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터치] 소리로 질병을 치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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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터치
[과학터치] 소리로 질병을 치료한다?
소리는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하기 위해 오래전부터
다양한 형태로 사용돼 왔다
  • 입력 : 2015. 07.31(금) 00:00
소리로 질병을 치료한다? 황당해 보이지만, 소리는 오래전부터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로 사용돼 왔다. 예를 들어보자.

신장 결석은 등이나 옆구리에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매우 심한(생애 최악 또는, 출산의 고통보다 심한) 통증을 유발한다. 과거에 의사는 대부분 수술을 통해 결석을 제거했다. 환자는 수술과 회복을 위해 장시간 입원해야 하고 수술 후 환자의 신장의 기능은 크게 저하되었다. 그러나 현재 결석 환자의 대부분은 수술을 받지 않고, 충격파 (소리)를 이용하는 체외 충격파 쇠석술 (ESWL)로 결석을 분쇠한다 (그림).

이외에도 체내(심장, 폐, 내장)의 소리를 듣고 진단하는 청진기로부터, 태아의 상태를 확인하는 초음파 영상, 충격파 통증 치료, 수술하지 않고 초음파로 암 조직을 제거하는 하이프 나이프 (HIFU Knife), 조직의 재생, 부종 감소, 안압 저하, 약물 전달 등 다양한 치료 효과를 얻는 저강도 초음파 등 소리가 의학적으로 활용되거나 시도되는 예가 많다.

본 강연에서는 소리의 물리적인 특성을 설명하고, 소리가 질병의 진단과 치료에 활용되는 대표적인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강연 내용

소리(音, sound)는 학술적으로 '물질을 통해 역학적인 에너지가 전파되는 현상'으로 기술할 수 있다. 이러한 파동 현상은 음 센서를 이용하여 음파 (sonic wave) 신호로 기록할 수 있다. 음파 신호의 주파수, 크기 및 파형은 각각 소리의 높이(pitch), 세기(intensity) 및 음색(tone)을 결정한다.

음파는 전파할 때 물질의 구조 및 파동의 특성에 의해 반사, 회절, 투과를 한다. 전파 과정에서 음파는 물질과 상호 작용을 통해 에너지를 소실하면서, 물질의 온도를 높이거나 (열적 효과), 물질에 힘을 가하거나 (역학적 효과) 또는 드물게 화학적인 반응을 유도한다.

종종 좁은 의미로 '소리'는 인간의 청각 기관이 인지할 수 있는 20-20,000 Hz 범위의 (가청)주파수를 가지는 음파를 지칭한다. 이러한 소리는 소통의 수단이며 예술적 표현을 위한 음악의 매체가 된다. 소리는 소리 그 자체의 특성에 따른 심리적인 반응을 유발하며, 소리가 담고 있는 언어적인 또는 음악적인 내용과 어우러져 마음을 움직이는 강력한 메시지를 담는다. 이를 치료적으로 활용하면 언어 치료 또는 음악 치료가 된다.

인간의 청각 기관으로 감지할 수 없는 소리인 수 MHz 대역의 초음파 (ultrasound)는 파장이 밀리미터 이내로 작아 좁은 영역으로 집속이 가능하다. 체내로 투사된 수 MHz 대역의 초음파는 인체 구조에 따라 반사되며 이는 초음파 영상의 이론적 근거가 된다. 초음파 영상은 태아의 진단으로 위해 사용되기 시작한 이후 이제 거의 모든 진료 영역에서 사용되는 진단 기술이다.

공명된 소프라노의 노래 소리는 간혹 유리잔을 깨뜨릴 정도로 강력하다. 초강력 초음파 펄스 (충격파)를 체내의 결석에 집속해 조사하면, 수술하지 않고 결석을 분쇠할 수 있다. 체외 충격파 쇠석술 (ESWL)은 현재 대부분의 결석 환자에게 처방되는 혁신적인 치료술이다. 또한 충격파는 조직이 딱딱해지면서 주변 조직에 상처를 주는 석회화 (calcification)로 인한 근골격계 통증을 치료하는 효과를 보이고 있다.

