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에 아름다운 옷ㆍ새 생명 불어 넣는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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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에 아름다운 옷ㆍ새 생명 불어 넣는 작업"
진도출신 진성영 캘리그라피 작가
다큐 PD서 독학으로 시작
道 소식지 '전남새뜸' 제호 등
독창적 서체의 예술작품
  • 입력 : 2016. 07.12(화) 00:00

"캘리그라피는 기존의 생각과 습관을 과감히 버리고 백지 위에 새롭게 시작해야 하는 예술입니다'"

캘리그라피 작가 진성영(45)씨는 "캘리그라피는 다양한 형태의 독창적인 서체로 접근 해야 한다"라며 "자신만의 색깔로 한글에 아름다운 옷을 입히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캘리그라피는 글자를 독창적으로 표현하는 글씨를 말한다. 넓은 의미론 단순히 '예쁜 글씨', 좁은 의미로는 글씨를 쓰는 사람의 '작품'이기도 하다. 캘리그라피는 설명이나 해석 없이 한 눈에 그 아름다움을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이 서예와는 다르다.

한글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 작업을 하고 있는 그는 진도 조도에서 나고 자랐다. 진도는 '붓 하나만 들어도 예술이 된다'는 찬사를 받는 섬이다. 진 작가 작품도 그렇다. 그는 많은 TV 다큐멘터리와 드라마 타이틀 서체를 썼다. 그가 쓴 다양한 서체들은 그만의 색깔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다양한 형태를 가지고 있다.

그가 캘리그라피를 시작하게 된 데는 방송PD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가 한 화장품 사내방송국에 근무하던 지난 2008년,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제작하면서다.

그는 "늘 획일적인 타이틀 글씨에 부족함을 느꼈다"며 "다큐 요소가 잘 맞는 글씨를 찾아보던 것이 주요한 계기"라고 그 때를 회상했다. 그는 회사 근처 필방에서 붓과 먹을 구입해 나름대로 다양한 글씨를 써나갔다. 수 차례 연습 끝에 그가 원하던 타이틀 서체가 탄생됐다.

그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붓을 움직일수록 점점 빗나가는 글씨를 보면서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순간을 "누구에게 가르침을 받은 적이 없어 막 쓴 글씨였다"라고 기억했다. 진 작가는 고민 끝에 대서예가 초정 권창륜 선생을 찾았다. 권 선생에게 사사받은 이후 그는 캘리그라피 작가의 길을 걷게 됐다.

그는 전남도 종합소식지 '전남새뜸' 제호, 김영임과 제시의 콜라보 음반 '쾌지나 칭칭나네' 타이틀 등 다양한 앨범, 포스터, 책 표지 글씨작업을 했다. 그의 작품들은 그만의 독창적인 맛이 투영됐다는 평을 받았다.

진 작가는 많은 타이틀 서체를 썼지만 그 중 KBS에서 방영된 광복70주년 특별기획 대하드라마 '징비록' 타이틀은 큰 화제였다. 타이틀이 무려 1만7300번만에 탄생했기 때문이다.

진 작가는 "'징비록'타이틀을 작업하면서 '작가정신'을 비롯한 20개가 넘는 인생 수식어를 체득할 수 있었던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한편, 진 작가는 오는 9월10일 서울에서 캘리그라피 실전서 출간을 앞두고 출판기념회를 가질 예정이다. 그는 지난해 6월부터 1년 동안 집필에 매달렸다. 그는 "나의 7년간의 행적을 기반으로 캘리그라피 취미서를 출간했다"며 "독학으로 캘리그라피를 배우려는 지망생과 취미 생활을 하고 싶은 독자들에게 좋은 지침서가 될 것"이라고 책에 대해 말했다.

오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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