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과 연대의 상징 '광주주먹밥' 일상속 자리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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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나눔과 연대의 상징 '광주주먹밥' 일상속 자리잡다
브랜드화 3년, 판매점 32곳으로 ||조미료 안쓰고 건강한 재료 엄선 ||“엄마가 아이 먹이고 싶은 음식” ||판로·전국 유통 등 확대 과제로
  • 입력 : 2021. 11.29(월) 17:34
  • 곽지혜 기자

다르다김밥주먹밥의 광주주먹밥 메뉴인 '오미주먹밥'과 한우, 김치 등 다양한 속재료의 주먹밥.

1980년 5월, 계엄군에 맞선 시민들을 위해 어머니들이 소금 한 꼬집을 넣어 흰쌀밥을 뭉쳐 만들었던 주먹밥의 맛과 형태는 다양해졌지만, 그 안에 담긴 먹는 이를 위한 마음과 공동체 정신은 변함이 없다.

나눔과 연대의 상징인 '주먹밥'을 광주 대표 음식으로 육성하기 위한 광주주먹밥 브랜드화 작업이 3년째 진행 중이다.

지난해부터 진행된 광주주먹밥 판매점 확대 사업에 따라 현재 광주에는 주먹밥 제조원 1개소와 전문점 3개소, 일반취급점 14개소, 휴게음식취급점 14개소까지 총 32개 업체가 '광주주먹밥' 이름을 걸고 주먹밥을 판매하고 있다.

그중 동구 동명동에서 9년째 주먹밥을 만들어 팔고 있는 '맘스쿡'과 광주에서만 3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는 '다르다김밥주먹밥'은 좋은 재료와 주먹밥 메뉴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으로 '광주주먹밥'의 자긍심을 지키고 있다.

맘스쿡의 묵은지 불고기쌈 주먹밥과 강황불고기 주먹밥, 매웁닭 주먹밥. 나건호 기자

● 엄마의 손맛으로 만든 '맘스쿡'

광주의 대표 음식문화거리인 동명동에 위치한 '맘스쿡'은 학교와 학원가가 즐비한 주변 환경에 걸맞게 주먹밥을 비롯한 몇가지 분식류를 판매하고 있는 식당이다.

맘스쿡은 '광주주먹밥' 브랜드화 이전에도 주먹밥을 주메뉴로 내세웠던 곳으로 다른 곳과는 조금 다른 모양의 주먹밥을 대표 메뉴로 내세우고 있다.

지난 2019년 광주대표음식 레시피개발경연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한 묵은지 불고기쌈 주먹밥은 국산 배추로 담근 묵은지에 깻잎과 소고기, 밥, 우엉, 특제소스를 얹어 김밥처럼 말아낸 것이 특징이다.

동글동글한 모양의 주먹밥과는 차이가 있지만, 김밥처럼 썰어낸 모양에 한입 크기로 먹을 수 있고 맛까지 훌륭해 가장 인기 있는 메뉴 중 하나다.

만드는 법은 간단하지만 감칠맛 나는 묵은지와 식감을 위해 부채살만을 고집하는 등 건강한 재료에 온 힘을 쏟는 김 대표의 고집은 손님들의 발걸음을 이어지게 하는 첫 번째 비결이다.

김현경(52) 대표는 "2013년부터 주먹밥 메뉴를 만들어 팔기 시작했는데, 어느새 9년이 지났다는게 믿기지 않는다"며 "그때 초등학교, 중학교에 다니던 아이들이 성인이 돼서 찾아와 주먹밥을 달라고 하면 그때만큼 보람된 순간도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맘스쿡의 단골손님은 중·고등학교 학생들이다. 이른 아침 등교길이나 하교 후 학원 수업을 가는 도중 든든한 식사이자 간식으로 주먹밥을 찾는다.

김 대표는 "학생들이 와서 주먹밥만 포장해서 가는 경우도 많고, 아이들을 먹이기 위해 엄마들이 주문하는 경우도 많다. 아무래도 오신 분들은 조미료도 쓰지 않고 건강한 재료로 음식을 만드는 것을 아시니까 다시 찾아주시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이어 "주먹밥을 드시다가 광주주먹밥 팻말을 유심히 보는 손님들이 있다. 그런 분들에게 광주주먹밥의 의미를 설명해주는 것도 일과 중 큰 기쁨이다"며 "앞으로도 광주 정신이 담긴 주먹밥을 더 건강하고 맛있게 만들어 손님들에게 대접하고 싶다"고 밝혔다.

다르다김밥주먹밥의 오미모듬주먹밥.

● 건강한 맛 '다르다김밥주먹밥'

10년 전 광주에서 김밥집으로 시작해 현재 봉선점, 상무점, 수완점 등 3개 점포와 광주신세계 푸드코트에 입점해 있는 다르다김밥주먹밥은 인천지역까지 진출하며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광주주먹밥 판매점이다.

광주주먹밥의 역사가 시작된 1980년 광주에서 태어난 황지훈(41) 대표는 광주 그리고 전라도에서 시작된 음식점답게 5·18의 가치를 녹아내기 위해서는 지역에서 나고 자란 건강한 재료를 사용해야 한다고 믿는다.

참치마요, 볶음김치, 치즈, 김치참치, 한우불고기 등 다양한 속재료의 주먹밥을 판매하고 있는 다르다김밥주먹밥에서는 광주산 김치와 전남에서 자란 유기농쌀, 전라도산 한우 등을 사용한다.

특히 5가지 주먹밥 메뉴를 맛볼 수 있는 '오미주먹밥'은 기존의 삼각형 모양이 아닌 동글동글한 주먹밥 모양을 살려 광주주먹밥의 의미를 더했다.

최근에는 볶음김치를 속재료로 넣고 밥을 뭉쳐 튀긴 튀김주먹밥을 개발하는 등 손님들이 더욱 다양한 방법으로 주먹밥을 접할 수 있도록 메뉴 개발에도 분발하고 있다.

황 대표는 "쌀이 주재료인 주먹밥이 만들기 쉬워 보이지만, 드시는 분들 입장에서는 보온성이나 손으로 들고 먹을 수 있을 만큼 실용적인가 하는 부분에서 고민이 많았다"며 "광주주먹밥이 우리 지역에서 얼마나 큰 의미를 지녔는지 알고 있는 만큼 대충 만들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재 다르다김밥주먹밥의 매출 중 주먹밥이 차지하는 비중은 30%가량이다. 장사를 하는 입장에서 시장성도 중요하지만, 가치성을 우선시한다는 황 대표의 마인드에 걸맞게 광주주먹밥 브랜드화를 위해서도 끊임없는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광주주먹밥이 실질적인 브랜드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다양한 판매점에서 주먹밥을 접할 수 있도록하는 것도 좋지만, 보다 전문화된 부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황 대표는 "브랜드화를 위해서는 많은 점포보다는 한곳에 집중해 광주주먹밥의 유일성이나 전문화 느낌을 줘야 가능성이 높다"며 "주먹밥 메뉴의 경우는 베이커리화 해 언제든지 손님들이 골라갈 수 있도록 하거나, 전국으로 유통하는 방법도 고민해볼 가치가 있다"고 전했다.

다르다김밥주먹밥 수완직영점 내부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