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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항공기가 활주로에서 이탈했다는 속보를 확인했다. 사고가 발생한 항공기는 제주항공 7C 2216편으로, 승객 175명과 승무원 6명이 탑승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동절기를 맞아 국제선 노선을 확대한 이후 주변의 많은 이들이 무안공항을 통해 해외로 나갔던 터라 사고 소식을 접한 이후부터 손이 떨리기 시작했다. 사망자는 계속해서 늘어가는데 구조자는 2명에 그치면서 지금까지 겪었던 참사들이 생각나기 시작했다. 그렇게 정신없이 향한 무안국제공항 1층은 황망한 소식에 넋을 잃은 유가족들로...
2024.12.29 18:21“사주팔자에 정말 운은 있는가. 점은 정말 내 운을 알려줄 수 있나?.” 지난 2023년 명리학자 김성태가 펴낸 ‘점쟁이’는 35년간 명리학의 길을 걸었던 그의 여정을 담아낸 책이다. ‘점쟁이가 되고 싶었던 점쟁이’ 김성태. 점을 치고 굿판의 법사가 돼 경을 읊으며 만났던 수많은 사람들에게 그가 걸었던 길은 ‘벼랑 끝에 선 그들의 마음을 읽고, 이해하고 위로하며 함께 길을 찾는 여정’이었다. 봄이 와도 따뜻함을 느끼지 않고 겨울이 와도 추위를 느낄 수 없었던 고된 길이기도 했다.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감정에 치우쳐서 객관성을 잃어선 ...
2024.12.26 17:46지인에게서 책을 한 권 건네받았다. 한승원의 장편 ‘흑산도 하늘길’이다. 이 소설은 한 작가가 고향인 장흥 바닷가 언덕에 ‘해산(海山)토굴’을 짓고 스스로를 가둔 채 집필에만 전념한 지 10년 째 되던 해에 펴낸 작품이다. 한승원만의 절제되고 깊이 있는 필치로 쓰인 ‘흑산도 하늘길’은 조선 순조 때 신유박해로 흑산도에서 귀양살이를 하다가 끝내 해배되지 못하고 생을 마쳤던 ‘천주학쟁이’ 정약전의 삶이 그 대강이다. 소설은 비록 다시는 뭍으로 돌아오지 못할 절해고도에 갇혔으나, 자유의 삶을 구하고자 했던 약전의 치열한 몸부...
2024.12.25 17:02중국 송나라 때 손광헌이 잡다한 이야기들을 모아 놓은 ‘북몽쇄언(北夢蔘言)’의 기록에 따르면 왕광원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진사 시험에도 합격할 만큼 학문과 재능이 뛰어났으나 출세욕이 지나쳐 윗사람에게 아첨하기를 즐겨했다. 당시의 권력자가 습작한 시(詩)에 대하여 이태백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신운이 돈다고 할 정도였다. 그러던 어느날 권력자가 잔치를 벌였다. 거나하게 취한 권력자가 갑자기 벌떡 일어서더니 말채찍을 집어 들고 소리쳤다. “누가 이 채찍으로 한번 맞아 볼 텐가?” 왕광원은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그 앞에 엎드렸...
2024.12.23 18:09패션은 ‘상징’이다. 대중에 호소해야 하는 정치인에게는 ‘시그널’이다. 탈당과 입당, 연합과 결별 등 정치적 상황에 따라 메시지를 전달하는 수단으로 활용된다. 대표적 ‘패션정치’ 아이템이 남성은 넥타이, 여성은 브로치다. 남성 정치인에게 넥타이는 소신과 소속감, 지향성, 변화를 보여주는 정치 도구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유별나게 붉은색에 집착한다. 별명도 ‘레드 준표’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도 넥타이 정치로 유명하다. 그의 보좌관이 쓴 책 제목이 ‘이낙연은 넥타이를 전날 밤에 고른다’다. 다음날 일정에 맞춰 메시지를 전달하는 수단으로...
2024.12.22 17:47“오늘은 동지 날/신생의 태양이 다시 밝아오는 날/숨 죽이고 억눌리고 죽어 있던/모든 것들이 새롭게 살아나는 날.” 얼굴 없는 시인으로 불렸던 박노해에게 겨울, 그 중에서도 동지((冬至))는 희망의 상징이었다. 1980년대 시집 ‘노동의 새벽’으로 한국 사회와 문단에 큰 충격을 안겼던 박 시인. 1991년 체포돼 1998년 특별사면으로 석방될 때까지 7년 6개월간 수감생활을 했던 그는 동지가 지나고 나면 밤은 점점 짧아지고, 낮은 길어질 것이라는 믿음으로 기나긴 수감생활을 버텨냈다. 자신이 겪는 지금의 어둠도 동지가 지나면 서서히...
2024.12.19 17:26“국민 여러분의 연말이 조금 더 행복하기를 바란다. 자영업·소상공인 골목 경제가 너무 어렵다. 취소했던 송년회를 재개하길 당부드린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지난 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을 선포하면서 했던 마지막 발언이 다시금 회자되고 있다. 우 의장의 발언은 계엄·내란 사태로 인한 예약 취소와 소비 위축으로 송년특수가 사라져 가뜩이나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는 소상공인들의 처지를 반영하고 있다. 실제 소상공인 10명 중 9명은 이번 계엄·내란 사태로 매출이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
2024.12.18 17:46“선배님~.” 70~80년대 민주화 운동 시절 대학생이었던 386 인사들이 부르는 그의 호칭이다. 3선 국회의원, 장관,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등을 지낸 분이지만 과거 민주화 운동을 함께 했던 정치권 후배들에게 ‘선배’로 불렸다. 1980년대 민주화 진영에서 가지고 있는 위상을 생각하면 아마도 그에 대한 존경이 담긴 표현일 것이다. 그가 바로 한국 민주화 운동의 산증인인 고(故) 김근태 전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다. 그는 손학규 민주통합당 대표, 고 조영래 변호사와 함께 ‘서울대 운동권 3총사’로 불렸다. 197...
