사로 양성하려는 이유다. 그동안 동정과 도움의 대상으로만 여겨졌던 결혼이주여성의 사회·경제적 정착을 돕는 것은 물론, 지역 내 취업취약계층의 취·창업을 돕는 조력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21일 전남도에 따르면, 전남여성가족재단은 지난 12일 개강한 '2021 다문화여성 일자리상담사 양성 인큐베이팅' 과정을 오는 9월까지 진행한다.

이번 과정에는 중국, 베트남, 몽골 등 6개국에서 온 12명의 결혼이주여성이 참여했다. 지난해(10명)보다 2명 늘린 수치다. 총사업비 8000만원을 들여 진행하는 이번 교육 과정은 상담사 교육(3000만원)과 인큐베이팅(5000만원) 순으로 이뤄진다.

상담사 교육은 한국어 능력을 보유한 결혼이주여성을 전문 일자리상담사로 양성하는 과정이다. 지난 12일 개강해 오는 6월11일까지 4개월간 도내 결혼이주여성 12명을 대상으로 교육 중이다.

교육 과정으로는 △직업 심리학·상담학·정보론 △노동 시장론·법규 △다문화·성인지 감수성 교육 △이주여성 맞춤형 모의 직업상담 실습 등이 150시간에 걸쳐 구성됐다.

교육 수료한 이후에는 7월부터 9월까지 3개월간 인큐베이팅을 통해 실무경험을 배양한다. 전남 시·군 및 여성일자리지원기관과의 연계를 통해 시간제 일자리상담사로 배치해 현장감을 익힌다. △이주여성 대상 취·창업 상담업무 수행 △구인처·구직자 발굴 및 상담 △취업 연계 및 알선 △직업교육훈련 △사후관리 등의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올해 과정에 참여한 한 교육생은 "이론과 실무를 함께 익힐 수 있어 상담 능력과 경력 개발에 도움이 되는 유익한 과정인 것 같다. 획일적인 직업 선택에서 벗어나 다양한 직업 분야를 모색할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며 "교육에 성실히 임해 무사히 수료한 후 직업상담사 국가고시에 도전해 같은 이주여성의 취업을 일선에서 돕는 전문가로 성장하겠다"고 했다.

안경주 전남여성가족재단 원장은 "교육에 참여한 이주여성들이 모쪼록 모국 문화와 언어 능력을 활용해 결혼이주여성 맞춤 전문 일자리 상담사로 성장하는 것에 대해 자부심을 갖기를 바란다"며 "전남 지역 이주여성의 일자리를 발굴하고 연계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데 힘써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오선우 기자 sunwoo.oh@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