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일주이슈 119-3>“재원·구체적 실행계획·스토리 부재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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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이슈
[전남일보]일주이슈 119-3>“재원·구체적 실행계획·스토리 부재 아쉬움”
●‘영산강 100리길 Y프로젝트’ 과제
채은지 시의원 “사업 자체엔 찬성
재원조달 등 세부계획 수립 필요”
박필순 시의원 “‘마한’ 국한은 문제
친환경보다 꿀잼시설만 강조 우려”
  • 입력 : 2024. 02.18(일) 18:10
  • 노병하 기자 byeongha.no@jnilbo.com
채은지 광주시의원
“본질적으로 Y프로젝트는 찬성합니다. 다만 광주에서 시도하지 않았던 사업인만큼 초기 준비작업을 더욱 철저히 해달라는 것입니다.”

영산강 100리길 Y프로젝트(Y프로젝트)는 광주시와 이를 우려하는 측의 공통된 점이 있다. ‘개발사업’이 아닌 ‘친환경 사업’이라는 것이다. 양측 다 ‘친환경 사업’임은 인정하고 있지만 우려하는 측은 명확한 문제점을 이야기 한다.

그것은 ‘준비 부족’과 ‘스토리 부재’다.

지난해 광주시의회 행정사무감사와 본예산 심사에서 Y프로젝트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제시한 채은지 광주시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은 “사람들은 제가 Y프로젝트를 반대하는 의원으로 안다”면서 “실상은 그렇지 않다. 찬성한다. 좀더 철저히 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채 의원은 “솔직히 Y프로젝트는 강기정 시장이니까 할 수 있는 것”이라면서 “강 시장 특유의 강력한 사업 진행이 돋보이는 사업”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지적사항에 대해 ‘되려 광주시가 강 시장의 생각을 제대로 받쳐주지 못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채 의원은 지난해 행정사무감사에서 “Y프로젝트 사업 용역 결과 관련 재원조달 형식이 평이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채 의원은 “매일 10만톤의 물을 공급한다는 하상여과공법에 대해서도 명확하고 구체적인 방법이 없었다”면서 “하상여과공법의 경우 영산강유역관리청, 환경청 뿐만 아니라 농어촌공사와도 협의가 필요한데, 광주시는 상호 협조가 잘 될 것이라고만 답변했다”고 말했다.

박필순 광주시의원
채 의원은 “대형 프로젝트일수록 출발지점이 매우 중요하다.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을 보면 알 수 있다. 의도가 아무리 좋아도 과정에서 복잡해질 수 있기에 출발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채 의원은 또 “하상여과공법에 따른 정확한 취수 지점도 파악이 안됐고, 이를 위한 예산 증가 및 재해 환경 영향도 고려해야 하는데, 해당 용역에서는 그런 것이 나오지 않았다”면서 “계획홍수위 아래 있는 시설물들의 안정성과 활용성에 대한 우려도 있고 시설물 운영 및 관리에 대한 대책, 대안도 언급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채 의원은 “사업은 매우 훌륭하지만 어려운 재정 여건에서 지방재정투자심사 절차를 지키지 않고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인지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필순 광주시의원(더불어민주당, 광산3)도 지난해 행정사무감사에서 “영산강 수질개선이 뒤로 미뤄진 Y프로젝트 계획은 겉옷과 속옷이 바뀌어버린 형태”라고 지적한 바 있다.

박 의원은 “익사이팅 시설은 2026년 민선 8기 임기 내에 완료하고, 수질개선사업은 2030년에야 완료하겠다는 것”이라며 “영산강 맑은 물을 향유하겠다는 Y프로젝트의 핵심 전제가 빠진 채 유락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것은 겉옷부터 입고 속옷을 위에 겹쳐입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또 “특히 이번 프로젝트의 경우 ‘스토리의 부재’가 너무 뼈아프다”고 강조했다.

그는 “광산구 시의원으로서 Y프로젝트를 환영 안 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할 거면 제대로 해야한다”면서 “울산 태화강은 공업시대에서 친환경 시대로 넘어가는 이야기를 스토리화 했고, 순천만은 흑두루미를 살리기 위해 조성됐다는 아름다운 이야기가 있다. Y프로젝트에게 주어진 것은 ‘마한’ 뿐이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마한도 활용해야 하지만, 100리 길에 따른 스토리가 분명 있을 것이다. 스토리텔링이야 말로 국민들을 영산강으로 오게 만드는 힘인데, 꿀잼시설에만 눈이 팔린 것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영산강의 스토리는 어느시점에서 무엇을 선택하는지에 따라 다르다. 농업용수로 내버려지다시피 한 강을 살리는 스토리도 있고, 100리길을 걸어 다녔던 선조들의 이야기도 좋다”면서 “이런 무궁무진한 이야기 밭을 마한 등의 스토리로 국한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스토리의 부재 이외에도 Y프로젝트의 ‘순서’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한다. 물을 살리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고 그 다음이 꿀잼시설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광주시가 이 프로젝트를 시작할때 수질개선과 수량 확보를 전제로 사업을 진행해왔고, 용역 결과에도 첫 번째 전략으로 ‘생명의 강 영산강’을 제시하고 있다”며 “Y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서는 영산강 맑은 물을 연계해야만 의미 있는 꿀잼도시를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계획처럼 수질개선에 앞서 익사이팅 시설만 임기 내에 급하게 건립한다면 자칫 개발사업 뿐인 사업으로 비춰질 우려가 있다”며 “지금이라도 사업의 순서와 기간, 일정을 전면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광주지역 환경단체의 의견과도 일맥상통한다.

지난해 10월 광주시가 ‘영산강 100리길, Y프로젝트’를 발표하자 시민단체들은 ‘환영’과 ‘우려’를 동시에 표명했다. 구체적인 프로젝트의 주요 내용이 하천 둔치 이용을 위한 개발과 취수를 통한 수질개선에 머물러 있었기 때문이다.

환경단체 관계자는 “Y프로젝트는 자연환경에 대한 고려가 아주 중요한데 이에 대해서는 잘 나오지 않고 있다”면서 “친환경 사업이지만, 계획은 공사 중심, 이용 중심의 개발사업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말햇다. 또 채 의원의 지적에 대해서도 “하상여과공법으로 하루 10만톤의 맑은 물을 취수해 이용하겠다는 계획은 현재 광주천 수질개선을 위해 해오는 방식”이라면서 “하류에서 취수 후 처리한 물을 상류에 방류하는 계획은 당장 시행하기에는 가장 빠른 방법일 수 있겠으나 장기적인 계획없이 지속적으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즉 빗물 이용과 주변 토지이용의 변화, 저영향개발기법, 저류습지 조성 등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방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하천 둔치를 이용하는데 있어 하천의 기능을 훼손하고 파괴할 우려가 매우 크다는 점이 이들에게 반대하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또 다른 시민단체 관계자는 “물이 흐르는 하도만이 아니라 둔치까지도 하천의 공간으로 인식해야 한다”면서 “이 공간의 자연환경이 생태적으로 건강할 때 영산강이 깨끗하고 건강하게 흐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병하 기자 byeongha.n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