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 기획특집>열악한 국토환경 극복 세계 최고 농업강국 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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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 기획특집>열악한 국토환경 극복 세계 최고 농업강국 등극
전남을 농촌융복합산업 실리콘밸리로 만들자 19)네덜란드 선진농업국 성장 요인
국토면적 경상남북도 크기에도
세계톱 농식품 기업 3개사 보유
와게닝겐 대학, 농·임업 세계1위
지역간 협력 푸드밸리 등 조성
  • 입력 : 2023. 10.11(수) 10:27
  • 글·사진=네덜란드 박간재 기자
와게닝겐 대학 전경
토마토월드
국토면적이 우리나라 35%로 경상남북도 크기이며 인구 1761만명으로 세계 72위 규모의 작은 나라 네덜란드가 어떻게 미국에 이어 전세계 농업수출국 2위, 토마토 수출 세계 1위, 세계 3대 채소와 과일 생산국이 됐을까.

네덜란드 농업의 특징은 스마트 농업 선도국, 규모·가족농 중심이며 농업분야도 기업가 정신을 중시하는 문화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전세계 농식품 톱 25개사 중 3개 사가 네덜란드에 있으며 농·임업분야 세계 1위 대학인 와게닝겐 대학을 보유하고 있다. 무역수지 흑자 역시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네덜란드는 대학과 연구소, 지역과 협력한 푸드밸리 등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며 전세계 농업 선진국으로 자리매김 되고 있다.



●세계 1위 농·임업 대학 와게닝겐 대학·연구소

지난 8월초 찾아간 와게닝겐 대학교는 여름방학기간이어서 인지 적막했다. 와게닝겐 대학은 세계 최초 농업대학과 연구기관이 결합돼 운영하는 농·임업 분야 세계 1위 대학이며 유럽 최고 농업대학으로 명성이 높다. 와게닝겐은 인구 4만명 규모의 작은 도시로 주변에 농식품연구기관(20개)과 식품회사(2600개)가 있어 푸드밸리로 불리는 곳이다.

와게닝겐 대학은 1876년 국립농업대학으로 설립됐으며 1997년 와게닝겐 대학(WU)과 농림부 농업연구소(DUO)로 통합됐다. 2016년 명칭에 연구소(Research)를 넣어 와게닝겐 대학&연구소 명명했다. 현재 국내외 112개국에서 온 1만3000명의 학생을 보유하고 있다.

5개 전문 과학그룹(농업기술·식품과학, 동물과학, 환경과학, 식품과학, 사회과학)으로 나눠져 있으며 와게닝겐대학 영역과 전문연구소 영역으로 분리돼 운영되고 있다.

와게닝겐 대학은 대학과 전문연구기관 연계를 통해 우수 인력 양성·확보, 공동연구 등 R&D 네트워크를 강화하며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다. 기초연구는 대학, 실용화연구는 전문연구기관 맡아 R&D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토마토월드 유리온실에서 재배되고 있는 방울토마토.
토마토월드 홍보담당자가 토마토 재배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토마토월드를 찾은 전세계 방문객들. 한국에서 가장 많은 방문객들이 찾은 것으로 표시돼 있다.
●와게닝겐 주변 8개 도시에 푸드밸리 조성

와게닝겐 시 주변 30㎞ 내 8개 도시에 푸드밸리가 분포돼 있다. 농식품회사 2600개, 연구소 20개이며 주요기업은 네슬레, 유니레버, 하인즈, 몬산토, 하이네켄, 다농 등이다. 연구인력은 1만5000명의 과학자로 연매출 70조 원(네덜란드 GDP 10%)을 기록하고 있다. 이곳은 지난 1990년대 말부터 와게닝겐 대학과 연구기관, 글로벌 농업 관련 기업 중심으로 농식품 클러스터 조성했다.

와게닝겐 대학·연구소의 성공요인은 산학연 협력네트워크 덕택이다.

산학연관 협력 네트워크 체제를 통해 식품관련 기관들을 모으고 이를 관리하기 위한 푸드밸리 기구를 설립했다.

기업규모에 맞게 참여할 수 있는 개방된 R&D 플랫폼 구축을 비롯해 △전문 R&D인력 양성 및 고급인력 유치 △△육상·해상·항공운송이 편리한 지리적 장점과 수입된 농산물을 가공해 수출하는 무역이 발달한 점도 효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원예산업 실리콘밸리 월드호티센터

월드호티센터는 원예기술 분야의 기술혁신 센터로 비즈니스, 교육, 연구 및 정부 정책을 연계하는 플랫폼이다. 100여개 기업이 참여해 지난 2018년 3월 출범했으며 네덜란드 원예산업 실리콘 밸리로 불린다. 면적 2.6㏊에 연구동 6500㎡, 전시공간 9000㎡ 규모로 정부 운영보조 지원없이 자체 수익으로 운영된다. 국내외 학생 1200명을 대상으로 교육이 진행되고 있으며 2년제 준학사 학위과정을 운영 중이다. 기후·관수·빛·작물보호·작부체계·비료 등 작물 영향 관련 연구에 나서고 있다.

유리온실에서 재배되고 있는 방울토마토1
토마토월드 농장가는 길에 보이는 유리온실 하우스
● 농업분야 지표 전세계 상위권…토마토월드, 세계1위 수출 이끌어

네덜란드 농업 관련 지표는 전세계 상위권에 랭크돼 있다. 세계 식량안보 지수 6위(한국 32위), 농식품 톱 25개사 중 3개 사(Unilever, Heineken, Friesland Campina)를 보유하고 있으며 세계 2위 농식품 수출국(미국· 네덜란드·독일·브라질·프랑스 순)으로 수출액 1223억 유로다. 세계 농산물 수출 비중 7%로 네덜란드 수출에서 농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17.8%로 세계 최대 규모다. 미국, 프랑스와 함께 세계 3대 채소·과일 생산국으로 유럽 전체수출 25% 차지하고 있다. 이 중 토마토는 수출 세계 1위이며 주요 수출 품목은 화훼류(95억 유로), 육류(88억 유로), 유제품(86억 유로), 채소(73억 유로) 순이다.

와게닝겐 대학 취재를 마치고 찾아간 토마토월드 농장 역시 선진농업시설을 자랑하며 전세계 농업인들을 불러 모으고 있었다. 찾아가는 길 양편으로 유리온실로 된 스마트팜 하우스가 마치 ‘글라스 시티’를 연상케 했다. 일반토마토와 방울토마토 정도로 구분하는 우리와는 달리 이곳에서 생산되는 토마토는 80여 종에 이른다. 열악한 날씨와 소금기 가득한 토지 등 최악의 조건을 극복하고 스마트팜 기술을 통해 전세계 최대 생산국으로 우뚝 서게 됐다.

전남도는 네덜란드 사례를 참조해 선진농업을 실현해 가야 한다. 네덜란드는 정부와 기업, 대학 등 연구기관과 협력을 통해 스마트농업 시스템을 운용하고 있다. 그 덕택에 우리나라 국토면적보다 작고 농지면적과 평균온도, 일조량, 강수량은 물론 농업종사자, 농장수도 열악한 네덜란드가 세계 최대 농업선진국으로 올라설 수 있었다. 우리나라는 수치상으로도 네덜란드보다 농장 수입(3700만원 대 8800만원)과 농산품 부가가치(32조 대 60조), 농업무역(수출 8조 대 113조, 수입(35조 대 65조) 등에서 뒤지고 있다. 전남도가 척박한 농업환경을 가진 네덜란드를 롤모델 삼아 전남을 농촌융복합산업 실리콘밸리로 만들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글·사진=네덜란드 박간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