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이슈49-1> '유엔 세계 최우수 관광마을'에 선정된 신안 퍼플섬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일주이슈
일주이슈49-1> '유엔 세계 최우수 관광마을'에 선정된 신안 퍼플섬
스페인 유엔세계관광기구 총회서 수상||반월·박지도, 75개국 170개 마을서 최고등급
  • 입력 : 2021. 12.05(일) 17:32
  • 신안=홍일갑 기자

신안 안좌 퍼플교 문브릿지를 찾은 관광객들

'퍼플섬(purple island)'으로 유명한 신안군 반월·박지도가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가 선정하는 '세계 최우수 관광마을'로 선정됐다. 전세계 75개국 170개 마을이 경쟁한 평가에서 최고등급에 올라섬에 따라 향후 국내외 관광객들의 발길이 신안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퍼플섬의 최우수마을 선정은 코로나 시대 관광 활성화의 기폭제 역할은 물론 '2022~2023년 전남 방문의 해'를 준비하고 있는 지역 관광에 큰 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퍼플섬을 비롯한 신안의 섬들이 중국과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권 신흥 관광 메카로 부상할 것이라는 기대를 높이고 있다.

5일 신안군에 따르면 유엔세계관광기구가 지난 2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총회를 열고 '제1회 유엔 세계 최우수 관광마을'로 반월·박지도를 선정했다.

국제 공모전 형태로 진행된 '제1회 유엔 세계 최우수 관광마을' 선정 사업에는 세계 75개국 170개 마을이 본선에 진출해 경쟁을 펼쳤다. '1회'라는 상징성이 큰 탓에 각 대륙별, 국가별 경쟁이 치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세계관광기구가 올해 처음으로 시작한 '세계 최우수 관광마을' 선정 사업은 문화유산의 보존 및 홍보, 관광을 통한 지속가능한 개발을 수행하고 있는 세계의 각 마을을 평가해 인증해주는 사업이다.

유엔세계관광기구가 선정하는 '세계관광우수마을'은 3등급으로 나뉜다. 유엔세계관광기구가 세계 최우수 관광마을로 인증하는 '최우수관광마을(World Label)', 이어 '최우수관광마을 개선 프로그램(Upgrade Program)'과 '최우수관광마을 네트워크'다. 퍼플섬 반월·박지도는 이 중 제일 높은 등급인 '최우수관광마을'에 선정된 것.

반월도, 박지도는 남도 지역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흔한 섬이지만 지난 2015년 전남도의 '가고 싶은 섬' 선정 이후 대한민국 최초로 3개 섬을 캔버스 삼아 과감한 시도를 했다. 섬 도라지의 보라색 꽃에서 착안해 섬 전체를 보라색으로 도배했다. 보라색은 고귀함, 신비주의 등을 뜻하기도 한다. "섬에 보라색 도라지꽃 밖에 없다"는 주민들의 자조섞인 주민들의 하소연을 박우량 군수가 색깔마케팅으로 바꾸는 시도가 맞아 떨어지게 됐다.

신안군은 섬 사이를 잇는 총길이 2.1㎞의 다리를 온통 보라색으로 칠했다. 마을 주택 지붕과 해안도로를 보라색으로 칠하고 우체통, 쓰레기통, 전동차, 음료수도 보라색으로 바꿨다. 커피 잔은 물론 밭작물도 보라색의 순무, 콜라비가 자란다.

지난 2019년 4월 천사대교 준공과 맞물려 신안을 찾는 관광객이 늘면서 라벤더와 이스타국화가 피어 있는 퍼플섬은 '보랏빛 천국'이라는 명성을 얻었다. 독창성이 돋보인 컬러 마케팅 성공사례다.

이번 평가에서 신안 반월·박지도 퍼플섬은 환경적, 경제적, 사회적 지속가능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올해 퍼플섬이 속한 신안 갯벌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됨에 따라 자연환경에 대한 국제적 관리체계를 도입하고 실행하는 의지에 좋은 점수를 받게 됐다.

신안 안좌 퍼플교 문브릿지를 찾은 관광객들

섬주민들의 협력도 한몫했다.

마을식당과 게스트하우스, 카페 및 로컬푸드 판매점을 조성해 마을경제 거점을 마련했다. 자전거 대여소 설치와 탐방로 조성 등 방문객들의 편의를 도모했다. 지난 해 8월~지난 7월까지 20만4955명이 찾았으며 4억여원의 수입을 올렸다.

주민 주도로 지속가능한 마을 만들기 위한 협동조합을 설립했다. 특별한 기술이 필요할 경우 전문기관에 등록해 교육을 이수하는 치밀함도 선보였다.

모범적인 민관 거버넌스 사례가 타지역 자치단체의 벤치마킹 대상이 됐다.

신안군은 관광전담부서(문화관광과·맛예술문화과·세계유산과)와 관광 관련 국내외 네트워크 조직(섬문화다양성네트워크TF·문화도시지원센터·가고싶은섬TF)을 연결하는 대응체계를 구축해 세계적 관광마을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는 방침이다.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유엔세계관광기구 총회에 초대돼 '유엔 세계관광우수마을'을 직접 수상한 박우량 신안군수는 "섬마다 지닌 생태환경과 문화적 특성을 살려 섬마다 독특한 컬러가 있는 섬을 만들고 있는 4만 신안 군민과 신안군의 노력을 유엔과 전 세계가 인정해 줬다는 점에서 경사"라며 "기쁨과 영광을 반월·박지도 주민을 비롯한 신안군민에 바친다"고 밝혔다.

신안군(군수 박우량)이 지난 2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 총회에서 전 세계 75개국 170개 마을 경쟁한 가운데 '유엔 세계 최우수 관광마을'로 선정됐다. 신안군 제공

한편 '유엔세계관광기구'는 1925년의 국제관광연맹(IUOTO)을 개편해 1975년 설립된 국제연합(UN) 전문기구로 관광 진흥과 개발, 관광정책을 조정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본부는 스페인 마드리드에 있으며 한국을 비롯한 155개 회원국과 6개 준회원국, 400개 지부(민간단체·교육기관·관광협회·지역관광기관 등)가 가입돼 있다.

세계관광기구 자문위원회는 이번 공모대상으로 농·임·어·축산업 기반의 인구수 1만5000명 미만 마을로 한정했다. 마을의 문화·자연자원, 관광잠재성, 경제·사회·환경적 지속가능성, 지역주민 중심 관광거버넌스 등 9가지 평가 분야를 종합 고려해 32개국의 44개 '최우수 관광마을' 마을을 선정했다.

신안군 세계 최고 관광마을 선정

신안=홍일갑 기자 ilgapho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