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길 떠난 배은심 여사… 눈물의 영결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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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먼 길 떠난 배은심 여사… 눈물의 영결식
남편 이병섭씨 옆 망월동 8묘역 안치||유족 “5남매 엄마 아닌 만인의 어머니”
  • 입력 : 2022. 01.11(화) 16:27
  • 도선인 기자

11일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고 이한열 열사의 모친 배은심 여사의 노제에서 시민들과 유족들이 헌화하고 있다. 나건호 기자

마지막 길 떠나는 배은심 여사를 애도하는 것일까. 오전부터 하늘에서 눈발이 날렸다.

11일 5·18민주광장에서 6월 항쟁의 주역 고 이한열 열사의 모친이자 평생 집회현장을 지킨 민주화의 어머니인 배은심 여사의 영결식이 진행됐다.

광장을 꽉 채울 만큼 정치권 각계각층 관계자들과 서울에서 내려온 연세민주동문회 회원 등 시민들이 모여 배 여사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앞서 '민주의 길 배은심 어머니 사회장' 장례위원회는 전날인 10일 밤 빈소가 차려진 광주 동구 조선대학교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추도의 밤' 행사를 열었다.

이날 오전 10시 조대병원 장례식장에서 발인을 끝낸 운구행렬은 5·18민주광장에 도착 사회장 노제에 참여했다.

노제는 이경란 이한열기념관장이 사회를 봤으며 △민중의례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인사말 및 추도사 △헌화 등 순으로 진행됐다. '민주유공자법' 제정을 강조하는 고인의 생전 인터뷰 영상이 상영되기도 했다. 많은 시민이 황망함과 비통함에 눈물을 훔쳤다.

유가족과 오월어머니회, 시민 등이 11일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고 이한열 열사의 모친 배은심 여사의 노제에서 묵념하고 있다. 나건호 기자

김재하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추도사를 통해 "배은심 어머니의 35년은 오롯이 이한열과 함께한 시간이었다"며 "이한열 열사와 어머니가 바라던 '그날이 오면' 우리는 영원히 이들을 추억하겠다"고 말했다.

박봉주 광주·전남추모연대 공동대표도 "전태일 열사의 모친 이소선 여사와 박종철 열사의 부친 박정기 아버님처럼 배은심 여사의 또 다른 이름은 '이한열의 어머니'였다"며 "아들을 향한 그리움에 항상 표정이 무거웠던 배은심 여사가 활짝 웃을 때는 각종 집회 및 추모제에 모인 많은 대학생을 바라볼 때였다"고 회상했다.

배 여사의 장녀 이숙례 씨는 "많은 분이 엄마 가시는 길을 보기 위해 여기 광장에 모여 있다"며 "'배은심'은 우리 5남매의 엄마만이 아닌 만인의 어머니로 자리 잡고 있었음을 오늘 깨닫는다. 먼저 떠났던 우리 아버지와 한열이 만나서 이젠 편히 쉬길 바란다"고 말했다.

노제가 끝나고 오후 1시30분 하관식이 진행됐다. 장지는 남편 이병섭씨 묘 바로 옆인 망월동 8묘역에 안치됐다. 이한열 열사가 묻힌 민족민주열사묘역에서 직선거리로 1㎞가량 떨어져 있다.

고 배은심 여사의 사회장이 거행된 11일 광주 북구 망월동 민족민주열사 묘역에 잠든 아들 이한열 열사의 묘역에 들른 후 영정 사진을 나란히 놓고 추모하고 있다. 배은심 여사는 8묘역 남편의 묘소 옆에 안치됬다. 나건호 기자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