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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당신의 집은 무슨 의미인가?’, ‘너와 나에게 완벽한 집이란 무엇이며 어디 있는가?’, ‘집이란 나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감각을 전해주는 공간인가?’ ‘집’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한국 예술가는 서도호 작가일 것이다. 미술관 안에 반투명한 천으로 만든 집, 국가의 경계를 넘나드는 해외 곳곳의 한국 전통 가옥집을 옮겨 놓은 듯한 야외 설치작품 ‘틈새의 집’, ‘다리를 놓은 집’, 빌딩옥상에 별똥별처럼 꽂혀 있는 집, 이동식 호텔로 말하자면 캠핑카처럼 차 위의 호텔 ‘틈새 호텔’ 등 작가는 ‘이동성’을 생각해 ‘자신만...
2025.05.11 17:44무언가 소유하고자 하는 인간의 욕구는 개인을 넘어 국가적인 문제로 발현됐다. 그것은 인류의 역사가 서로의 영토를 두고 벌인 전쟁의 역사로 이어졌다. 태어나고 자란 고향과 잃어버린 땅, 고향을 되찾고자 하는 인간의 상처와 흔적들은 잔혹하지만, 예술가에게 처절하고 아름다운 영감을 안겨주기도 했다. 모나 하툼(Mona Hatoum)은 이스라엘 건국으로 인해 레바논으로 망명한 팔레스타인 집안에서 태어났다. 베이루트에서 태어나고 자란 하툼은, 1975년 런던 여행 중에 발생한 레바논 내전으로 집에 돌아가지 못하게 된다. 베이루트 공항이...
2025.04.13 17:45“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나는 온 몸에 햇살을 받고/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입술을 다문 하늘아 들아 /내 맘에는 나 혼자 온 것 같지를 않구나./네가 끌었느냐 누가 부르더냐 답답워라 말을 해 다오./(중략.)/나는 온 몸에 풋내를 띠고/푸른 웃음 푸른 설움이 어우러진 사이로/다리를 절며 하루를 걷는다 아마도 봄 신령이 지폈나 보다.//그러나 지금은 ―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겠네. 위 글은 1926년 일제강점기, 시인 이상화의 시다. 작가는 일제강점기 ...
#2025030901000187300006554#2025.03.09 17:33“예술은 답습을 허용하지 않는다.” 매년, 아니 매일 새로운 예술 이론, 운동이 끊임없이 쏟아져 나온다. 지금 이 말을 하는 순간에도 예술의 생태계는 빠르게 돌아간다. 과거 자연을 그대로 그리는 회화에 대한 반발로 인상파(impressionism)와 야수파(fauvism), 입체파(Cubism)가 차례로 탄생했고, 20세기에 들어서 이미지 자체를 저항하는 개념미술(conceptual art)이 등장한다. 올해 두 번째 칼럼에서는 개념미술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현대미술 작가를 소개한다. 할리우드 문화를 가까이에서 접한...
2025.02.09 17:592025년, 을사년(乙巳年)이 시작됐다. 과거 육십갑자 순환 속에서 을사년은 유독 굵직한 사건들이 많았던 해로 기록돼 푸른색의 ‘을(乙)’과 뱀을 뜻하는 ‘사(巳)’가 만나 ‘푸른 뱀(靑蛇 청사)의 해’라 불린다. 이는 인류 역사에서 변혁과 치유, 위험을 동시에 상징하는 복합적인 존재로 여겨져 왔다. 우리 역사에서는 주로 지혜와 생명력을 상징했던 것으로 보인다. 세계사적으로 이집트의 경우, 뱀은 우라에우스(뱀 모양 왕관)처럼 권위의 상징으로 사용되기도 했고 현재 사용되는 서양의학의 상징인 아스클레피오스의 지팡이(Rod of Ascl...
2025.01.19 17:38“모두가 유죄인 곳에서는, 아무도 유죄가 아니다. 말하자면 집단적인 유죄의 고백은 범죄자를 발견하지 못하게 하는 실행 가능한 가장 탁월한 방어 수단이며, 그 범죄의 거대한 규모는 아무 일도 하지 않는 데 대한 가장 탁월한 변명이다.” 한나 아렌트 ‘폭력의 세기’ 중에서. 최근 눈과 귀로도 믿을 수 없는 현실들을 마주하고 있다. 영화보다 현대예술보다 더 비현실인 상황을 우리 아이들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그리고 이런 현실과 시대, 사회를 예술가들은 어떻게 마주하고 기록해야 할까.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여러 가지 시대적 ...
2024.12.08 17:18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의 아픔과 상처, 치부, 사생활을 타인에게 들키고 싶지 않아 한다. 하지만 어떤 예술가들은 때로는 자신의 상처와 아픔을 예술로 다양하게 표현해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유도하기도, 스스로 치유하기도 한다. 그것은 보편적인 미술사에서도 이야기되는데, 인간의 상처와 연약함을 드러내 예술적 감각으로 유일한 존재 가치를 증명하는 것은 인간밖에는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전하고 있다. 지난 칼럼들의 주인공이었던 예술가로 프리다 칼로, 쿠사마 야요이, 니키드 생 팔, 루이스 브루주아 등도 이에 속한다. 영국 현대미술 작가 트레이...
