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 교육청 관계자는 "육지와 멀리 떨어진 섬지역은 강사들이 생활 불편 등을 이유로 근무를 꺼리고 있다"며 "섬지역 결원을 메우기 위해 수준이 떨어지는 강사를 선발할 수도 없는 노릇이어서 해결책 마련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전남지역 영어회화 전문강사 배치율이 낮아 학생들이 공교육 강화사업의 혜택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나라당 권영진 의원에 따르면 초등학교의 영어회화 전문강사 배치율은 광주는 83.7%인데 반해 전남은 42%에 그쳤다.
특히 전남지역은 시ㆍ군별로 배치율 격차가 커 도내 학생들의 영어실력 편차 심화도 우려되고 있다. 여수는 전체 배치대상 교 51개교 중 33명의 강사가 배치돼 65%의 배치율을 기록한 반면 신안은 11%(19개교 중 2명)로 6배 가까운 차이를 보였다.
이처럼 영어 강사 배치율이 낮은 것은 섬이나 농어촌지역 근무 희망자가 극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당초 도교육청은 올해 초등 98명, 중등 140명 등 238명의 영어회화 전문강사를 배치할 계획이었으나 최종 선발된 강사는 초등 89명, 중등 121명 등 210명으로 28명이 미달됐다.
이 가운데 섬이 많아 이른바 '기피지역'으로 불리는 고흥, 해남, 완도, 진도, 신안지역 초등학교에는 14명의 영어 전문강사가 선발됐으나 최종 계약을 한 이는 8명에 그쳤다. 영어강사가 1명도 배치되지 않은 지역 중학교는 진도와 신안, 고등학교는 신안으로 나타났다. 강사를 확보하지 못한 이들 학교는 원어민이 진행하는 화상강의 등을 통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월 200만원의 기본 보수에 섬지역 50만원, 농어촌지역 30만원씩의 추가수당이 지급되는 등 높은 수준의 급여에도 강사들이 기피하는 것은 열악한 근무여건 탓이다.
도 교육청 관계자는 "섬지역은 생활편의시설이 부족한데다 하루에 2, 3개의 섬을 돌며 수업을 진행하는 강행군을 해야 하기 때문에 강사들이 외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섬이나 농어촌 등 기피지역 강사 확보를 위한 적극적인 노력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권영진 의원은 "정부가 추진하는 공교육 강화사업에서 섬과 농어촌지역은 강사 부족 등으로 도시에 비해 소외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강사나 인턴교사들에게 섬이나 농어촌 등 특정지역 근무를 조건으로 교사 선발시 가산점을 주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성원 기자 swpark@jnilbo.com
◇ 전남 영어강사 배치현황 |
지역 | 배치율 |
목포 | 43% |
여수 | 65% |
순천 | 62% |
나주 | 45% |
광양 | 46% |
담양 | 36% |
곡성 | 50% |
구례 | 40% |
고흥 | 33% |
보성 | 44% |
화순 | 35% |
지역 | 배치율 |
장흥 | 40% |
강진 | 21% |
해남 | 38% |
영암 | 35% |
무안 | 53% |
함평 | 45% |
영광 | 33% |
장성 | 31% |
완도 | 14% |
진도 | 27% |
신안 | 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