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도립미술관 허영만 초대전 ‘종이의 영웅, 칸의 서사’가 오는 10월 20일까지 열린다. 전남도립미술관 제공 |
이번 전시는 개관 이래 지역작가 작품세계를 조망하고자 한 전남도립미술관이 여수 출신 허영만 화백을 초대하면서 마련된 자리다. 전시를 통해 제9의 예술로 불리는 만화는 문화 예술 영역으로 확대된다.
허영만 작가의 50년 만화 인생을 되돌아보는 대표 작품을 비롯해 만화 원화, 드로잉, 취재 자료 등 출판하기까지 일련의 과정들이 수반된 아카이브 자료를 선보인다.
허영만 작가는 여수 출신으로 데뷔 50주년을 맞이하는 한국 만화계의 대가이다. 1974년 한국일보 신인 만화 공모전에 ‘집을 찾아서’라는 작품이 당선되면서 만화가로 데뷔한 작가는, 같은 해 소년한국일보사에 연재한 만화 ‘각시탈’의 흥행으로 ‘허영만’이라는 이름 석 자를 세상에 알리고, 서유기를 바탕으로 재해석한 작품 ‘날아라 슈퍼보드’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면서 만화가로서 명성을 얻었다.
이후 ‘각시탈’, ‘비트’, ‘타짜’, ‘식객’ 등이 동명의 영화와 드라마 등으로 재제작되면서 허영만의 작품은 종이를 넘어 대중매체까지 문화 영역을 확장하였다.
이번 전시는 허영만 작가의 50년 대표 걸작들을 중심으로 만화사에 미친 영향과, 작가의 예술적 가치를 제고하는 방향으로 진행된다. 총 4부로 나뉘어진 ‘종이의 영웅, 칸의 서사’ 전시는 1부 만화가 허영만, 2부 ‘시대를 품은 만화, 3부 ‘매스미디어 속 만화’, 4부 ‘일상이 된 만화’로 구성했다.
![]() 각시탈과 아! 태극기 1권 표지(글·그림 허영만). 전남도립미술관 제공 |
2부에서는 ‘시대를 품은 만화’라는 주제로 ‘각시탈’과 ‘오! 한강’ 속 나타난 시대상과 이념, 사회 문제 등을 심도 있게 조명한다. ‘각시탈’에서는 2012년 KBS2에서 방영된 동명의 드라마에서 실제 사용된 각시탈을 전시한다. 이어 1945년 해방부터 1986년 6·29 민주화 선언까지 격동의 근현대사를 풀어낸 ‘오! 한강’을 전시한다. 해방, 전쟁, 광복, 쿠데타, 민주화운동이 이르는 격변의 근현대사가 만들어내는 가슴 아픈 서사가 작가의 걸출한 연출력과 결합해 더욱 의미 있게 전달된다.
3부에서는 ‘매스미디어 속 만화’를 주제로 종이 예술이 미디어 영상물로 발전하는 과정과 양상을 살펴보고, 만화를 원작으로 제작된 영화와 TV 드라마가 흥행하면서 만화가 갖는 대중적·예술적 가치를 알아본다. ‘날아라 슈퍼보드’와 20대 청춘들의 방황을 아름답게 그려낸 작품 ‘비트’, 상업 도박의 단면을 낱낱이 드러낸 작품 ‘타짜’ 등 예술이라는 장르 내에서 매체 간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시대가 도래했다는 방증을 보여주며, 지면 만화가 영상물로 재탄생하는 과정을 통해 만화가 대중예술의 한 장르로 굳건히 자리매김하는 현상을 엿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
![]() 식객, 맛의시작 1권 표지(글·그림 허영만). 전남도립미술관 제공 |
이지호 전남도립미술관 관장은 “다양한 매체로 발전하여 산업적 가치와 예술로 인정받은 만화 예술이, 대중예술의 한 장르로 굳건히 자리매김하여 향후 만화 예술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입장료는 성인 1000원이다. 오는 9월 7일에는 허영만 작가의 아티스트 토크도 진행되며, 전시의 자세한 사항은 전남도립미술관 누리집(artmuseum.jeonnam.go.kr) 및 SNS(인스타그램, 페이스북)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