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10월 고흥 하늘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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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군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10월 고흥 하늘 가른다
고흥 나로우주센터서 준비 착착||위성보다 위성모사체 안착 초점||성공땐 7대 우주강국 합류 쾌거
  • 입력 : 2021. 09.22(수) 15:18
  • 김은지 기자

한국형발사체 누리호의 인증모델(QM)이 지난 6월 1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대 인증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순수 국내 기술로 제작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다음 달 말 고흥 하늘을 가르며 우주를 향해 발사된다. 누리호가 성공적으로 우주로 날아갈 경우 자체 발사체로 위성을 쏘아 올린 세계 7번째 국가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2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 따르면 누리호 비행모델(FM)은 발사 점검의 마지막 관문인 발사 전 비연소 종합시험(WDR)을 최근 성공적으로 끝내고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오는 10월21일로 예정된 1차 발사를 대기 중이다.

과기부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함께 이달 초 '발사 전 비연소 종합시험(WDR)'을 진행했으며 발사에 기술적 문제가 없음을 확인했다. WDR이란 영하 183도의 산화제를 투입했다 빼내는 과정을 통해 발사체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절차로, 누리호 비행모델은 단 한 번에 WDR을 통과해 순조롭게 최종 발사 작업을 준비 중이다.

누리호는 이전의 '나로호'와 달리 엔진부터 국내 제작됐으며 독자적인 기술로 개발됐다. 아파트 17층 정도의 높이(47.2m), 총중량 약 200톤에 달하는 누리호는 75톤급 액체엔진 4기가 묶여있는(클러스터링) 1단부와 75톤급 액체엔진 1기로 이뤄진 2단부, 7톤급 액체엔진 3단부로 구성된다.

누리호는 1.5톤급 더미(모사체) 위성을 싣고 하늘로 발사되는데, 1단부는 대기권을 돌파하는 데 쓰이고 2단부는 우주 공간으로 이동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후 3단 로켓이 600∼800km 상공의 지구 저궤도에 올리면 발사는 성공한다.

성공한다면 처음으로 우리 위성을 독자적으로 쏘아 올리는 셈이다. 우리나라 위성은 세계 7대 강국으로 평가되지만 우주 발사체는 미국, 중국, 러시아, 유럽, 일본, 인도 등에 비해 상당히 뒤처져 있다. 오는 10월 나로우주센터에서 한국형 발사체를 날려 보내는 것은 우주 발사체 자립의 첫 출발점이다.

발사관리위원회는 이달 중 회의를 열고 1차 발사 가능일을 확정할 계획이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발사 예정일은 내달 21일이다.

발사체 종합조립동에서 총조립을 마친 누리호는 발사 하루 전날 발사대로 이송되며 온도와 바람 등 날씨에 따라 발사일이 변경될 여지는 있다. 특별한 이슈가 없다면 해당 날짜를 전후로 고흥군 외나로도에 위치한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된다.

누리호는 위성보다는 발사체에 초점을 맞춰 개발됐다. 이 때문에 이번 발사 때는 1.5톤의 위성모사체가 실린다. 누리호가 탑재체들을 700㎞ 태양동기궤도에 올려놓고 위성모사체가 목표 궤도에 안착해야 발사 성공으로 기록될 수 있다.

정부는 누리호 발사를 시작으로 '뉴 스페이스(New Space) 시대'를 열 계획이다. 정부가 개발 사업을 제시하고 기업이 따라오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민간이 우주개발을 주도, 국가 우주 산업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정부는 누리호 1차 발사의 성공 여부와 관계없이 오는 2022년 5월 2차 발사도 준비 중이다. 누리호 발사가 성공하면 발사체 성능 신뢰를 높이기 위해 4차례 더 발사한다.

조황희 과학기술정책연구원 국가우주정책연구센터장은 "인공위성 시장이 빠르게 확장되고 있는 만큼 우주공간에 올릴 발사체 기술 확보가 관건"이라며 "우리가 만든 위성을 우리 발사체로 쏘아올리는 일이야말로 향후 경제적, 안보적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말했다.

한국형발사체 누리호의 인증모델(QM)이 지난 6월1일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대 인증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달 26일 발사대로 이송돼 기립장치에 장착된 누리호 비행 기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김은지 기자 eunzy@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