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정권 심판’ ‘성과 홍보’… 설 민심 잡기 총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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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일반
[전남일보]‘정권 심판’ ‘성과 홍보’… 설 민심 잡기 총력전
●정당 현수막에 담긴 총선 전략
민주, 정책공약·특검 등 정권 겨냥
국힘, 지역 현안 예산확보 내세워
진보, 이색 디자인·비판문구 차별화
  • 입력 : 2024. 02.07(수) 18:11
  • 김은지 기자 eunji.kim@jnilbo.com
광주 광산구 월곡1동 주민센터 앞에서 시민들이 진보당의 현수막을 바라보고 있다. 진보당 제공
4·10 총선을 60여일 남겨놓고 지역구 곳곳에 걸려있는 현수막을 통해 각 정당의 ‘총선 공략법’을 들여다볼 수 있다. 지역 현안 등 각 정당의 중점 추진 정책이나 1호 공약은 물론, 야권에서는 현 정권을 겨냥한 비판 문구와 개성 넘치는 디자인으로 민심을 공략하는 모습이다.

2022년 제20대 대선과 제8회 지방선거에서 연거푸 고배를 마신 민주당은 현수막을 통해 총선 승리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제1야당인 만큼 현 윤석열 정권에 대한 직설적인 비판도 담겼다.

최근 내걸린 민주당 현수막에는 공약 3호로 발표한 저출산 정책과 밀접한 ‘결혼·출산·양육 1억+1억 드림패키지’, 여야가 앞다퉈 공약으로 내건 ‘경로당 주5일 점심’과 ‘월 3만원 청년패스’, ‘월20만원 대학기숙사 5만호’ 등을 홍보하고 있다.

현 정권에 대한 비판이 담긴 현수막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민주당은 ‘대한민국 바로 세우겠습니다’, ‘김건희·50억 클럽 특검, 거부한 자가 범인이다’, ‘이태원 참사 특별법, 대통령은 수용하라’와 같은 직·간접적인 표현으로 정권을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집권 여당답게 지역별 현안과 관련한 정책적 성과나 예산 확보, 공약을 앞세운 현수막을 내걸고 있다.

최근 광주시당과 전남도당에서 집중적으로 건 현수막 중 ‘광주-대구 달빛고속철도특별법 국회 통과’는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지지세가 가장 강한 두 지역의 화합을 전면에 드러내는 사안으로, 총선을 앞두고 법안 통과 성과를 알림은 물론, 동서화합의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이번 총선에서 1호 공약으로 발표한 ‘일·가족 모두행복’의 중점 내용인 ‘아빠휴가 1개월 의무화’, ‘아이돌봄서비스·늘봄학교 전면 확대’ 등의 내용이 담긴 현수막도 다량 내걸렸다.

이외에도 ‘금고 이상 유죄받으면 세비 전액 반납’ 등 중점 추진 공약과 ‘서민·소상공인 290만명 신용사면’, ‘지역가입자 건강보험료 인하’ 등 현수막을 통해 정부와 여당의 정책을 집중적으로 홍보하는 모습이다.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 등은 창당 후 내부 안정화나 체제 정비가 한창인 탓에 아직까지 정책 공약과 관련보다는 신당의 이름을 알리고 방향성을 제시하는 내용 위주의 현수막을 걸고 있다.

녹색정의당 역시 최근 연합정당을 꾸린 탓에 출범을 알리는 홍보 현수막이 주를 이루는 모습이다. 최근 ‘기후위기에 맞서고 노동의 권리를 지키겠습니다’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통해 정의당이 아닌 녹색정의당의 당명으로 정체성을 드러내는 첫 현수막을 걸었다.

이번 총선에서 현수막을 통해 가장 이슈몰이를 한 정당은 진보당이다. 천편일률적인 현수막 사이에서 독특한 디자인과 풍자적인 의미를 담아낸 문구로 이목을 끌고 있는데, 현 정부를 겨냥한 강한 비판성 문구로 당의 정체성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대표적으로 설 명절을 앞두고 참치, 참기름, 햄 세트를 연상케하는 이미지를 구현, ‘윤검찰독재 못참치’, ‘그만해유, 내4려와유’, ‘윤탄햄 클래식’ 등으로 구성된 종합선물세트를 현수막에 그려냈다. 이외에도 명품가방 배경의 현수막에 ‘아킬레스거니?’라는 문구를 넣고, 광주시당의 경우 ‘정치, 바르게 세우고 싶죠?’라는 문구의 현수막을 일부러 기울여 걸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같은 진보당의 현수막은 참신하고 속이 시원하다는 긍정적 반응과 함께 비방과 조롱의 정도가 지나치다는 부정적 반응을 동시에 얻고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정당 현수막은 정책을 알리고 정치적 현안을 표시해 정치에 관심이 없는 분들도 우리 동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효과를 낸다”면서 “다만 특정인을 겨냥한 네거티브나 너무 폭력적인 언어로 점철된 현수막은 피로도는 물론, 정치 혐오를 조장할 수 있기 때문에 선거사무소는 물론 각 정당에서도 숙고해 현수막을 제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
김은지 기자 eunji.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