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과거 역사 사과 위해 광주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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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일본 과거 역사 사과 위해 광주 방문"
하토야마 전 총리 5·18묘지 참배||노재헌 동아시아센터장과 동행 ||나주학생독립운동기념관 방문도 ||“괜찮다 말할 때까지 사과해야”
  • 입력 : 2022. 10.06(목) 17:13
  • 정성현 기자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가 6일 오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 찾아와 오월단체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정성현 기자

하토야마 유키오(76) 전 일본 총리가 6일 광주를 방문해 오월 영령에 참배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이날 오후 2시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노재헌(56)·부인 하토야마 마유키(80) 씨와 함께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한 오월 영령의 넋을 기렸다.

참배에 앞서 민주의 문 방명록에는 일본어로 '민주화 운동을 위해 애쓰신 오월영령 영웅들에게 감사드리며'라고 적었다.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가 6일 오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참배하기 앞서 민주의문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김양배 기자

헌화와 분향을 마친 그는 5·18 공법단체인 부상자회 임원들과 함께 영혼 결혼식의 주인공 윤상원·박기순 열사 묘역을 찾아, 항쟁 당시 사연에 귀를 기울이고 두 손을 가지런히 모아 추념의 뜻을 전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또 80년 광주항쟁을 이끈 박관현 열사·행방불명자 묘역을 둘러보며 5·18 역사에 대해 곱씹었다.

그는 이 곳에서 "평소 한국의 역사에 관심이 많았던 만큼, 뼈아팠던 '광주의 과거'를 평생 잊지 않겠다"며 "특히 5·18 영웅들의 이야기에 몹시 감동 받았다. '임을 위한 행진곡의 주인공'이 실존했고, 여기에 묻힌 윤상원·박기순 열사라는 사실에 몹시 놀랐다"고 전했다.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가 6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한 후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인 노재헌씨와 함께 묘역을 둘러보고 있다. 김양배 기자

참배를 마친 하토야마 전 총리는 오월단체와 함께 5·18추모관·유영보관소 등을 거닐며 △오월의 세계화 △오월 광주 정신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부상자회 소속으로 참배에 참여한 '마지막 가두방송 진행자' 박영순(64) 씨는 "광주의 5·18은 이제 지역을 넘어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하토야마 전 총리가 민주묘지를 방문해 과거를 사과하고 영령을 기린 것은 몹시 반가운 일"이라며 "이번 참배에 노재헌 씨가 많은 역할을 했다고 들었다. 이제 (5·18이) '화합과 봉합'의 시기로 가고 있는 만큼, 하루 빨리 제대로된 진상규명 등을 통해 그의 진정 어린 사과와 행동들에 대해 답변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동행했던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장은 "하토야마 전 총리는 평소 한국에 대한 관심도 높지만, (일본의) 과거사에 대해서도 꾸준히 사죄를 해오던 분이다"며 "이런 그의 행동에 영향을 많이 받았다. 이번 일정도 그래서 추진됐다. 오늘 5·18 민주묘지 방문을 통해, (희생자·유가족에게) 진솔된 사과와 사죄의 진심이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가 6일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인 노재헌씨와 함께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헌화·분향 한 후 윤상원 열사 묘역에서 참배하고 있다. 김양배 기자

하토야마 전 총리는 이에 앞서 이날 오전 일제강점기 독립운동 역사가 담긴 나주학생독립운동기념관을 방문해 일제 침략에 대한 사죄의 뜻을 밝혔다.

시종일관 엄숙한 표정으로 기념관 관람을 마친 하토야마 전 총리는 취재진이 소감을 묻자 "식민지 시대에 일본인들이 차별을 한 일에 대해 다시 한번 알 기회가 됐고, 사죄하고 싶은 마음 뿐"이라며 "당시 상처를 입고 피해를 받으신 분들이 더는 사과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할 때까지 일본이 계속 사과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과 일본의 역사를 바로 이해하고 양국 간 관계회복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6일 광주를 찾은 하토야마 전 총리는 국립5·18민주묘지 참배 후 전남대학교 용봉포럼 행사에 참석해 강연을 진행했다.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 관계자들과 오월단체 임원들이 오월 영령 참배를 마치고 국립5·18민주묘지를 빠져나가고 있다. 정성현 기자

정성현 기자 ju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