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광주FC>광양에 뜬 ‘효버지’, 2부리그에 깜짝 등장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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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광주FC>광양에 뜬 ‘효버지’, 2부리그에 깜짝 등장한 이유는?
3일 전남드래곤즈-서울이랜드FC 경기
이정효 감독, 본부석서 지인들과 관전
“영입 목적 아냐, 양 팀 감독 응원 차원”
  • 입력 : 2023. 07.04(화) 16:16
  •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
이정효 광주FC 감독이 지난 3일 광양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전남드래곤즈와 서울이랜드FC의 하나원큐 K리그2 2023 19라운드 경기를 관전하고 있다. 한규빈 기자
‘효버지’ 이정효 광주FC 감독이 K리그2 경기가 열린 광양축구전용구장에 등장했다. 경기를 펼친 양 팀이 수준급의 선수를 다수 보유한 만큼 전력 보강 목적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도 있었지만 지인 가족과 함께 양 팀 감독들을 응원하기 위해 왔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정효 감독은 3일 광양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전남드래곤즈와 서울이랜드FC의 하나원큐 K리그2 2023 19라운드 현장을 찾았다. 이 감독은 편안한 차림으로 경기장을 방문했지만 진지한 시선으로 관전하는 모습이었다.

양 팀 관계자들은 이 감독의 등장에 술렁였다. 오는 20일까지 선수 이적이 가능한 추가 등록 기간이기 때문에 광주가 탐내는 선수가 이날 경기장 안에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감독은 경기장 방문에 대해 양 팀 감독 응원 차 왔다고 선을 그었다. 이날 하프타임에 관중석에서 만난 이 감독은 “양 팀 감독님들을 응원하기 위해 왔다”며 “양 팀 감독 모두 굉장히 친한 분들이다”고 설명했다.

눈여겨 본 선수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도 “어제 경기를 하고 쉬는 날이어서 정말 휴식 차원에서 왔다”며 “친구의 아들과 아내도 같이 왔다. 장관이 형이랑 충균이 형 모두 정말 오랜만에 얼굴도 보고 응원도 하러 왔다”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부산의 원클럽맨이었던 이 감독은 양 팀 감독과 현역 시절 많은 시간 동안 한솥밥을 먹은 사이다. 특히 세 감독 모두 주포지션이 수비수였기 때문에 함께 부산의 방어선을 구축하며 호흡했다.

이정효 광주FC 감독(왼쪽)이 지난해 6월 18일 광양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2 21라운드 경기에 앞서 이장관 전남드래곤즈 감독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정효 감독은 이장관 전남드래곤즈 감독과 현역 시절 대학교와 프로에서 13년을 함께했다. 1994년 군산제일고를 졸업 후 아주대에 입학한 이정효 감독은 1년 선배인 이장관 감독과 3년을 함께 지냈다.

이어 이정효 감독이 아주대 졸업 후 프로에 진출한 1998년 부산대우로얄즈(현 부산아이파크)에서 재회해 2007년까지 10년을 더 함께하며 나란히 팀의 레전드로 자리 잡았다. 이정효 감독은 현역 시절 부산에서만 11시즌을 보내며 222경기에 출장, 13득점 9도움을 올렸다.

1년 선배인 이장관 감독 역시 현역 시절 부산에서 11시즌을 보내며 348경기에 출장, 4골 9어시스트를 올렸고 2008년 인천유나이티드로 팀을 옮겨 한 시즌을 더 뛴 뒤 은퇴했다. 13년을 함께 땀 흘린 두 감독은 지난해 K리그2에서 이뤄진 세 차례 맞대결 중 두 번이나 우열을 가리지 못할 만큼 서로를 잘 아는 사이다.

이정효 감독은 올 시즌 서울이랜드 지휘봉을 잡은 2년 터울의 박충균 감독과도 2004~2005년과 2007년 부산아이콘스(현 부산아이파크)에서 함께 호흡했고, 박 감독은 부산에서 세 시즌을 활약하며 34경기에 출장했다.

두 감독은 올해 FA컵에서 첫 맞대결을 펼치기도 했다. 이정효 감독은 지난 5월 FA컵 16강전에서 박충균 감독을 상대하며 후반 추가시간 허율의 극장골로 1-0 승리를 거둬 매운맛을 선사했다.

당시 박충균 감독은 경기 후 “이 감독이 리그에서 부진해 힘들어했던 것 같은데 내가 보약을 먹인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떨었고 이에 이정효 감독은 “박 감독님이 이기려고 하셨던 것 같은데”라며 친분 섞인 설전을 주고받기도 했다.

이정효 감독이 양 팀 감독을 모두 응원했던 탓일까. 승점이 23점으로 동률이었던 전남드래곤즈와 서울이랜드FC는 이날 경기에서 3-3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이날 무승부로 양 팀은 모두 순위를 유지했고 이 감독은 은은한 미소와 함께 경기장을 떠났다.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