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마실 영광 송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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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실이야기
남도마실 영광 송이도
  • 입력 : 2018. 06.01(금) 23:53
6월 초면 음력으로 4월에 해당돼 계절별로 늦봄으로 인식된다. 그런데 언제 부터가 계절의 벽이 슬그머니 무너지고, 한여름이 온 것같다. 여름하면 바닷가 해풍의 갯내음이 그연상된다.
영광 송이도는 낙월면의 가장 중앙에 있는 섬이다. 낙월면 섬 가운데 두 번째로 큰 섬이다. 섬 주변에는 각이도를 비롯한 대노인도, 소노인도 등 작은 섬이 자리한다. 칠산바다를 끼고 있다. 소나무가 많고 섬의 형태가 사람의 귀와 같다하여 송이도라 한다. 송이도 인근 바닷가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어장들이 형성돼 있다. 임자도와 낙월도 사이의 풀등, 송이도 뒤편 각이도 사이 풀등이 있어 먹잇감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송이도에서 북으로 올라가면 안마도, 부안 위도 등의 황금어장이 형성돼 있다. 십 수 년 전만 하여도 법성포, 낙월도, 송이도, 임자도, 위도 파시가 유명했다. 파시 철에는 동네 개도 지폐를 물고 다닌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였다. 지금도 부근의 수역에서 참조기, 새우, 부서, 민어, 우럭, 고등어 등이 많이 잡힌다. 미역과 꽃게는 이 섬의 특산물이다.
특히 마을 앞 몽돌해수욕장은 오랜 세월 동안 파도가 깎아낸 부드럽고 동글동글한 모양의 조약돌이 약 1km 정도 이어져 색다른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해수욕장 주변이 조용하니 낮은 파도 소리가 귀에 들어온다. 백사장과 사뭇 다른 파도 소리다. 쏴~ 하고 몽돌에 파도가 부딪히는 소리, 파도가 물러갈 때 또르륵 또르륵 돌 굴러가는 소리가 짜글거리는 경쾌하다 못해 정겨운 소리다. 그 소리에 취해 몽돌 밭에 주저앉아 하염없이 바다만 바라보고 발도 담가본다. 햇빛에 반사돼 몽돌해변이 눈부시고, 평화롭고 느긋해서 그런지 뭍에서보다 시간이 더 느리게 가는 듯 하다. 예쁜 몽돌을 찾아 나서 발바닥 모형도 만들고, 탑도 만들어보고,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본다. 몽돌로 공기놀이도 해보고, 바닷가를 향해 수제비도 던져본다. 송이도 몽돌 밭은 남녀노소 모두가 즐기는 놀이동산이다. 몽돌해수욕장을 돌아 약 3km에 이르는 해안도로의 경관도 장관이다. 이 해안도로를 걷다보면 세계적인 희귀조 노랑부리백로(천연기념물 361)와 수달(천연기념물 330)등을 만날 수 있다. 보기 드문 괭이갈매기 등 희귀조도 볼 수 있다 .
송이도의 유일한 학교가 있었던 큰 마을 대촌의 폐교는 숙박시설로 이용되고 있다. 옛 학교정문과 그 주변에는 방풍림 이였을까, 아니면 마을의 보호수로 당산나무 이었을 법한 노거수 몇 구루가 쓸쓸하게 마을의 옛 영화를 기억하며 지키고 있디. 그 샛길로 넘어가면 마을 큰당의 흔적이 남아 있다. 전국 최대 규모로 알려진 200년이 넘은 왕 소사나무 110여 그루가 반긴다. 이 길로 가면 송이도에서 가장 높은 왕산이다. 섬의 인구 감소 사라진 양골마을로 가는 길이 어렴풋이 흔적이 남아 있다.
대촌마을에는 관공서, 의원등이 있었다. 마을 안동네 소촌은 오래 전부터 살아온 토박들이 사는 동네이다. 신촌 마을은 몽돌해수욕장 근처로 칠산 어장의 중심지로 칠산 앞바다에서 최대의 조기파시가 서는 곳이었다. 조기철이 되면 전국 각지의 배꾼과 기생, 소리꾼, 한량 등이 모여들었다고 한다. 파시가 서면 술집과 음식점이 해안가에 줄줄이 들어섰다. 송이도 사람들 중에서도 신촌으로 나와 장사를 했다. 그래서 송이도에는 과거 두 종류의 문화가 공존했다. 하나는 섬 마을의 전통적 생활이고 하나는 파시로 흥청거렸던 유흥문화였다. 파시 문화는 뱃사람들의 기약 없는 선박 생활에서 파생된 문화였다. 70년대 접어들면서 점점 사라 졌다.
마을 뒤로 보이는 산등성이를 넘어가면 섬 반대편 해안이 나온다. 바로 송이도 모래 풀등의 배경이다. 물이 다 빠지고 나면 송이도 서쪽 각이도까지 길고도 긴 모래 풀등이 드러난다, 산등성이가 '이미'라는 마을 이였다. 지금은 창고 같은 건물이 덩그러니 있을 뿐이다. 마을이 후미진 꼬리 부분에 있다하여 '이미' 마을로 불렀다고 한다. 바닷길이 열리면 각이도까지 걸어서 왕복할 수 있다. 길이가 6~7km 정도 거리다. 왕산 산행 후 바로 내려와 썰물 시간에 맨발로 각이도 까지 가서 각이도을 점찍고 되돌아오는 코스다. 산과 바다를 동시에 트래킹 코스다. 썰물이 시작되면, 풀등을 걸어 각이도를 갔다가, 잠시 휴식하고 바로 돌아오면 약 2시간 정도 소요된다. 풀등과 산행을 겸 하려면 사리 전후가 적합하다.
몇 해 전 우연하게 이곳에서 마을에서 하룻밤을 보낸 적이 있다, 저물녘 풍경이 장관이이였다. 맛조개, 대합 등을 키우는 황금 터전. 주민들은 이곳을 '맛등' 이라 부른다. 맛조개가 많이 잡혀 그리 부른다.
올해부터 송이도 배편은 게마항에서 하루 한차례 였다. 그러나 지금은 향화도에서 오전 8시, 오후 2시 두차례 왕복 운항되고 있다. 박재완(남도마실길 대표)
yglee@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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