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이슈 47-3> "기부 바람 일으킬 위드 코로나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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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이슈 47-3> "기부 바람 일으킬 위드 코로나 반갑다"
노동일 전남공동모금회장 ||“선한 영향력·동기부여 내 역할”
  • 입력 : 2021. 11.21(일) 16:50
  • 도선인 기자
노동일 전남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
전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에 취임한 지 2년 차, 기부를 행동으로 옮기게 한 그의 추진력이 무르익을 대로 무르익었다. 전남의 영원한 청년 기부가, 하얗게 센 머리에도 노동일 회장의 기부 열정엔 주름이 없다.

39명. 코로나 시기와 겹친 지난 2년여 간 전남에서 1억원 이상을 기부한 사람들의 숫자다. 전남 아너소사이어티 88호부터 126호까지, 그 중심에는 노동일 회장이 있다. 코로나 시기를 감안하더라도 지난 2011년 아너소사이어티 1호가 탄생한 이래 평년 가입자 수를 뛰어넘는 놀라운 증가세다.

노동일 회장은 지금의 기세를 몰아 위드 코로나에도 전남의 확장된 나눔 문화가 유지되길 기대하고 있다. 노 회장은 "내가 한 일이라곤 선한 영향력을 확장해가자고 동기부여를 주는 것밖에 없다"며 "지역사회에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정부와 시민들의 도움이 바탕이 됐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이 도움을 사회에 다시 되돌려 주는 것은 나의 책무다. 아너들에게도 '돌려줌'에 대한 즐거움과 보람을 설명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 역시 지독한 가난 속에서 받은 장학금이 마음의 큰 자양분으로 남아있다"고 전했다.

노 회장에게 기부는 어쩌면 습관처럼 하는 이벤트다. "김 대리, 오늘 내 생일이여서 기부금 보냈으니깐, 확인해보소."

기업인 후원자로 사랑의열매와 인연을 맺은 지난 2009년부터 노 회장은 갑자기 후원금을 투척하곤 했다. 그래서 생긴 별명은 '작은 키다리 아저씨'. 급하게 후원금이 필요할 때마다 그는 든든한 키다리 아저씨가 됐다.

습관처럼 보낸 기부금은 어느새 억 단위가 돼 지난 2011년 전남 아너소사이어티 2호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노 회장은 "올해만 전남에서 21명의 아너가 탄생했다. 가족 모두 아너로 가입한다거나, 고인의 이름으로 아너를 가입한다거나, 개인마다 감동적인 스토리가 참 많다. 이 스토리를 정리하는 것이 내년 목표다"며 "확보된 전남의 120여 명 아너들과 관계를 유지해 또 다른 아너 가입으로 연결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학과를 졸업한 이후 산업화 시대 지역의 평범한 기업인으로 살아온 그는 어떻게 사회복지 분야에 발을 담그게 된 것일까. 노동일 회장은 1982년 곡성에서 회사를 차렸는데, 어느 순간 전남지역의 늘어가는 다문화가정이 눈에 들어왔다고 한다.

노 회장은 "동남아 출신을 향한 차별적 시선에 문제의식이 있었다. 먼 길 떠나 우리나라에서 생활해주고 있는 것에 감사함을 느껴야 하는데, 오히려 이런 차별적 시선 탓에 이들이 나쁜 길로 빠져 사회적 비용이 더 커질 것을 염려했다"며 "엄마와 언어구조가 다른 다문화가정 2세들과 오랜 기간 친정을 방문하지 못한 동남아 여성들을 도우려고 나눔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나눔은 다문화가정을 넘어 모교의 장학사업으로, 곡성을 넘어 전남의 기초생활보장수급자, 노인, 장애인, 등 사회적 취약계층 지원사업으로 점점 확장됐다.

전남에서 고액 기부 문화를 이끈 노 회장에게 위드 코로나가 반갑기만 하다. 노 회장은 "코로나가 계속되면서 축제처럼 나눔과 봉사를 즐기지 못했다, 코로나 종식 이후 많은 사람이 모여 봉사할 기회가 많아지길 바란다"며 "아직 전남에서 고흥과 보성에서 아너가 탄생하지 않았다. 1호의 주인공은 당신에게 열려있다"고 말했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