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등 계란판매 전면중단… 시민들은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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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대형마트 등 계란판매 전면중단… 시민들은 불안
'살충제 계란' 파문… 유통업체ㆍ농가 직격탄
도매업체 "거래처 문의 전화 빗발쳐, 반품 요구도"
전남 양계농민들 "AI 간신히 이겨냈는데…" 한숨
  • 입력 : 2017. 08.16(수) 00:00
15일 광주 서구의 한 대형마트에 계란 판매 중단 안내문이 내걸려 있다. 배현태 기자 htbae@jnilbo.com
"아무래도 몸에 해롭다는 생각이 드니까 꺼려지는 게 사실이죠. 안전성이 검증되기 전까지는 당분간 계란은 사먹지 않을 것 같습니다."

유럽에서 식용 가축에 사용이 금지된 살충제 '피프로닐'에 오염된 계란이 유통돼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국내산 계란에서도 살충제 성분이 검출돼 소비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계란 판매 중단 조치로 직격탄을 맞은 유통업체와 양계농가는 망연자실한 표정이다.

경기 남양주시의 양계농가에서 피프로닐 성분이 검출됨에 따라 이마트ㆍ홈플러스ㆍ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는 15일부터 전국 모든 매장에서 계란 판매를 중단했다. 광주 역시 대형마트 3사를 비롯해 광주신세계ㆍ롯데백화점 광주점이 이날부터 계란 판매를 중단했다.

소비자들이 계란을 구매하는 주요 창구인 유통업체들이 일제히 계란 판매를 잠정 중단하면서 큰 혼란이 예상된다. 평소 광주신세계는 월 평균 10구ㆍ15구 기준 각각 850판ㆍ350판, 롯데백화점 광주점의 경우 30구 기준 1000판의 계란이 유통되고 있다.

이날 찾아간 홈플러스 광주계림점 1층 식품코너의 계란 판매대 앞에는 '15일부터 오는 17일까지 실시되는 계란 잔류농약 검사 결과에 따라 합격 판정을 받은 농장의 상품에 대해서만 판매를 하겠다'는 안내문이 걸려 있었다. 또 계란이 차지하고 있던 판매대에는 생수와 라면이 진열됐다.

손님들은 계란 판매 중단을 알리는 안내문을 보고 이내 발길을 돌렸다. 장을 보기 위해 마트에 들린 박모(45ㆍ여)씨는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다는 뉴스를 봤는데 이렇게 빨리 조치가 이뤄질 줄 몰랐다"며 "계란을 사려고 했는데 사태가 생각보다 심각한 것 같아 구입이 꺼려진다"고 전했다.

유통업체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살충제 계란' 파문으로 광주지역 계란 유통업체들은 이날 하루종일 거래처의 잇따른 문의전화로 업무가 불가능한 상태에 빠졌다.

광주 북구 문흥동에서 계란 도매업을 하는 장모(31)씨는 "소규모 마트, 식당 등 거래처로부터 이미 유통된 계란에 대한 안전성과 계란을 공급하는 농장의 검사 결과를 문의하는 전화가 계속해서 걸려오고 있다"며 "다행히 쉬는 날이어서 피해가 크진 않지만 환불 및 반품을 요구하는 거래처까지 나오고 있어 빨리 검사 결과가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비상이 걸린 지역 양계 농가 역시 검사 결과만을 기다리며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전남 양계농가는 지난 겨울부터 초여름까지 전국을 휩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의 후유증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다시 출하 중단이라는 날벼락을 맞았다.

나주에서 닭을 키우는 한 농장주는 "지난해 인근 농장에서 발생한 AI로 모두 살처분을 해야 했다. 그런데 이번엔'살충제 계란' 파동이 터져 답답하다"면서 "이번에 문제가 된 살충제는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별 일은 없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으나 그래도 불안한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전남에서는 그동안 꾸준히 친환경, 무항생제 축산을 유지해 오면서 이번에 문제가 된 '피프로닐'은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양길 대한양계협회 전남도지회장은 "4~5년 전부터 전남지역 양계농가에서는 '이'가 박멸돼 살충제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며 "농가들은 조속히 계란 출하가 재개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종호 기자 jhpark1@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