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우리가 맞다면, 이 혜성은 1758 년경에 다시 돌아 올 것이다. 그때 우리 후손들은 이 혜성이 영국인에 의해 최초로 발견되었음에 감사히 여길 것이다.” 1682년 영국 천문학자 에드먼드 핼리는 그 해 갑자기 나타난 별을 예사롭지 않게 지켜봤다. 지금까지 누구도 보지 못했던 별. 핼리는 즉시 옛 기록에 있는 궤도를 찾아 계산했고 1531년과 1607년의 궤도가 그해 나타난 별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 별이 76년을 주기로 태양계를 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핼리 혜성의 발견이었다. 2021년 개봉된 영화 ‘돈 룩...
2023.01.31 17:20선교사로서 처음 조선 땅을 밟은 언더우드 목사는 후배 목사들에게 조선에서 지켜야 하는 예절을 가르쳤다고 한다. 그 가운데 하나가 안방에 들어갔을 때다. 상석에 앉지 말고 반드시 하석에 앉으라고 주의시켰다. 후배 목사가 “상석이 어디냐”고 물으면, 이렇게 알려줬다고 한다. 부엌 아궁이에서 가장 가까운 방 위가 상석이요, 벽에 갓이 걸려있는 바로 아래가 상석이니, 그 반대편에 앉아야 한다고 답했다. 우리식 방은 이처럼 보이지 않는 상석이 정해져 있다. 그 상석이 바로 ‘아랫목’이다. 아랫목은 방에서 가장 따스한 곳인데, 상석 이상...
2023.01.30 13:40가난한 사람들에게 가장 무서운 계절은 ‘겨울’이다. 드러나는 옷부터가 가난을 처절하게 보여주는데다, 낡고 허름한 집이다 보니 외풍을 견디는 것 자체가 그들에게 일상이자 공포다. 더욱이 올 겨울은 얼마나 추웠나. 수십만원짜리 패딩을 둘러 쓰고도 추워서 벌벌떠는 일이 허다했다. 그런 추위 속 광주의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진 것은 몇만원짜리 전기장판과 오래된 솜이불 등이었다. 다행히 도시가스가 들어오는 지역에서는 다만 몇시간이라도 난방을 틀어 놓아 손을 녹일수 있었다. 이 역시 외풍에 의해 보일러를 끄면 순식간에 차가워지지만...
2023.01.29 16:46최근 한우 산지 및 도매가격이 연일 하락하고 있지만,소비자들이 이를 체감하긴 어렵다.한우값 폭락 이유는 사육 두수와 출하량 증가로 공급은 늘었는데 고물가시대에 소비가 위축된 때문이다.하지만 소비자 가격이 요지부동인 이유는 간단하게 설명하기 힘들다.우선 제도적인 측면에서 살펴보면 쇠고기 유통에 가격연동제가 적용되지 않은 것을 꼽을 수 있다.기름값처럼 국제 유가를 주유소 판매가격에 반영하지 않고 있으니 대형마트와 음식점에서 소비자들이 피부로 느끼지 못한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16일 고시 기준 호남권 ...
2023.01.26 14:45코로나 팬데믹이 엔데믹으로 전환되면서 관광산업이 부활의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 가운데 관광 트렌드도 예전과는 확 달라진 모습이다. 최근 한국관광스타트업협회는 새해 10대 핵심 관광 트렌드로, △뉴노멀 시대, 새로운 여행 워케이션 확산 △위기회복 시대, 웰니스 치유 여행 가속화 △초개인화 시대, 여행경험의 나노화 △관광할 권리, 모두가 즐기는 여행 실현 △K-컬처 시대, 방한 여행의 스펙트럼 확장 △로컬의 시대, 지역 관광의 진화 △디지털 전환 시대, 신융합 관광 확대 △기후변화 시대, 탄소중립 여행의 부상 △탈경계 시대, 일상에 스며...