고강도 초음파를 연속적으로 체내의 암 조직에 집속하면, 주변 정상 조직은 상하지 않고 암 조직만 선택적으로 열 괴사시킬 수 있다. 이러한 고강도 집속형 초음파 (HIFU, High Intensity Focused Ultrasound) 수술은 최근 비약적으로 발전한 컴퓨터 및 영상 기술 (엑스선 영상, 초음파 영상, MRI)과 결합해, 적절한 에너지의 초음파를 치료 부위에 정확히 조사할 수 있게 되면서 임상적으로 실용화되고 있다. HIFU 수술은 모든 형태의 고형암 수술에 활용이 가능하고, 방사선 치료에 비해 안전성이 높으며, 치료 후 면역력이 저하하지 않는 특징을 보인다. 최근에는 MRI 영상과 결합하여 두개골을 열지 않고 HIFU를 이용하여 수전증을 유발하는 부위 (시상)를 수술하여 치료 효과를 얻고 있다.

고강도 초음파를 이용한 수술과 대비해, 다양한 생물학적인 효과를 유도하는 저강도 초음파 (LIUS, Low Intensity Ultrasound)를 이용하면 연골 및 혈관 조직 재생, 피부를 통한 약물 전달, 항체 또는 유전자 전달, (뇌)부종 치료, 초음파 녹내장 치료, 초음파 상처 치료 촉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LIUS 치료가 실용화되기 위해서는, 치료에 관련된 소리의 세포 생물학적인 효과를 규명해야하고 및 치료 효과를 높이는 초음파의 특성을 파악하는 연구가 요구된다.

●실험실ㆍ연구자 소개

제주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의공학교실 최민주 교수 실험실은 소리를 이용해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최민주 교수는 1987년부터 영국에서 최초로 ESWL을 시술하기 시작한 런던 세인트토마스병원에서 치료용 초음파 연구를 시작했다. 1995년부터 현재까지 서울의대 및 제주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재직하면서 ESWL 및 HIFU 기술을 포함하는 초음파의 의학적 활용 분야에서 다수의 국책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실험실은 3차원 음장 측정 및 해석 시설. 고해상도 초음파 영상 장치, 초음파 패치 제작 시설 및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충격파 발생 장치를 보유하고 있다.

최민주 교수 연구팀은 2013년 연구재단의 하반기 중견 연구자 사업비 지원으로 충격파 피폭량을 가시화하는 기능적 초음파 영상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녹내장 치료를 위한 초음파 안대를 개발했으며, 최초로 선집속 HIFU 치료기를 개발하고 있으며, 초음파 뜸을 개발하여 임상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향후 상처 치료 촉진용 초음파 밴드 사업화 및 초강력 충격파로 발광 현상 (sonoluminescence)을 유도하여 상온 핵융합 가능성을 관찰할 예정이다.

최민주 교수는 300편 이상의 국내외 학술대회 논문 발표, 150여편 이상의 국내외 학술지 논문을 발표했다. 개발된 기술은 충격파 발생기, 초음파 패치, 비침습적 초음파 방광압 측정술, 초음파 배양 접시를 포함 30 여개의 특허로 보유하고 있으며, ESWL/ESWT 및 HIFU 관련 기술로 2건의 창업을 지원했다. 최민주 교수는 의료용 충격파 측정의 국제 표준인 IEC61846을 개정한 바 있으며, 의료용초음파 분야 국제저명학술지 UMB (Ultrasound in Medicine)의 국내 유일의 편집위원이며, 현재 대한치료용초음파학회 부회장을 역임하고 있다.

최민주 제주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교수

※위 내용은 7월31일 금요일 오후 7시 광주교육과학연구원 3층 303호(동구 운림동)에서 개최되는 '금요일에 과학터치' 본 강연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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