2024.11.03 18:21대중들에게 디지털 시대가 시작되면서 사진과 이미지의 경계는 더욱 모호해졌다. 이제 대중들은 스마트 폰이나 디지털 카메라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자신이 원하는 피사체를 두고 사진을 쉽게 찍어 이를 인화하지 않고 개별적 이미지로만 보관하거나 공유하는 것이 일반적인 일이 되었다. 이러한 이미지들은 물리적인 형태가 없어도 완전한 사진이자, 이미지의 결과물로 인정된다. 또한, 컴퓨터 그래픽과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현실과 구분이 어려운 디지털 이미지와 3D 렌더링이 가능해져 이런 기술들은 예술, 엔터테인먼트, 광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각적 이미...
2024.09.29 17:48아름다움의 범주가 흔히 통용되는 것은 그것 이상을 증명한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을지 모른다. 사회적 쓸모=가치를 파괴하고, 나아가 고정관념에 저항하는 행위이기도 하다. 우리는 윤혜정의 을 통해 불안 속에 있는 19인의 예술가들과 나의 방식으로 인간다운 생(生)에 기여하는 방식을 배운다. 또한 우리는 미술을 전공하지 않더라도 미술 영역에서 창작을 구현하는 삶을 이끌었던 예술가들을 통해 다름의 방식으로 고정관념을 깨는 것을 현대미술에서는 자주 목격된다. 이번 쉰여섯번째 칼럼은 ‘모빌’의 창시자이자 당시 좌대 위에 놓여지던 조각의 형식...
2024.08.18 18:46체코의 천재 소설가 프란츠 카프카(Franz Kafka, 1883~1924)는 평생 자신을 둘러싼 수많은 불안 속에서 글을 썼다. 그는 임종 전날까지도 새 작품의 교정지를 읽다가 사망했다. 카프카가 1904년 친구 오스카 폴락에게 보낸 편지 속 “한 권의 책은 우리 안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여야 해.” 라는 문장은 어쩌면 자신 그리고 우리에게 보내는 메시지였는지 모른다. 그가 작품에서 그린 인물들은 자신의 삶처럼 불안과 우울에서 빠져나갈 통로가 없었으나 지금 그의 소설은 현재 고전 문학이자 문화유산으로 인간 존재로 운명의 부조...
2024.07.21 18:08우리가 시대를 기록하고 기억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매일 쏟아지는 뉴스, 신문, 미디어들을 통해 시대와 사회의 문제들을 읽고 느낀다. 시대의 흐름을 어떻게 사실적으로 과거 역사적 사건들로 재현할 것인가에서 벗어나 어떻게 현재로 기억할 것인가로 이어지는 미술의 움직임들은 많은 예술가들에게 언제나 숙제로 남아있다. 필자가 광주에서 5~6월 기획 전시회를 준비하고 기획하며 보낸 지도 몇 해가 흐르고, 매년 작가들의 작업을 통해 과거의 시대적 역사를 듣고, 배워온 나에게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해 온 작가들의 작품은 나에게 과거를, 광주를 또 ...
2024.06.16 17:48위 두 작품은 1503년, 레오나르도 다빈치(Leonardo di ser Piero da Vinci, 1452~1519)와 1978년, 페르난도 보테로(Fernando Boter)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작품입니다. 두 작가 모두 당대를 상징하는 작품이자 작가는 자신 만의 회화 세계를 구축한 작가들임이 틀림없다. 패르난도 보태로(Fernando Botero Angulo, 1932~2023, 콜롬비아 출생)의 작품은, 모두가 알고 있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원작을 패러디한 작품이다. 화려하고 따뜻한 색감으로 인해 ‘남미의 피카소’...
2024.05.19 18:18‘네오 아방가르드(Neo Avant-garde)’는 1910년대와 1920년대의 아방가르드적인 고안들, 즉 콜라쥬와 앗상블라쥬, 레디메이드와 그리드, 모노크롬 회화와 구성 조각 같은 것들을 재활용했던, 1950년대와 1960년대의 북미와 서유럽 미술가들의 자유와 상상력을 표현했던 것들을 묶어서 20세기 후반 아방가르드 미술 운동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이는 역사적 아방가르드의 미술사적 후속이자 저항으로서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과 서유럽의 반미학적 미술을 가르킨다. 이후 대지미술, 미니멀리즘, 건축적이고 장소 특정적 미술, 퍼포먼스...
2024.04.07 14:28바쁜 현대인의 일상 속, 우리나라 국민의 수면장애 환자가 빠르게 증가하며 지난해 처음 70만명을 넘었다는 기사를 접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수면장애로 병원을 찾은 인원은 70만 9233명으로 5년 전보다 43.3% 큰 폭으로 늘었다고 한다. 수면은 우리 몸의 수많은 생체리듬 중 하나이고, 좋은 수면은 삶의 질을 높이며 각종 신체, 정신질환을 예방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볼 수 있다. 하루의 끝, 작고 큰 스트레스와 고된 노동의 현실에서 잠시 벗어나 마음의 무의식 세계 너머로 우리는 언제든지 떠 날 수 있다. 방의 불...
2024.03.17 15:49한 시대를 대표하는 예술가의 작품 속 창작 과정 속 영감의 원천에 대해서 많은 대중들은 신비스러운 궁금증을 가지고 있다. 매번 독자적 세계관의 예술을 발견하고 보여주어야 하는 많은 예술가들에게 늘 새로운 영감과 아이디어는 과연 어디로부터 오는 것일까? 그 창작의 원천은 예술가의 일상과 경험 그 어디에서 인가로 부터 시작되었는지 알아보고, 국내외 다양한 예술가들의 작품 속에서 발견되는 영감은 어떻게 표현 되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예술가에게 창작의 영감을 주는 요소들은 더욱 다양하다. 정형화 되지 않은 자연의 풍경들, 새로운 심신...
2024.02.12 15: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