2023.01.25 13:1060년대에서 80년대까지 한국영화를 이끈 1세대 은막의 대스타였던 윤정희씨가 천상의 무대로 옮겼다. ‘영화는 내 인생이고 아흔까지 카메라앞에 설 것’이라는 그의 꿈도 알츠하이머 병마가 앗아갔다. 그의 부음에 SNS에서는 추모의 글들이 이어졌다. 윤정희씨는 프랑스 파리에서 지난 19일 79세의 일기로 별세, 영면에 들어갔다. 산업화의 거센 물결속에서 힘겨운 삶터를 지켜가는 수많은 대한민국의 남성들을 명연기로 위로해준 영원한 배우가 지구별로 여행을 떠난 것이다. “영화는 내인생이고 하늘나라에 갈 때까지 카메라 앞에 서겠다”며 ...
2023.01.24 16:16경찰이 연말 연시 음주운전과의 전쟁중이다. 경찰청은 각 시·도 자치경찰위원회와 협조해 지난해 11월 18일부터 새해 1월말까지 전국 음주운전 집중단속을 시행하고 있다. 이는 작년까지 감소하던 심야시간대(오전0시~오전6시) 음주 운전 교통사고 비율은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해제 영향으로 올해 들어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서다.지난 2일 새벽 운전면허취소수치인 음주 상태의 40대 운전자가 몰던 SUV가 광주 서구 쌍촌동 5·18기념문화센터 정문으로 돌진해 출입문·시설물이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광주전남에서 지난해 12월 26일부...
2023.01.19 16:562023년 계묘년은 토끼해이다. 60년만에 찾아온 ‘검은 토끼’의 주인공은 1963년생이다. 63년생은 우리나라 베이비부머 1기(1955년~1963년)에 태어나 인구 증가에 일조를 한 이들이다. 가정마다 조부모, 부모, 4~5명의 동기간 등 대가족의 틈바구니에서 물질적으로 부족해도 ‘가족이 재산’이라는 가족 사랑을 배웠다. 1980년대 대학을 다녔으니 586세대로 통한다. 토끼띠, 586세대는 농업중심에서 산업화라는 국가적 목표를 완수하기 위해 각기 다른 영역에서 치열하게 대한민국의 발전을 담당한 이들의 보통명사이기도 하다. 198...
2023.01.17 15:37“황금주, 백자주, 송주, 예주, 죽엽주, 이화주, 오가피주, 앵무잔 호박배에 가득 부어 술을 권해 올리는 모습 그것이 어떠합니까.” 고려시대 경기체가 ‘한림별곡’ 중 한 대목이다. 고려 고종2년(1215년) 한림의 유생들이 무신집권 하에서 향락적, 유흥적 풍류를 뽐내며 생활감정을 읊은 내용이다. 4장에 나온 내용으로 술 이름도 7개나 된다. 한림별곡 이전까지 술은 단지 ‘맛좋은 술’ ‘달콤한 막걸리’ ‘신라의 술’ 등으로 전해졌다. 반면 한림별곡 이후 술의 캐릭터를 유추할 수있게 됐다. 고려시대 문헌에는 ...
2023.01.16 10:25우리 전통 문화인 ‘김장’은 겨울 밥상에 올릴 저장용 김치를 입동(入冬) 전에 많이 담가 두는 일이다. 김장에는 평소 보기 힘든 가족과 이웃들이 한데 모여 담근 김치를 서로 나누며 유대를 강화시키려는 한국인의 지혜가 담겨 있다. ‘김장 문화’는 지난 2013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며 가치를 인정받았다. 3월8일 당 대표 선출을 앞둔 국민의힘에서 ‘김장’이란 말이 자주 언급되고 있다. 김기현 의원과 장제원 의원 간의 이른바 ‘김장연대’ 얘기다. 윤석열 대통령의 마음을 얻어 ‘윤심(尹心)’주자로 발돋움하려는 김 의원을...
