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아 변호사의 '공익변호사와 함께하는 동행'은 어떤 곳?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공프로젝트
이소아 변호사의 '공익변호사와 함께하는 동행'은 어떤 곳?
선뜻 가기 힘든 길을 걷는 법률인들의 장소 '동행'||지난 2015년 5월 이소아 변호사의 노력으로 탄생
  • 입력 : 2019. 01.31(목) 13:01
  • 노병하 기자
"광주에 있는 많은 변호사들은 이소아 변호사에게 빚이 있습니다. 아니 최소한 저는 이 변호사에게 그런 부채의식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그런 부채의식을 갈수록 확대시키고 있죠."

전두환 전 대통령 고소인들의 변호를 맡고 있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광주·전남지부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정호 변호사의 말이다.

김 변호사에게 있어 이 변호사는 변호하는 이들이 가야 할 선한 길 중 하나를 걷는 이지만 선뜻 선택할 수 없는 곳으로 걸어가는 사람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이 변호사가 있는 '공익변호사와 함께하는 동행'은 돈을 버는 곳이 아니라 돈이 나가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 변호사와 2명의 상근 변호사가 고군분투함에도 후원금이 없으면 사무실이 돌아가지 않는 곳이다.

그럼에도 그들이 해 온 일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자잘한 재판이어서가 아니다. 그들이 싸우는 대상이 바로 일상의 우리이자, 우리도 모르는 우리의 이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외면하고 보지 않는 것이다.

동행은 폭행으로 죽은 성매매 여성 사건을 맡아 입을 열지 않는 그녀의 동료들을 설득하고, 1급 장애에도 활동보조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이와 장애인단체 활동가들의 분노섞인 목소리를 듣는다. 온 힘에 다해 바다에 뛰어들었다는 이유로 업무상 과실치사 재판을 받은 세월호 민간 잠수사와 진도에서 세월호 가족들을 지원하다가 우울증과 트라우마로 자살한 경찰관의 유가족 등이 그들의 의뢰자다.

어디 이뿐이겠는가. 광주, 전남 지역을 중심으로 한 소외계층 여성과 아동, 장애인, 이주노동자, 난민, 비정규직 노동자 등 우리 옆에 분명히 존재하지만 투명해져버린 그들에게 색을 입히고 목소리를 나오게 하고, 끝내 울부짖게 한다.

이런 동행은 2015년 5월 만들어졌다.

서울에서 광주에 내려온 이 변호사가 광주, 전남지역 시민사회단체에 일일이 전화를 걸어, 법률 자문이나 연대가 필요하면 꼭 연락해 달라는 당부를 남기고, 관계를 맺으면서 시작했다.

그녀가 설립한 동행은 이들 사회적 약자를 위해 공익소송, 자문, 연대활동을 하고 제도 개선에 힘쓰고 있으며 이곳에서 일하는 변호사들은 공익 변호사라고 불린다.

처음 시작할 때는 당연하게도 주변의 만류가 있었다. 활동할 수 있을 만큼 일이 있겠느냐 또는 수입이 생기겠느냐는 우려가 대부분이었다.

허나 일은 너무 많았다. 또 설립 당시 동행 상근 변호사는 이 변호사 뿐이었지만 이제 그를 포함해 총 3명의 상근 변호사가 일하고 있다.

공익과 인권 관련 소송만 하고 선임비는 별도로 받지 않는다. 회원 340명의 후원금으로만 운영되고 있다. 그렇다고 지금 이들의 환경이 편해지거나 좋아진 것은 아니다. 후원금만으로의 운영은 여전히 힘들고 변호사들의 생계도 고민거리다.

그럼에도 이 변호사는 멈출 생각이 없는 듯 하다.

"동행은 소송을 하기 위한 곳이 아니라, 이슈에 대한 목소리를 엮어 세상에 전달하는 곳"이며 "약자들이 손을 내밀 수 있는 마지막 법률적 보루가 될 것"이라고 말하는 것을 보니 말이다.

한가지 가정해보자. 만약 내가 사회적 약자가 된다면? 사고로 나나 가족이 장애를 갖거나 아이의 선척적인 희귀병이 생겨 사회에서 외면당하거나, 성 소수자라는 이유로 직장에서 쫓겨나거나 한다면?

그때 내 손을 잡아 줄 곳은 어디일까. 이 질문의 답이 바로 이 변호사와 동행에게 부채의식을 가져할 이유가 아닌가 잠시 고민해본다.

●공익변호사와 함께 하는 동행 062-351-0518

후원계좌 신한은행 100-032-029907



노병하 기자 bhn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