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살라' 엄원상, 위기의 광주FC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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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FC
'엄살라' 엄원상, 위기의 광주FC 구했다
지난 1일 인천전 후반 27분ㆍ41분 멀티골||광주, 빗속 '90분 혈투' 끝 3-1 역전승
  • 입력 : 2020. 08.02(일) 16:30
  • 최동환 기자

광주FC 엄원상이 지난 1일 인천 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하나원큐 K리그1(1부) 2020 14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후반 27분 동점골을 터뜨린 뒤 기뻐하고 있다. 광주FC 제공

'엄살라' 엄원상(21)이 원정 빗속 90분 혈투에서 멀티골을 터뜨리며 벼랑 끝에 몰렸던 광주FC를 구해냈다. 광주FC는 엄원상의 활약에 힘입어 6경기 연속 무승의 사슬을 끊고 오랜만에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광주는 지난 1일 오후 8시 인천 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하나원큐 K리그1(1부) 2020 14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엄원상의 멀티골과 펠리페의 쐐기골을 앞세워 3-1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이날 현재 중간 성적 4승 2무 8패(승점 14점)를 기록한 광주는 8위로 뛰어오르며 중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7경기 만에 신고한 승리다. 광주는 이날 경기를 치르기 전까지 6경기 동안 1무 5패로 침체기에 빠졌다. 하지만 이날 극적으로 승리하며 분위기 반등에 성공했다.

엄원상이 해결사였다. 동점골과 결승골을 모두 기록했다. 공교롭게도 엄원상은 광주가 개막 3연패에 빠져 있던 지난 5월 30일 울산 현대전에서도 동점골을 넣어 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엄원상의 골이 터지면 광주의 무패'라는 공식이 성립된 순간이다.

이날 경기에선 초반부터 광주의 기세가 거셌다. 전반 2분 만에 광주는 펠리페의 슈팅이 흐른 것을 윌리안이 마무리하며 인천 골망을 흔들었지만,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다.

전반 5분에도 광주 엄원상이 전방 압박으로 상대 패스를 가로채 펠리페에게 완벽한 찬스를 만들어줬지만 펠리페의 슛이 골문을 벗어나며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두 차례의 결정적인 찬스를 놓친 광주는 인천의 반격으로 위기를 맞았다. 전반 17분 인천 아길라르의 직접 프리킥을 윤평국 골키퍼가 가까스로 막아냈고, 흘러나온 볼을 홍준호가 걷어내며 위기를 모면했다.

전반 22분에는 선제 실점을 허용했다. 인천 아길라르가 페널티박스 바로 앞에서 강력한 중거리 슛을 날려 광주 골문 왼쪽 상단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0-1로 리드를 내준 광주는 후반 시작과 함께 동점골에 대한 의지를 보이며 전방 압박을 통한 공세를 취했다.

광주의 파상공세는 인천 수비벽에 균열을 내기 시작했다. 후반 13분 광주 김창수가 좌측면에서 올려준 이민기의 크로스를 골문 가까이서 헤더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인천 정산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후반 17분엔 엄원상의 빠른 전방 압박으로 완벽한 찬스를 맞았지만 윌리안과 펠리페의 부정확한 패스로 상대 수비에게 끊겼다.

후반 27분 드디어 인천 골문이 열렸다. 엄원상이 빠른 발로 상대 수비 3명을 제치며 전진한 뒤 페널티지역에서 낮게 깔아차는 오른발 슈팅으로 인천 골문 구석을 갈라 동점골을 터뜨렸다. 인천 수비수가 펠리페에게 집중한 것을 이용해 공간을 침투한 엄원상의 개인 기량이 빛난 순간이었다.

엄원상은 후반 41분 역전골까지 성공시켰다. 수비 진영에서 공을 끊어내며 역습에 나선 펠리페가 중앙 수비지역에서 킬패스로 윌리안에게 패스했고, 윌리안이 왼쪽 공간을 드리블 돌파 후 오른쪽에서 달려오는 엄원상에게 찔러준 볼을 엄원상이 한 번 드리블 후 오른발슛으로 왼쪽 골문 구석을 갈랐다. 엄원상의 폭발적인 스피드가 발휘된 장면이었다.

광주는 이후 후반 45분 펠리페의 득점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펠리페는 페널티지역 정면 외곽에서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광주는 남은 시간 인천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아내며 3-1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이날 승리의 주역인 엄원상은 "최근 승리가 없어 코치진과 선수단 모두가 힘든 시간이었다. 오늘 연패를 깨고 승리를 거두게 돼 기쁘다.다시 올라설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며 "비가 내리고 잔디가 물에 젖어 있어서 과감하게 플레이를 한 게 주효했던 것 같다. 동계 훈련부터 스피드와 함께 테크닉, 슈팅 등 보완해야할 것들을 잘 준비했던 게 오늘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진섭 광주 감독은 "시민구단의 한계 상 매 경기 힘든 싸움이 될 것을 알고 있다. 그래도 선수들을 믿고 한 팀이 돼 싸우고 싶었고 더 좋은 성적을 내고 싶었는데 질 되지 않았다. 오늘 여러 상황이 발생할 수 있었는데 선수들이 투혼을 발휘한 덕분에 승리를 따냈다. 끝까지 광주가 강등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평가했다.

광주FC 엄원상이 지난 1일 인천 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하나원큐 K리그1(1부) 2020 14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후반 27분 동점골을 터뜨린 뒤 기뻐하고 있다. 광주FC 제공

최동환 기자 cdston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