2024.12.17 17:46‘국회 토르’. 우원식 제22대 국회의장의 새 별명이다. 12·3 비상계엄 해제와 윤석열 탄핵소추안 통과까지, 자신의 심정을 고스란히 담아 의사봉을 두드리던 모습에서 MZ세대들은 망치를 든 인기 히어로 ‘토르’를 연상시켰다. 우 의장이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표결과 탄핵안 표결 때 연달아 착용했던 연두색 넥타이마저 화제다. 해당 넥타이는 ‘민주화 운동의 대부’로 불리는 고(故) 김근태 전 의원의 유품으로, 우 의장은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마다 이 넥타이를 착용하며 형님에게 ‘도와주세요, 용기를 주세요’라고 빌곤했다”고 직...
2024.12.16 18:27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2·3 내란사태 이후 진상규명에 앞장서며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다. 김 의원은 군대 내에서 ‘별 중의 별’로 불리는, 별이 네 개인 대장(大將) 출신이다. 1962년생인 김 의원은 육군사관학교 40기로 2017년 8월 육군 대장에 올랐다. 2019년 4월 전역 전까지 제30사단장, 육군미사일사령관, 제3군단장, 한미연합군사령부 부사령관 등 중요 직책을 역임했다. 김 의원은 초선 시절부터 국회 국방위원회에 붙박이로 배치될 만큼 국방·안보 분야 전문가로 통한다. 김 의원의 풍부한 군 생활 경험은 내란사태...
2024.12.15 17:54“한동훈이 국가적 리더로 부상한다면, 우리 사회는 정치적 갈등을 해소하고 어린이들이 다시 대통령을 꿈꾸는 사회가 될 것이다.” 지난 2023년 12월, 스페인 IE 대학 심규진 교수가 정치인 한동훈의 가치를 분석한 책 ‘73년생 한동훈’을 펴냈다. 어느 순간 보수의 희망으로 떠오른 한동훈. 저자가 한동훈에 관심을 가진 것은 그가 ‘정치에 대한 혐오와 이념의 갈등에서 벗어날 수 있는 상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화려하면서 안정감 있는 언변, 반듯한 매너, 논리적인 말솜씨, 단정한 자기 관리, 세련된 스타일 등이 당당한 보수의...
2024.12.12 18:07민간기상서비스업체 케이웨더는 일 평균기온 4도 이하, 일 최저기온 0도 이하로 유지되는 11월 중순부터 12월까지를 김장적정시기로 꼽았다. 한국물가정보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기준 4인 기준 김장재료비용은 전통시장 33만1500원으로 지난해 30만1000원 보다 10.13% 늘었다. 배추 20포기 가격은 지난해 8만원에서 올해 10만원으로 25% 올랐다. 쪽파 2단도 1만2000원에서 2만원으로 66.67%, 총각무 3단은 1만2000원에서 1만3500원으로 12.5% 올랐다. 본격적인 김장철에 접어들었지만 김장재료...
2024.12.11 18:17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12·3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에서 주도권을 쥔 ‘키맨’이었다. 집권 여당의 한동훈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회를 지켰다. 국회 만장일치로 비상계엄을 무효화시키는데 일조했다. 그 뒤 그의 말과 행동은 온 국민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하지만 실망만 안겼다. 비상계엄 사태 직후부터 탄핵 무산 때까지 이어진 말 뒤집기는 성난 민심을 자극했다. 심지어 탄핵 불발 이후 한덕수 국무총리와 공동 회견을 통해 윤 대통령 조기 퇴진을 밝혔지만, 한 총리와 한 대표의 공동 국정운영을 시사하는 허무맹랑한...
2024.12.10 18:18비루하다는 말의 사전적 정의는 ‘가볍고 가치 없다’는 것을 말한다. ‘인격과 행동이 심히 경박스럽고 품위가 없으며 됨됨이가 천박한 것’을 강조한 표현이다. 지난 3일 오후 10시부터 우리는 이런 ‘비루함’을 목격해 왔다. TV에 갑자기 나와 ‘야당이 너무 괴롭히니 경고 차원에서 계엄하겠다’는 대통령을 보며 웃지도 울지도 못했는데, 뒤이어 지난 7일에는 국가의 주권인 국민들이 분명히 ‘탄핵하라’고 명령하는데도 ‘야당 잘되는 꼴은 못본다’면서 투표장을 떠난 국회의원들이 그러했다. 필경 당신들은 국민들을 대표하겠다고...
2024.12.09 21:26주말 내내, 정확히는 지난 3일 이후부터 계속해서 뉴스를 봤다. 이미 보도됐던 일들이 계속해서 스크린을 채우고, 믿고 싶지 않은, 듣고 싶지 않은 목소리가 계속해서 맴도는데도 차마 화면을 끄지 못했다. 그리고 지난 7일, 결국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안이 정족수 미달로 ‘투표 불성립’되는 순간을 목도했다. 며칠 내내 느꼈던 원인모를 우울과 분노는 더욱 더 깊어졌다. 그러나 이런 때일수록 희망에 대해 생각하기로 한다. 독일계 유대인 철학자 에른스트 블로흐는 자신의 책 ‘희망의 원리’를 통해 희망을 다섯가지로 정의한다. ...
2024.12.08 1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