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유력 대권주자인 이낙연 의원은 1일 가장 먼저 전대 출마 시점을 밝혔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상황대로라면 7일쯤 내 거취를 밝히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24일 "3차 추경이 통과된 후 거취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힌지 일주일만에 날짜를 못 박았다.
이 의원은 '전당대회에서 어떤 비전을 밝힐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국가적 위기에 책임 있게 대처해야 한다는 생각을 해왔다. 또 하나는 초유의 거대여당을 국민 앞에서 책임 있게 운영하는 일을 외면해선 안 된다"며 "그 두 가지가 기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1위를 달리는 국민적 지지도와 포용적 리더십을 바탕으로 집권 여당을 책임있게 끌고 가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이 의원은 여의도 국회 인근 건물에 캠프 사무실을 임대 계약했다. 이 건물은 지난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시절 캠프를 차렸던 곳이다. 이 의원은 전당대회 후보 추대 가능성에 대해선, "각 정치 지도자들의 진퇴는 협상 대상이 아니다. 그렇게 하면 안 된다. 그것을 가지고 협의한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오는 6일 출마 선언을 계획했던 김부겸 전 의원은 이날 이낙연 의원이 7일 거취를 표명하겠다고 밝히자, 일정을 이후로 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의원측은 다음주에 국민의 삶을 책임지는 국가라는 컨셉을 들고 출마 선언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국회 인근의 한 빌딩에 캠프 사무실을 마련했다.
우원식, 홍영표 의원도 이 의원과 김 전 의원의 출마 선언 직후 당권 도전을 밝힐 계획이다.
우원식 의원은 당내 최대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와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소속으로 다수 의원들의 지원을 받고 있다. 최근 볼턴 회고록,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 정규직 전환 등 각종 현안에 대해 SNS를 통해 활발히 목소리도 내고 있다.
홍영표 의원은 전날 국회 인근에 상황실을 마련했다. 지난주 제주도와 부산 등 영남권을 방문해 지역위원장들과 간담회를 갖는 등 전국을 돌아다니며 '바닥 다지기' 작업을 하고 있다.
민주당은 오는 22~23일 전대 후보 등록을 받는다. 만약 후보가 4명 이상이면 예비경선을 통해 본선 후보를 3명으로 압축한다. 당헌 25조에는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고자 하는 후보자의 수가 4명 이상일 때에는 예비경선을 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이에 따라 후보 등록을 앞두고 대세론을 굳혀가고 있는 이 의원을 향한 견제와 후보간 합종연횡이 이뤄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서울=김선욱 기자 seonwook.kim@jnilbo.com