2023.01.15 14:20새해가 열리자마자 정부와 광주지역사회가 뜨겁게 부딪혔다.교육부가 최근 고시한 개정 교육 과정에 5·18민주화운동이 명시되지 않은 이유에서였다.교육부가 지난해 12월22일 확정해 고시한 ‘2022 개정 고등학교 교육과정’ 한국사2의 ‘대한민국의 발전’ 대목에는 배워야 할 내용인 성취 기준 하단에 제시된 학습 요소 항목에 5·18 민주화 운동이라는 표현이 빠진 것이다.지난 2018년 7월 개정된 한국사 교육과정에는 초등 사회에서 3차례, 중학교와 고교 교육과정에서 각각 2차례 5·18 민주화운동이 포함됐었다.이에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
2023.01.12 16:04대한민국 서남쪽 맨 끄트머리 섬 가거도는 영락없는 ‘절해고도(絕海孤島)’다. 뭍에서 600리나 떨어졌으니 지도를 들여다봐도 제주도 만큼이나 한참은 멀게 보인다. 시절이 좋아져 지금은 목포에서 쾌속선으로 3시간이면 닿는다고 하지만, 예전 돛단배 타고 다닐 때는 순풍이 불어와도 일주일은 꼬박 걸렸다고 한다. 어지간한 일 아니면 오고 갈 엄두조차 나지 않을 멀고도 먼 길이다. 육지에서 멀다 보니 가거도 사람들은 6.25 전쟁이 터진 것도 몰랐다고 한다. 왜 저 멀리 뭍에서 대포소리가 쿵쿵 나고, 시신들이 바닷물에 떠내려오는지 ...
최도철 기자2023.01.11 18:30코로나19 바이러스 기세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지난 8일부터 중국이 ‘위드 코로나’ 일환으로 자국민들의 해외 여행 자유화와 중국 입국자들을 대상으로 격리 조치 완화 등 빗장을 걷어내 긴장할 수밖에 없다. 전세계는 출입국이 자유로워진 중국인들의 해외여행이 많아진 것이 반가우면서도 내심 입국자들의 감염원 차단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과 직면하고 있다. 팬데믹 4년째 코로나19가 노년층에는 치명적임을 실감한다. 인공호흡기 또는 에크모(체외막 산소 공급장치) 등 치료를 받는 코로나 위중증 환자는 대부분 60세 이상이다. 지금까지...
2023.01.10 15:29문자로 기록된 인류 최초의 문서는 세금 장부였다고 한다. 지난 1990년대 후반, 독일 고고학연구소 귄터 드라이어 교수가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서 작은 점토판에 다양한 그림이 그려진 상형문자를 발견했다. 해독 결과 문자는 기원전 3300여 년 전, 왕에게 세금으로 바친 기름항아리 숫자와 이를 바친 사람의 이름으로 밝혀졌다. ‘기원전 3000여 년을 전후해서 등장한 인류의 문자생활이 창조 욕구보다 세금 부과 등 지배층의 경제적 필요에 의해 시작됐다’는 것이 발굴을 주도했던 귄터 교수의 주장이다. 기원전 2400여 년 전, 수메르에...
2023.01.09 16:53“La cucaracha, la cucaracha ya no puede caminar porque no tiene, porque le falta marihuana que fumar~.(라 쿠카라차 라 쿠카라차 야 노 뿌에데 까미나르 뽀르께 노 띠에네, 뽀르께 레 팔따 마리화나 께 푸마루)” 멕시코 민요인 ‘라 쿠카라차(La cucaracha)’의 한구절이다. 라 쿠카라차는 1910년부터 1920년까지 진행됐던 멕시코 혁명 당시 노동요나 민중가요로서 뿐만아니라 농민혁명군의 군가로서 애창되던 노래이다. 스페인어인 ‘라 쿠카라...
2023.01.08 1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