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이슈 109-4>전통시장 활성화, 상생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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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이슈 109-4>전통시장 활성화, 상생이 답이다
최은영 광주 양동건어물시장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단장
  • 입력 : 2023. 09.17(일) 17:05
최은영 광주 양동건어물시장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단장
우리지역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여러 활동들이 있어 왔다. 아케이드 설치, 주차장 설치, 화재안전설비 설치 사업 등 시설 현대화 사업은 물론,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 상권 활성화 사업 등 경영 현대화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사업들이 지원돼 왔지만, 전통시장 활성화에 대한 간절함은 여전하다. 앞으로 지역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놓치지 않아야 하는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

먼저 특성화 사업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고 싶다. 전통시장에서 매일 ‘저렴한 물건’에 ‘정을 포장’한들 지속적으로 고객이 확대되기는 어렵다. 어린 시절 엄마 손을 잡고 따라가 한 손에는 먹거리를 들고 상인들이 호객하는 소리에 두 눈이 반짝이던 어릴 적 나와 같이 우리 아이들도 전통시장에서의 기억이 정겨울까?

우리 아이들이 성인이 돼서도 전통시장을 떠올릴 수 있도록 하려면 문화·관광으로 특성화된 시장으로의 변화가 중요하다. 이에 지난 2010년 중반부터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이 시작됐으며 우리지역 시장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대표적으로 광주비엔날레의 프로젝트로 시작한 대인시장의 야시장은 밤이 없는 전통시장의 새로운 활력으로 떠올랐다. 한평 갤러리의 볼거리와 오감을 사로잡는 먹거리, 체험과 핸드메이드 공예품이 가득한 플리마켓 등 살거리와 체험거리까지, 광주의 주말이 매주 기다려지는 곳으로 자리 잡았다. 송정매일·송정5일·역전매일시장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으로 탄생한 ‘1913송정역시장’은 어떠한가. 시장 상인 절반 이상이 청년창업지원사업으로 발굴된 청년상인들로 채워지며 전국의 관광객들이 가장 방문하고 싶은 시장 중 하나로 떠올랐다.

두 번째는 전통시장의 디지털 전환이다. 지난 2020년부터 코로나19를 겪으며 전통시장 상인들은 IMF 때도 줄어들지 않던 손님들이 시장에서 사라지는 것을 직접 경험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전통시장의 물건도 비대면 배송으로 유통기회를 확대해 보자는 움직임도 빨라졌다. 광주 공공배달앱인 위메프오의 탄생과 쿠팡잇츠의 전통시장 먹거리 배달의 수수료 지원,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의 우리동네 장보기 입점을 통한 근거리 배달 등 다양한 경로가 마련됐고, 상인들의 통신판매 신고업 등록과 개별 스토어 입점을 통한 온라인 판매량도 늘어났다.

실제로 봉선시장에서 족발을 썰어팔던 한 상인은 배달앱을 이용했다가 전단지보다 효과를 보자 스마트 스토어에도 눈을 돌렸다. 진공포장한 족발과 꼬리불족은 입소문을 타더니 유명 유튜버의 야식메뉴로 소개됐고 택배 포장을 하는 손길이 부족할 정도로 판매가 증가했다. 양동건어물시장의 협동조합도 눈여겨볼 만하다. 시장 내 건어물 판매 상인들이 모여 만든 판매자 유통협동조합에서는 가공보다 원물 유통에 초점을 맞추고 지역연계활동을 통한 판매유통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그립의 라이브커머스를 운영하면서 온라인 입점 이후 처음으로 방송시작 수분 만에 완판을 거두기도 했다. 오는 10월에는 인천에서 열리는 전국우수시장박람회의 라이브 커머스에서도 양동건어물시장 협동조합이 출품할 예정이다.

마지막은 경쟁이 아닌 상생으로 모색할 수 있는 길이다. 대형마트에 가면 편리하게 마련된 주차장에 차를 대놓고 곧바로 카트를 끌면서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게 다양한 물건을 구매할 수 있다. 온라인 마켓에서는 손가락 움직임 몇 번으로 내 집 앞까지 물건을 배송해 준다. 전통시장 역시 달라지고, 편해지고, 변화하고 있지만 본질적으로 대형마트, 온라인 등의 특성을 따라갈 수는 없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막강한 경쟁상대로 꼽히는 온라인 마켓과 배달앱 등에 전통시장관을 입점시키고 오픈마켓에서 전통시장 상인 입점 시 판매수수료를 면제해 주는 등의 지원책은 단비와 같은 존재다. 수산물을 판매하는 전통시장 점포가 판매 물품에 대한 할인쿠폰을 제공해 주는 쇼핑몰 이벤트에 참여하는 등 경쟁이 아닌 ‘상생’의 관계로 나아가고 있다. 전통시장 생존과 활성화를 위해서는 새로운 유통 경쟁자 및 디지털 환경과의 상생이 필수적이다. 현재 시장에 방문하는 고객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세대와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누군가는 전통시장에서 더럽고, 어렵고, 위험하다는 ‘3D’를 떠올리지만, 이제는 또 다른 ‘3D’를 꿈꿀 때다. 시장에서의 활동이 내 가족의 행복한 미래를 위한 꿈(DREAM)인 상인들의 마음, 고객의 마음을 겨냥한 추진력을 갖춘 다이나믹한(DYNAMIC) 활동, 그로 인한 드라마틱한(DRAMATIC) 변화를 만들 수 있는 사업으로 전통시장이 지역민들에게 다가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