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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향기·김선기>자존감이 요구되는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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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향기·김선기>자존감이 요구되는 시대

김선기-문학박사·시문학파기념관장

게재 2020-06-30 14:44:24
김선기 문학박사·시문학파기념관장
김선기 문학박사·시문학파기념관장

'코로나 19' 영향으로 지구촌이 몸살을 앓고 있다. 시간이 길어질수록 사람들은 지쳐가고, 사회 곳곳에서 깊은 한숨소리가 나오고 있다. 작금의 사회현실을 반영한 것일까. 코로나 19 사태 이후 사회적으로 '자존감'이 화두가 되고 있다.

심한 우울증이나 심리적 문제와 싸우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 보통의 평범한 사람에게도 높은 자존감이 필요하다는 요구와 진단이 쏟아지고 있다. 건강하고 만족스러운 일상을 위해 자존감은 분명 필요한 요소다. 자존감은 어떤 모습의 어떤 것이어야 할까.

진짜 자존감은 서점에서 책을 사듯 사거나 손쉽게 얻을 수 있는게 아니다. 그것은 관계와 사회 속에서 독립된 존재로 살아가는 동시에 사람들과 연대할 때 얻을 수 있다. 누군가를 미워하고 몰아세우는 터무니없는 용기가 아니라, 함께 할 수 있는 수용과 이해를 통해서 말이다.

지난 주말, 한 정신과 의사가 쓴 '자존감 수업'이란 책을 한숨에 읽었다. 제법 두꺼운 분량이었지만 '코로나 시대'에 살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공감하는 바가 컸기 때문이다.

저자 윤홍균은 우리가 하는 말과 행동, 판단, 선택, 감정 등 모든 것이 자존감과 연관돼 사회적으로 크게 영향을 준다고 역설했다. 요즘처럼 힘들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자존감은 더욱 필요하며 자존감은 곧 '정신 건강의 척도'란 이유도 덧붙였다.

사실, 과거에 비해 우리의 삶은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부모세대에 비해 밥굶을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고 저마다 수십만 원짜리 스마트폰을 들고 다닐 만큼 풍족한 시대에서 살고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우리의 삶은 보이는 것만큼 행복하지 않다.

우리는 발달한 기술 덕분에 많은 사람들과 가까워졌다지만 마음의 거리는 그만큼 멀어진 세상에서 살고 있다. 친구라고 생각해 다가갔는데 적이기도 하고, 힘들게 마음을 열었는데 더 큰 상처를 받기도 한다. 누구한테 함부로 속을 털어놓을 수도 없고 속마음을 드러낼 때도 수없이 자기검열과 눈치 보기를 해야 한다. 따라서 우리는 저마다 외떨어진 섬처럼, 각자의 고민을 안고 '지독히 외로운 시대'에 살고 있다.

이런 사회적 환경은 자존감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뭔가 문제가 있다고 느끼지만 고민은커녕 아예 생각조차 하지 않게 되면서 자존감은 방치되기 일쑤다.

바야흐로 셀프로 자존감을 지켜야 하는 시대다. 행복해지기 위한 온갖 방법과 글귀가 난무하지만 진짜 행복은 튼튼한 자존감에서 나온다. 건강한 자존감이야말로 요즘처럼 복잡한 시대를 살아가기 위한 가장 강력한 무기가 아닐까.

건강한 사회는 한 사람 한 사람의 건강한 사람들이 모였을 때 만들어 진다. 서로가 서로를 조금 더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들이 결과적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힘이 된다. 자존감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라는 공감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