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주사 단풍 감성 담은 ‘황순칠 음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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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운주사 단풍 감성 담은 ‘황순칠 음악회’
23일 남구 송하동 개인 작업실
딸 황상희 피아니스트와 함께
강명진 바이올리니스트 출연도
가을 풍경 가득 천불천탑 선봬
  • 입력 : 2023. 11.16(목) 14:54
  •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
황순칠 작가가 ‘천불천탑 단풍전’이라는 주제로 오는 23일 개인 작업실인 황순칠 갤러리에서 음악회를 연다.
음악을 사랑한 화가, 황순칠 작가가 ‘천불천탑 단풍전’이라는 주제로 오는 23일 개인 작업실인 황순칠 갤러리(남구 송하동 124-2)에서 음악회를 연다. 깊어가는 가을과 함께 하는 이번 자리에서는 황 작가의 피아노 연주와 함께 화순 운주사의 무르익은 계절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황순칠 음악회’는 그가 지난 2005년부터 매년 서너차례씩 분기마다 여는 소규모 개인 음악회다. 때로는 지인들을 초대해 송년모임을 대체하기도 했고 때로는 그럴듯한 공연장을 빌려 정식 무대에 서기도 했다. 올해만 하더라도 봄에는 매화 그림과 함께 한 음악회를, 여름에는 폭포 그림과 함께 한 음악회를 열었다. 단풍 음악회 이후, 오는 12월에는 설경을 주제로 한 올해 마지막 음악회를 열 예정이다.

처음에는 피아노를 배우는 6살 된 딸과의 추억을 위해 시작했지만, 어엿한 피아니스트가 된 딸이 개인 일정상 함께하지 못할 때도 음악회를 열었다. 이번 23일 여는 음악회가 벌써 19회째 여는 무대가 됐다. 이번 공연에는 딸 상희 양도 함께 무대에 선다. 조선대 음악교육과 등을 졸업한 피아니스트 황상희 씨는 쇼팽의 피아노 소나타 등을 연주한다.

특별 게스트로는 전자 바이올리니스트 강명진이 출연하다. 강명진 바이올리니스트는 내사랑 내곁에, 세월이 가면, 마법의 성 등 대중가요를 비롯해 바이올린을 위한 탱고, 아리랑을 연주한다. 독특한 전자 바이올린의 음색이 기대되는 무대다. 황 작가도 직접 무대에 서는데, 그때 분위기에 맞춰 즉흥곡을 선보인다.

황 작가는 최근 10여년간 화순 운주사 작업에 천착해오고 있다. 우연히 찾았던 천불천탑 풍광을 보고 ‘운주사’를 주제로 한 연작에 매달리기 시작한 것. 이번 음악회에서도 운주사의 가을 풍경을 그린 대작들을 함께 선보인다. 단풍을 풍경으로 한 운주사 돌탑들이 깊은 감성을 채운다. 대표작은 100호 그림의 ‘감실불(부처 좌상을 뜻함) 가을’이다.

감실불은 화순 운주사에 있는 돌상 중 최고 걸작으로 꼽힌다. 투박한 돌부처 상이 네모난 돌 방에 다리를 틀고 앉아 있다. 이 돌부처는 작은 방안에 얼마나 오랜 시간을 보냈는지 모른다. 아무 표정 없는 돌부처의 얼굴은 무상하다. 황 작가 특유의 덧칠로 이 투박한 감성을 그대로 화폭에 옮겼다. 뒤로 보이는 붉게 물든 가을 산이 쓸쓸함을 더한다.

황 작가는 “단풍은 해년마다 그 느낌이 다르다. 그래서 단풍그림은 계절마다 고쳐 그리기를 반복한다. 수도 없는 붓질로 그림은 변하고, 두꺼운 물감층으로 캔버스는 시루떡처럼 쌓인다”며 “이처럼 운주사를 그린 그림은 계속 미완성으로 남아있다. 반복하는 작업에 허망함도 느끼지만, 이것이 우리의 인생과 같다”고 말했다.

화가 황순칠은 1955년 여수 출생으로 고교시절 서예에 입문한 뒤 1978년 금봉 박행보 문하에서 한국화를 사사받고 1979년에는 연진미술원을 제1기로 졸업했다. 1981년 조선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입학 후 서양화로 분야를 전환했으며, 조선대 대학원을 졸업했다. 특히 1995년 대한민국미술대전에서 ‘고인돌 마을’로 최고상인 대상을 수상하면서 특유의 화풍이 세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운주사 작업 이외에도 당진 안국사지 미륵불, 서산 백제의 미소 삼존불, 경기 안성 미륵불 등 전국을 돌며 돌탑 그림을 그리고 있다.
황순칠 작가.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