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선조들의 술게임 주령구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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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협·지발위
"옛 선조들의 술게임 주령구를 아시나요"
신규 놀이 문화 전파 모색||14가지 벌칙 수행 게임
  • 입력 : 2022. 05.03(화) 14:14
  • 조진용 기자
참나무에 흑칠을 해 만든 높이 4.8㎝, 6개의 사각면과 8개의 삼각면 총 14면체의 정체모를 주사위 '주령구'. 각 면에 재미있는 벌칙들이 적혀있어 이 주사위는 술좌석 등 여러 사람이 모인 흥겨운 자리에서 놀이에 쓰였을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 3대 명술에는 위스키, 꼬냑, 마오타이주가 꼽힌다. 한국에서는 조선시대 중엽부터 일제시대까지 조선 3대 명주라고 불리던 감홍로, 죽력고, 이강주가 있다.

감홍로는 이슬처럼 똑똑 떨어지는 달고 붉은 술을 받아낸다는 뜻이다. 당초 평양에서 만들어지던 술이었으나 장인 이경찬씨가 평양에서 6·25 전쟁을 피해 파주로 내려오면서 남한에서 맥이 이어지게 됐다.

죽력고는 대나무 진액이 첨가된 증류식 소주이다. 전북 정읍에서 생산되는 술로 소주에 죽력(대나무를 불에 구워 받은 진액)을 넣어 고은 술이다.

이강주는 조선 중엽부터 전남지역에서 제조됐던 대한민국 명주 중 하나로 경도잡지, 동국세시기에 기록이 표기돼있다. 배와 생강을 주재료로 하는 증류식 소주다.

옛 선조들은 3대 명주를 마시기만 했을까. 주령구라는 주사위 놀이를 하며 술을 즐겼던 것으로 전해진다.

주령구는 참나무에 흑칠을 해 만든 높이 4.8㎝, 6개의 사각면과 8개의 삼각면 총 14면체의 정체모를 주사위다.

주사위 14면에는 △소리 없이 춤추기, △여러 사람이 코 때리기, △술을 다 마시고 크게 웃기, △술 세잔을 한 번에 마시기, △덤벼서 장난쳐도 가만히 있기, △스스로 노래 부르고 스스로 술 마시기, △시 한수 읊기, △스스로 완전 취한 몰골로 노래 부르기('괴래만'이라는 노래 부르기), △월경한 곡조 부르기, △팔을 구부리고 술 다 마시기, △더러운 물건 버리지 않기, △마음대로 노래 청하기, △술 두 잔을 즉각 마시기, △얼굴을 간질여도 가만히 있기 등 술과 관련된 벌칙들이 적혀있다.

목제 주령구에는 각 면에 재미있는 벌칙들이 적혀있어 이 주사위는 술좌석 등 여러 사람이 모인 흥겨운 자리에서 놀이에 쓰였을 것으로 추측된다.

주류 관련 전문가들은 전통주류 소비가 늘어날 수 있게끔 주령구 놀이문화를 부활시키는 시도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허시명 막걸리학교장은 "코로나 방역수칙이 완화되면서 주류 업체들이 도심 곳곳 번화가 음식점을 돌며 주류 판촉 행사를 재개하고 있다"며 "판촉 행사 시 막걸리를 마시는 고객을 대상으로 주령구 주사위를 직접 굴려보게 해 벌칙 수행 시 각종 추가 혜택을 부여함으로써 새로운 놀이문화를 전파하는 것도 고민해봐야 할 때"라고 말했다.

조진용 기자 jinyong.ch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