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지역 정가 등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은 이번달 말 국민의힘 경선 토론회가 끝난 뒤 내달 초 광주를 방문해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는 일정 등을 검토 중이다. 호남 방문 일정은 확정 전이지만 당내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가 11월5일로 예정돼, 그 전에 방문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윤 전 총장의 광주 방문은 '전두환 옹호 발언'으로 공분을 산 호남 민심에 사과하고 진정성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또한 '개 사과 사진'으로 국민적 공분이 커진 만큼 다음달 1일부터 시작되는 여론조사에서 성난 민심을 달래는 등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 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그러나 윤 전 총장의 광주 방문 계획에도 성난 호남 민심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윤 전 총장의 광주 방문 계획이 알려지면서 이용섭 광주시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150만 광주시민은 윤석열 후보의 이번 광주 방문을 강력히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이 시장은 "5·18 원흉 전두환을 찬양하는 것도 모자라 '개 사과 사진'으로 또 한 번 광주시민을 우롱하고 짓밟은 윤석열 예비 후보가 도대체 무슨 의도로 광주를 방문하겠다는 것인지 광주시민은 이해할 수 없다"며 "저열하고 천박한 역사관을 드러내고도 진정성 있는 사죄 한마디 없이 오만과 독선으로 일관하고 있는 윤 후보에게 광주를 '정치쇼 무대'로 내어줄 생각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나아가 윤 전 총장의 대선 후보 사퇴를 촉구하는 각계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날 호남지역 518명의 교수들은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전 총장이) 반민주적 인권탄압을 자행해온 독재정권의 대명사 전두환을 따라 배우겠다는 망언으로 자신의 역사관과 정치관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며 "다시 한번 '개 사과'로 호남인을 개보다 못한 사람으로 조롱한 것에 대해서 치 떨리는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분노하며 윤 전 총장의 즉각 사퇴를 촉구했다.
'전두환 옹호 발언'과 '개 사과 사진' 등 파문을 일으킨 윤 전 총장이 책임당원들에게 "어떤 것도 저들의 공격 거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는 문자를 보낸 것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윤 전 총장이 광주시민에겐 공식적으로 사과했지만 국민의힘 내부에서 억울한 태도를 취하는 등 이중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용빈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스스로 자초한 '전두환 망언'과 '개 사과'에 대해 무엇이 잘못인지조차 여전히 모르는 태도"라며 "공식적으론 '송구하다'며 잘못을 구하는 척하다가 자기 편 앞에서는 '저들의 공격거리'라며 마치 희생양이 된 듯 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면담과 광주 방문 예고 정도로 스스로 면죄부를 주겠다는 계산이었다면 결과적으로 광주 시민을, 대한민국 국민을 우습게 봤다고밖에 볼 수 없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최소한의 양심과 역사에 대한 이해를 갖췄다면 '5·18정신'과 '전두환 찬양'을 한입으로 말 할 순 없다"며 "광주 방문을 자신의 죗값에 대한 알리바이로 삼지 마라"고 경고했다.
최황지 기자
최황지 기자 orchid@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