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이슈 46-4>겉도는 '채소가격안정제'…"수급안정 방안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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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이슈 46-4>겉도는 '채소가격안정제'…"수급안정 방안 절실"
지난해 전체생산량 중 조절 11% 뿐 ||품목별 참여율 끌어올릴 개선책 시급 ||전남도, 출하조절 시설 설치 등 대책
  • 입력 : 2021. 11.14(일) 17:06
  • 조진용 기자
지난 9월 광주 동구 대인시장 안 농산물상점에서 한 시민이 채소를 구매하고 있다.전남일보 자료사진
'농업 예측은 신도 어렵다'는 말이 있듯 정책의 한계가 있지만 지금과 같은 대응으로는 반복되는 수급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크다.

대표적인 게 '채소가격안정제'다. 마늘·양파·무·배추·고추·대파·감자 등 가격변동이 큰 농산물에 대해 사전적 면적 조절, 출하 중지, 출하조절 등 수급 조절을 통해 농민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다. 2017년부터 시행 중이다.

하지만 현실은 조금 다르다. '채소가격안정제'에 참여 수급 물량은 전체 생산량의 10%에 불과하다. 일부 품목은 농가 참여율이 1%에 미치지 못해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이개호(민주·담양·함평·영광·장성)의원이 공개한 자료다. 이 의원이 농협중앙회로 부터 제출 받은 자료를 보면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수급조절물량은 43만2000톤, 금액은 352억원에 불과했다.

2017년 수급 조절을 하고 있는 배추, 무, 마늘, 양파 4개 품목의 전국 생산량은 456만6000톤에 달하는데 수급 물량은 27만5000톤으로 5.6%였다. 2018년도 생산량 478만3000톤 중 수급물량은 7.5%인 36만2000톤이었고, 2019년도 449만2000톤 중 12.0%인 54만2000톤이었다. 지난해에도 499만톤중 11.2%인 55만2000톤에 불과했다.

참여 농가도 숫자도 품목별로 1%를 넘지 못하기도 했다. 지난해 수급조성사업비 집행실적이 295억 원으로 가장 많은 마늘의 경우 전체 재배 농가 11만 1979가구 중 사업 참여농가는 1만308농가(9.2%)였다. 151억원을 집행한 무는 8만534 농가 중 0.8%인 647 농가뿐이었다. 34억원의 수급조성사업비가 집행된 배추도 전체 13만8394 농가 중 0.7%인 1000농가만 참여했다.

이 의원은 "농협이 의욕 있게 추진한 '채소가격안정제' 사업이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획기적으로 정비하고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그나마 전남도에서는 지역 실정에 맞는 수급 안정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채소류 출하 조절지원 사업'을 통해 배추와 양파의 수급 안정을 꾀하고 있다.

이 사업을 통해 해남 하원농협과 무안농협에 산지 출하 조적리 가능한 대형 저장시설이 내년 완공될 예정이다.

화원농협은 저온저장시설 6600여㎡를 비롯해 예냉시설 390여㎡ 등을 갖춘 대규모 배추 출하 조절시설을 구축한다. 전남 서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겨울배추와 봄‧가을배추를 시기별로 출하 조절해 홍수출하를 예방하고 생산농가의 소득안정에 기여한다.

무안농협은 저온저장시설 3960여㎡와 현대화된 대규모 큐어링(상처 부위 치유)시설 등을 도입한다. 지역에서 생산된 양파 수매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품질관리를 강화하는 양파 주산지의 출하 조절시설 역할을 하게 된다.

전남도 관계자는 "겨울배추 주산지인 해남과 양파 주산지인 무안에 대규모 출하 조절시설이 설치되면 2023년부터 배추‧양파의 수급 안정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장'에서는 더욱 적극적인 정책을 기대하고 있다.

강도용 한국농업경영인전남도연합회장은 "채소가격안정제는 수입 농산물과 임시 저장된 농산물을 시장에 유통해 가격을 조정한다"며 "농산물 값이 떨어질 때는 제 가격으로 매입한 게 아닌 하락한 값으로 사들여 저장만 해두고 있다. 무작정 저장만 하기보다 산지폐기를 시행해 농가들에게 산정된 보상금액을 즉시 지급하는게 다음 농사를 차질 없이 준비하는데 보탬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향숙 한국여성농업인 전남도연합회장은 "농산물 값 폭등과 폭락을 예측하기가 매우 어렵다. 유통 가격보다 농산물 값이 현저히 낮은 경우가 빈번해 예측 못할 바에야 차라리 자유롭게 개별 유통상인들에게 판매하는 방식을 선택하는 경우가 잦다"며 "계약재배는 전량 수매가 되는 것도 쉽지 않다 농산물 상품성에 따른 차등 값을 두더라도 전량 수매가 진행되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남농협 원예유통사업단 관계자는 "농산물 수급안정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각 지역 농협을 통해 현장 농민들의 애로사항을 수시로 취합해 미흡한 점들을 정비하고 농산물 가격과 농업인들의 안정적 소득 안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진용 기자 jinyong.ch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