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대학교병원 신경과 김동욱 교수가 건강관리협회 광주ㆍ전남지부에서 열린 무료 건강강좌에서 어지러움증의 원인과 치료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조선대병원 제공

어지럼증(현훈ㆍ眩暈)은 아주 흔한 증상이다. 세상을 살다보면, '빙글빙글 돈다, 흔들려 보인다, 비틀거린다, 아찔하다, 아득해진다, 머리가 멍하다, 어질어질하다' 등의 느낌은 누구나 한 번쯤은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 흔한 어지럼증에 대하여 크게 관심을 두거나 얼른 병원에 찾아 가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그동안 사람에게는 다섯 가지 감각(오감)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여섯 번째 감각으로 '전정기능'이 있다고 알려지고 있다. 전정기능이란 몸의 움직임(위치변화나 속도변화)과 중력에 대한 변화를 느끼게 해 우리가 쓰러지지 않고 균형을 잡게 해주는 아주 중요한 기능이다.

어지럼증에 대하여 알아보려면 먼저 사람 몸에 대하여 알아야 한다. 사람의 신경계는 크게 중추신경계와 말초신경계로 이루어져 있다. 중추신경계는 뇌와 척수로 이루어져 있으며 뇌의 한 부분인 연수와 뇌교 연결부위(숨골)에 전정신경핵이 위치하고 있다.

전정신경핵은 전정신경이 들어오는 곳인데, 전정신경은 속귀(내이ㆍ 內耳)의 미로(迷路)라는 곳에서 시작한다. 미로는 다시 소리를 듣는 달팽이관과 몸의 움직임을 느끼는 전정기관으로 이뤄져 있다.

전정기관은 엘리베이터를 타거나 차가 출발 또는 정차할 때처럼 머리의 가속도와 감속도를 느끼는 이석(耳石)기관과 머리의 회전을 느끼는 세반고리관으로 이뤄져 있다. 머리의 움직임이 세반고리관과 이석기관에서 생체전기 신호로 바뀌게 되고, 이 신경신호가 눈으로 들어 온 시각과 몸에서 비롯된 위치감각과 통합이 뇌에서 일어난다. 이 전정기관에서 시작한 신호, 시각, 위치감각이 뇌에서 통합되어야 우리가 쓰러지지 않고 균형을 잡을 수 있다.

달리 말하면 전정기관, 시각, 위치감각, 뇌의 기능 중 한 가지라도 문제가 생기면 어지럼증을 느끼게 된다. 그렇다면 먼저 전정기관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 전정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전정기관 중에 세반고리관이 문제를 잘 일으키는지 확인해야 한다. 세반고리관은 속이 빈 관으로 되어 있는 데 이곳에 이석(耳石)이 들어가게 되면 몸을 움직일 때에 심한 어지럼증(체위성 현훈증)을 느끼게 된다. 다른 흔한 병으로 전정신경에 염증이 생겨서 전정신경 기능이 떨어지는 전정신경염이 있다.

이러한 체위성 현훈증이나 전정신경염은 꽤 흔한 질환으로서 대게 며칠에서 몇 주 만에 회복된다.

그런데 흔한 전정기관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와 발생기전은 전혀 다르지만 증상만은 비슷한 경우로서 뇌에 문제가 생기는 여러 질환이 있다. 뇌경색, 뇌출혈, 뇌종양, 뇌염 등 여러 질환때문에 어지럼증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경우 방치했다가는 아주 위험하다.

흔한 어지럼증으로는 앉아 있다가 벌떡 일어서거나 서 있을 때 어지러움을 느끼는 '기립성 어지럼증'이 있다. 원인으로 항고혈압제나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 다른 심장약을 복용 중인 경우가 대게 흔하고 당뇨나 나이가 많은 경우에도 나타난다.

다른 어지럼증으로는 사람이 많은 탁 트인 광장이나 마트 같은 데 가거나 운전하고 있을 때, 스트레스가 많을 때 어질어질한 느낌을 가지는 경우가 있는 데 대게 불안증과 관련된 경우가 많다. 또 흔한 어지럼증으로는 복용중인 약에 의한 어지럼증이 있다. 항불안제, 수면제, 항우울제, 신경통약, 항간질약 등을 복용할 때 나타나는 경우로 이때는 약물에 대한 자세한 조사가 필요하다.

흔하지는 않지만 양쪽 전정기능의 기능이 소실되었을 때와 유전적 문제로 어지럼증과 균형 장애를 호소할 수 있다.

게다가 여러가지 어지럼증 중 한가지만을 가지고 있는 경우 보다는 두 가지 이상의 어지럼증 원인을 복합적으로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매우 많다. 이런 경우라면 어지럼증에 대한 많은 경험과 뇌ㆍ신경에 대한 탄탄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가까운 전문의를 찾아 반드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정리=장우석 기자 wsjna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